[2024결산/커머스] C커머스 휩쓸고 티몬·위메프 덮치고…韓이커머스 수난시대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올해 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계는 상·하반기로 나눠 보자면 크게 키워드 두 개가 꼽힌다. 상반기엔 ‘C커머스’(차이나+이커머스)의 급부상을 들 수 있고, 하반기엔 ‘티메프(티몬·위메프) 미정산·미환불 사태’가 뜨거웠다.
두 개의 키워드에서 파생된 굵직한 이슈들로 인해 소비자는 물론 업계에게 있어 올해는 유독 기억에 남을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파상 공세에 업계 분위기 침체…韓소비자는 홀렸다=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온 전자상거래 물품 건수는 8881만5000건으로, 전년(5215만4000건)보다 70.3% 늘었다. 지난해 전체 통관된 전자상거래 물품은 1억3144만3000건으로 36.7% 증가했다.
이처럼 한국 땅을 밟은 중국 물품이 많아진 이유는 C커머스 덕분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 이하 알리)와 테무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 합이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겼다. 올해 1월, 아이지에이웍스 마케팅클라우드에 따르면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테무(Temu)는 같은 중국 플랫폼 알리를 제치고 지난해 9월부터 1월까지 5개월 연속 신규 설치 쇼핑 앱 1위를 기록했다.
올해를 전체적으로 돌아봤을 때 국내 연착륙을 무사히 마친 건 알리다. 알리는 올해 초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1000억원 투자를 예고하고, 물류센터 국내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하면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현재 알리는 한국 상품 판매 채널인 ‘케이베뉴’를 만들고, 국내 셀러들을 다수 유치했다. 또한, 알리는 신선식품을 다루는 식으로 그로서리 부문도 강화했다. 알리는 연말까지 케이베뉴 판매자로부터 입점 및 판매 수수료를 받지 않을 방침이다. 알리 측에 따르면 현재 케이베뉴 입점 및 판매 수수료 무료 기간 연장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
알리·테무가 올해 국내에서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 ‘가격 최저가’를 들 수 있다. 그렇다면 가격 최저가는 어떻게 가능했을까. 국내 온라인 유통업체는 물품 판매를 위해 필요한 모든 인증을 받거나 제품 품질 관리에 힘쓰는 등 국내법 규정을 준수하고 있지만, 해외 업체는 국내법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실정이다.
즉, 판매를 위한 과정 자체가 C커머스에겐 오래 걸리지 않는다. 중간 비용 역시 마찬가지로 불필요한 과정을 생략하기 때문에 아낄 수 있다. 초저가로 승부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배송 역시 무료로, 대부분 사흘 안에 완료돼 저렴한 가격을 찾는 국내 소비자들이 빠르게 받는 것까지 포기해가며 구매하고 있다. 여전히 업체들이 제품 인증에서부터 불공정한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다고 토로하는 이유다.
막대한 비용 투자도 인기를 끈 요인 중 하나다. 미국 리서치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테무가 지난해 4분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집행한 광고 비용은 전년 대비 각각 318%, 101% 늘었다. 업계는 테무가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에도 광고 집행을 더욱 늘려 국내 소비자들을 빠르게 유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저렴한 가격으로 큰 인기를 끈 만큼, 부작용도 따라왔다. 알리·테무·쉬인이 유통하는 상품에서 발암물질, 납 성분 등의 유해물질이 지속적으로 검출된 사례가 매스컴을 장악해 소비자들의 불안이 늘 존재했다. 아동용 의류나 신발 등에서 유해물질(프탈레이트계 가소제, 납, 카드뮴, pH)이 국내 기준을 초과하는 일도 다수 있었다. 이른바 짝퉁으로 불리는 위조상품도 거듭 나타나면서 저작권 피해도 잇따랐다.
◆하반기 시작과 동시에 ‘티메프 사태’ 터져…피해 판매자·소비자들 여전한 눈물=티메프 사태는 올해 7월부터 시작된 판매자와 소비자의 악몽이다. 지난 7월8일, 큐텐그룹 내 위시플러스 및 위메프 등에서 일부 파트너사들이 결제 전산 시스템 오류로 인해 대금을 정산받지 못한 상황이 알려졌다. 이때만 해도 위메프에게는 미정산 이슈를 금방 털어낼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직원들의 4대 보험 미가입, 불안정한 재정 상태 등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전이었으니 말이다.
이후 지난 11일 큐텐은 해당 상황이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일어난 전산 시스템 장애이며, 큐텐 산하의 계열사 내 총 6만여명의 파트너사 중 일부인 500여 파트너사에게 대금 정산 지연 사례가 발생했다고 설명했었다. 당시 티몬은 관련 문제가 없다고 했었지만, 사실상 전일 이를 셀러들에게 공식화하며 입점 업체들과 소비자들 사이 불안감은 더욱 커지게 됐다.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자 지난 7월25일 불안감에 티몬 본사와 위메프 본사를 점거한 소비자들은 환불을 직접 받기 위해 밤샘 버티기를 불사했다. 이 과정에서 본사 안팎 소비자들 사이 대기 순서 논란이 불거지는 등 이른 바 ‘설국열차’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들까지 연출되면서 환불을 받은 소비자와 받지 못한 소비자, 그리고 판매자-소비자 간 갈등도 극에 달했다.
그러나 판매자(셀러)들도 결국 피해자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소비자들은 이들과 연대를 맺고 ‘검은우산 비상대책위원회’를 탄생시켰다.
이어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 등 티메프 경영진은 지난 30일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 참석해 해명했지만, 무성의 답변 태도가 논란을 빚었다. 특히 구영배 대표의 “이커머스가 그렇게 해왔고, 비용 줄이는 프로모션을 하는 이커머스 비즈니스 모델이 있다”는 답변에 업계 관계자들은 큐텐그룹이 저지른 잘못이 국내 이커머스 전반의 신뢰도 하락으로 번질까 전전긍긍했다.
정부도 가만있지 않았다. 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이커머스 업체가 져야 하는 의무를 늘리기로 했다. 정부는 이커머스 업체,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에 대해서는 법령상 정산기한을 현행 40~60일로 둔 대규모유통업자보다 ‘구매확정일로부터 20일 내’로 단축시켜 도입하고, 정산 외 다른 용도로 쓸 수 없도록 판매대금을 별도 관리하는 의무를 신설했다.
한편, 검은우산 비대위의 시간은 7월에 멈췄다. 여전히 피해자 다수는 환불도, 정산도 받지 못한 채 길거리를 전전하며 피해 상황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앞서 검은우산 비대위는 금융감독원의 부실한 관리로 인해 이번 티메프 사태가 발생했고, 이는 명백히 감독 기관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은 수많은 경고 신호와 의심스러운 정황을 방치했으며, 티메프와 큐텐그룹의 조직적인 불법 행위에 대해 제대로 감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근 검은우산 비대위는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의 구속영장이 두 차례 기각된 데에 대해 절규했지만, 이들의 범죄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 수집에 전방위적으로 활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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