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출수수료 두고 홈쇼핑-케이블TV 공방…쟁점 따져보니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홈쇼핑 송출수수료를 둘러싼 사업자 간 갈등이 주말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일 홈쇼핑 사업자가 유료방송 플랫폼에서 방송송출을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양측은 번갈아 입장문을 내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8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이하 협회) 측은 입장문을 내고 “CJ온스타일은 일방적인 송출중단의 책임을 케이블TV(SO)에게 전가하고 있다”라며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이하 ‘가이드라인’)에 준수한 협상을 촉구했다.
앞서 CJ ENM 커머스(CJ온스타일)는 지난 5일 딜라이브와 아름방송, CCS충북방송에서 방송 송출을 중단했다. 홈쇼핑 송출수수료를 두고 홈쇼핑과 케이블TV(SO) 사업자가 갈등을 이어온 가운데 실제 송출 중단으로 이어진 것은 처음이다.
주요 쟁점 중 하나는 8VSB(단방향상품) 가입자다. 8VSB는 케이블TV가 디지털 취약계층의 난시청 해소를 지원하고자 출시한 복지 상품이다. 지상파의 디지털 전환 이후 디지털 복지를 확대한다는 정부 정책에 따른 것이다. 현재 케이블TV 전체 이용자 중 46%가 해당 상품에 가입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온스타일은 방송송출을 중단한 3개 사업자의 8VSB 가입자 비중이 유독 높다고 밝혔다. 시청 이력 추적이 불가능한 8VSB 상품 탓에 케이블TV의 중복 가입률이 높게 집계되어 홈쇼핑 송출수수료 산정시 CJ온스타일 측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입장이다. 또 디지털 상품 대비 8VSB의 가입자당평균매출(APRU)는 약 34% 수준에 불과하다고도 덧붙였다.
CJ온스타일 측은 입장문을 통해 “당사는 가이드라인(이하 가이드라인)에 명시된 대가산정요소를 기반으로 케이블TV에 협상을 제안했다”라며 "CJ온스타일 측은 8VSB 가입자 제외 협상안 외에도 추가안을 제안하는 등 계약 갱신을 위해 적극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다만, 협회 측은 8일 해당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문을 냈다. CJ온스타일이 제시한 복수의 협의안 모두 가이드라인에 근거하지 않은 비현실적인 조건이었다는 주장이다.
협회 측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이 제시한 복수의 협의안에는 ▲8VSB 가입자 제외 ▲데이터홈쇼핑 송출 중단 후 채널 이동 ▲50% 이상의 송출수수료 인하 등의 조건이 담겼다. 협회 측은 “이러한 조건을 고수하며 이를 복수의 협의안으로 주장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중복 가입자 파악을 위한 8VSB 상품의 비주거용 법인 가입자 데이터를 최대한 분리해 제출했다고 반박했다. 협회 측은 오히려 홈쇼핑사가 방송 채널에서 모바일 구매를 유도해 방송 매출을 줄이는 눈속임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 가이드라인에서 반영하도록 명시된 모바일/인터넷 매출 데이터를 CJ온스타일이 제출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가이드라인에서 가입자 수 산정 기준이 ‘단자 수’에서 ‘이용자 수’로 바뀌었으나 이를 준수하고 있지 않다는 CJ온스타일 측 주장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협회 측은 개정된 가이드라인에서도 가입자 수 산정 방식에 본질적인 변경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CJ온스타일은 지난해 3월 개정된 가이드라인의 가입자 수 산정 기준은 ‘이용자 수’로 변경됐으나, 케이블TV 3개사는 가이드라인에 의거한 정당한 요구를 지속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함께 첨부한 가이드라인에는 “가입자 수란 유료방송사업자와 계약을 체결하여 하나의 서비스를 받는 개인 이용자의 수와 오피스텔 등 주거용 법인 이용자의 수를 말하며, 영업 외의 목적으로 무상의 방송서비스를 제공받는 이용자는 가입자 수에서 제외한다”고 적혔다.
협회 측은 "홈쇼핑 송출중단은 법적 의미의 ‘보편적 시청권’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시청자들이 익숙하게 이용하던 채널을 갑작스럽게 잃게 만들어 기본적인 선택권과 시청 경험을 빼앗는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라며 "특히, (8VSB의 주요 이용자인) 고령층이나 취약계층에게 홈쇼핑은 온라인 쇼핑이 어려운 상황에서 필수적인 소비 채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료방송 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되살리기 위해 CJ온스타일이 송출을 재개하고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서로 협력하여 유료방송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고 시청자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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