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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지멘스 DI "인더스트리얼 AI 가치 제시...韓 제조업 디지털 전환 이끌 것"

양민하 기자

장덕진 한국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DI) 부장이 최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지멘스 사무실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양민하 기자] "인공지능(AI)은 산업 현장에서 단순한 기술을 넘어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도구로 자리 잡아야 합니다. 지멘스는 ‘인더스트리얼 레벨의 AI’란 무엇을 의미하는지 고민하고,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하고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부터 새롭게 한국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DI) 디지털 엔터프라이즈 부문을 이끌게 된 장덕진 부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 지멘스 사무실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이같이 강조했다.

한국지멘스 DI는 지난 12일(현지시간)부터 14일까지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열린 '자동화·부품 전시회(SPS) 2024'에 참가해 기업 및 기계 제조업체들이 설계부터 최적화까지 생산 가치 사슬 전반을 디지털 기술로 간소화하고,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다양한 기술들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회에서 지멘스가 전달하고자 한 핵심 메시지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였다. 특히 지속 가능성과 생산성 간의 균형을 맞추는 데 중점을 뒀다.

장 부장은 "예지보전 솔루션을 활용해 고장을 사전에 진단하는 경우, 고장을 방지해서 얻는 경제적 이득을 넘어 제품을 안정적으로 오랫동안 사용함으로써 얻는 지속 가능성의 가치도 제공한다"며 "이번 전시회에서는 모든 제품과 기술에 이러한 지속 가능성과 생산성의 균형이 내재되어 있음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지멘스는 또한 '원테크 컴퍼니(OneTech Company)'라는 비전을 통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 운영하며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산업 소프트웨어와의 연계를 통해 전체적인 디지털라이제이션의 가치를 전달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장 부장은 "이번 전시회에서 지멘스는 단순히 하드웨어 성능만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와의 결합을 통해 실제 제조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 구체적인 활용 사례를 제시했다"며 지멘스의 디지털라이제이션 가치가 현실적인 산업 문제 해결로 이어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지멘스의 '산업용 AI' 전략은

SPS 2024에서 지멘스는 '티센크루프 오토메이션 엔지니어링'과의 협업 사례를 통해 산업 현장에서 생성형 AI기술의 실질적인 운영 가능성을 증명했다. 지멘스 부스에는 티센크루프 오토메이션 엔지니어링이 지멘스 '인더스트리얼 코파일럿(Industrial Copilot)'을 활용해 PLC 엔지니어링을 수행하고 라인을 구성한 데모가 전시됐다.

인더스트리얼 코파일럿은 지멘스와 마이크로소프트가 협력해 개발한 AI 비서로, 복잡한 자동화 코드를 신속하게 생성하고 최적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티센크루프 오토메이션 엔지니어링은 전기차 배터리 품질 검사 장비에 코파일럿을 통합했고, 2025년부터 전 세계 사업장에서 AI 기반 엔지니어링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장 부장은 "산업 현장에서 AI를 활용할 때는 철저한 산업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AI가 잘못된 데이터를 생성하는 '할루시네이션(환각)' 문제나, 클라우드 기반 대규모 AI 모델의 한계, 데이터 보안의 민감성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멘스 인더스트리얼 코파일럿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며, 멀티모달 및 온디바이스 접근 방식을 통해 산업 현장에 적합한 AI 활용 방안을 제시하는 솔루션이란 설명이다.

장덕진 한국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DI) 부장. [ⓒ디지털데일리]

◆"韓 제조업 디지털 전환, 협업→내재화로 가속화"

한국지멘스 DI는 국내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에코시스템 구축과 이를 통한 고객의 긍정적인 경험 확대를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장 부장은 "한국 시장에서 디지털라이제이션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티센크루프 사례처럼 적합한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긍정적인 경험을 쌓아야 한다"며 "서로 다른 기술을 가진 기업들과 협업해 생태계를 구축하고, 향후 이를 내재화하는 방식으로 디지털 전환의 속도와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지멘스는 글로벌 적용 사례를 공유하고 고객의 목표에 맞는 '디지털 스레드(Digital Thread)'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제품 생애주기 전반에서 데이터를 연결하고 관리하며, 특히 제조업에 특화된 '인더스트리얼 오퍼레이션 X' 포트폴리오로 고객 맞춤형 디지털 전환을 지원한다.

장 부장은 "최근에는 디지털 전환 자체가 단순 목적이 되어 이를 '왜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지멘스는 단순히 기술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 기업이 명확한 방향성을 가지고 디지털 전환을 추진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과 도구를 제공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장 부장은 한국지멘스 DI 디지털 엔터프라이즈 본부가 국내 시장에서 단순한 '로컬라이제이션(Localization)'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 부장은 "디지털 전환을 단순히 국내에 맞게 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사례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지멘스의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국내 산업 환경에 맞게 최적화해 성공적인 로컬 사례를 만들고, 이를 글로벌 시장에서도 활용 가능한 레퍼런스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양민하 기자
ym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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