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라인] 이젠 정부의 시간…배달앱 상생협의체 결론, 법제화냐 극적 타결이냐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 완화를 위해 정부가 전개해왔던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가 100일이 넘는 기간 쉼 없이 달려왔음에도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관계부처 및 배달업계에 따르면,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의 공익위원들은 배달의민족(배민) 및 쿠팡이츠가 지난 11일 낸 마지막 추가 상생안을 바탕으로 다양한 방향을 검토 중이다.
다만 이날 공익위원들이 배달플랫폼 측의 제안을 검토한 뒤 여전히 미흡하다고 판단할 경우, 상생협의체는 지난 7일 진행했던 11차 회의를 끝으로 종료된다. 수수료 부담 완화 관련 회의가 11차례 진행된 만큼, 중요한 하이라이트를 꼽아 정리해 봤다.
◆2024년 7월23일,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출범: 배달플랫폼과 입점업체가 한자리에 앉아 상생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상생협의체가 발족됐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2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이하 상생협의체) 출범식을 개최했다.
◆2024년 8월27일, 상생협의체 3차 회의: 이날 회의에선 ▲수수료·광고비 투명성 제고 방안과 ▲고객정보 등 주문 데이터 공유 ▲배달플랫폼 불공정 관행 개선과 상설협의체 설치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와 함께 공공배달앱인 먹깨비가 참석해 공공배달앱 활성화 방안도 발표했다.
◆2024년 9월10일, 상생협의체 4차 회의: 이날 회의에선 ▲수수료 등 부담 완화 방안 ▲2025년 공공배달앱 및 배달·택배비 관련 정부 재정지원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날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외식산업협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입점업체 측이 조사한 결과를 종합하면, 조사에 참여한 입점업체 293곳이 올해 7월 한 달 동안 배달플랫폼 이용으로 인해 부담하는 각종 비용은 배달플랫폼을 통해 발생한 매출의 약 24%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부는 그간의 입점업체 측의 요구사항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2025년 공공배달앱 및 배달·택배비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수수료 부담이 적은 땡겨요 등 공공배달앱(중개수수료율 0~2%) 활성화를 위해 홍보비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최근 배달·택배비용으로 인한 소상공인의 경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모든 업종의 영세 소상공인 대상으로 배달·택배비를 연 30만원 한도로 지원한다.
◆2024년 10월6일, 한기정 공정위원장 “입법 방안도 강구”: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KBS 일요진단을 통해 “상생안 도출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아직 생산적인 결론은 못 냈다”며 “상생 방안이 사회적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입법을 통한 제도 개선 등 추가적인 방안도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24년 10월8일, 상생협의체 6차 회의: 이날 회의에선 입점업체 측이 수수료 등에 대한 부담 완화를 재차 촉구했다. 입점업체 측의 주요 요구사항은 ▲수수료 등 입점업체 부담 완화 방안 마련 ▲소비자 영수증에 입점업체 부담항목(수수료 및 배달료) 표기 ▲최혜대우 요구 중단 ▲배달기사 위치정보 공유 등 총 4가지로 정리됐다.
또한, 이날 회의에선 처음으로 배민이 매출 하위 20%에 공공배달앱 수준의 중개 수수료율 2%를 부과하고, 매출 상위 60∼80%에는 4.9∼6.8%를 부과하는 차등 수수료안을 내놨다. 상위 60% 점주에게는 기존과 같은 9.8%의 중개 수수료율을 적용한다는 게 골자다. 배민 측은 상위 60%인 점주가 이용자(소비자)에게 1000원의 할인 혜택을 적용하면 수수료율을 6.8%로, 1500원을 할인해주면 4.9%를 각각 적용한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2024년 10월14일, 상생협의체 7차 회의: 상생협의체는 이날 회의에서 배달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논의 결과 합의가 미도출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입점업체 측이 지난 회의에서 주장했던 주요 요구사항 4가지에 대한 집중 논의가 이뤄졌다. 또한, 이번 회의에서는 수수료 부담 완화 방안 등 주요 쟁점에 대해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그러나 공정위는 논의 결과 양측 간 입장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2024년 10월17일, 더불어민주당 “배달플랫폼, 상생협의체 성실 불참여 시 입법 추진”: 정부와 국회에서 배달 플랫폼사를 향한 수수료 인하 압박이 날이 갈수록 거세지는 양상을 보였다. 배민·쿠팡이츠·요기요 등 배달앱들이 상생안 도출에 적극적이지 않을 경우 강제적인 입법으로라도 소상공인의 배달 중개 수수료 부담을 완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배달앱 수수료 인하 및 온라인플랫폼법 제정 촉구 대회’를 열고, 배달플랫폼사의 수수료 인하. 합리적인 우대수수료율 도입, 배달라이더 처우개선 등을 촉구했다.
◆2024년 10월23일, 상생협의체 8차 회의: 공회전은 지속됐다. 8차 회의에서도 협의체는 배달플랫폼, 입점업체 등 양측의 입장을 좁히지 못한 채 상생안 내용을 협의하지 못했다. 이러한 가운데 쿠팡이츠가 8차 회의에서 입점업체 점주들에 대한 중개 수수료율을 9.8%에서 5%로 낮추겠다는 상생 방안을 제출했다. 수수료율을 낮추는 대신, 배달기사(라이더)에 전액 지급하는 ‘배달기사 지급비’를 제시한 것이다.
쿠팡이츠 측은 “수수료 인하안과 함께 배달기사 지급비 방안을 제시했으며, 이는 입점 단체와 배달라이더 단체 등이 협의한 금액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달기사 지급비는 쿠팡이츠가 단 1원도 가져가지 않고 배달기사에 전액 지급되는 비용”이라고 강조했다.
◆2024년 10월30일, 상생협의체 9차 회의: 처음으로 협의체가 장시간 마라톤 회의를 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회의 역시 양측의 입장을 좁히지 못한 채 상생안 내용을 합의하지 못했다. 공정위는 10월 내로 상생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었지만, 결국 마라톤 회의 끝에 또 다시 협의에 실패하게 됐다.
◆2024년 11월4일, 상생협의체 10차 회의: 이날 회의 전 모두발언에서, 공익위원은 “소비자 무료배달 중지 등에 대해 개입하지 않을 것이며 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또한, 모두발언을 통해 쿠팡이츠가 차등 수수료율을 도입한 상생안을 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실제로는 10차 회의에서 내지 않고, 다음날 제출이 이뤄졌다.
회의 종료 후, 상생협의체는 수수료 등 입점업체 부담 완화 방안 관련 배민과 쿠팡이츠가 기존 안보다 더 전향적인 상생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결국 또 협의가 불발된 것이다.
◆2024년 11월7일, 상생협의체 11차 회의…“상생 합의 최종 실패”: 마지막 회의였던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11차 회의가 9차 회의에 이어 두 번째로 장시간 이뤄졌지만 배달플랫폼사와 입점업체 간 의견 조율에 실패하면서 최종적으로 상생 협의가 불발됐다. 양사의 제안 모두 상생협의체의 출범 취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했다는 게 공익위원 측 판단이다.
4개 입점업체 단체 측은 상생협의체 출범 당시부터 꾸준히 수수료 등 부담 완화 방안 마련을 요구해왔다. 이들 단체는 논의 끝에 최종적으로 기본수수료를 5%까지 인하하고, 매출액 구간별로 차등수수료율을 도입해 2%까지 낮추는 방안을 4개 단체 단일안으로서 요구했다.
배민은 중개수수료를 자사 거래액을 기준으로 해 ▲상위 30%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 7.8%에 배달비 2400~3400원 ▲상위 30~80%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 6.8%에 배달비 2200~3200원 ▲하위 20%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 2.0%에 배달비 1900~2900원을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더해 지금까지 일부 전통시장에서 시범으로 중개수수료 0%를 부과하던 것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출했다. 다만, 배민은 쿠팡이츠가 동일한 수준의 상생방안을 시행하는 것을 전제로 이러한 내용을 이행할 것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쿠팡이츠는 중개수수료를 자사 서비스 거래액을 기준으로 중개수수료를 ▲상위 10%에 대해서는 9.5% ▲상위 10~20%에 대해서는 9.1% ▲상위 20~50%에 대해서는 8.8% ▲상위 50~65%에 대해서는 7.8% ▲상위 65~80%에 대해서는 6.8% ▲하위 20%에 대해서는 2.0%로 낮췄다.
대신 배달비는 ▲기존 1900~2900원에서 2900원으로 인상하고 ▲거래액 상위 50%에 대해서는 할증비용을 추가로 부담시키는 방안을 제시했다. 기본거리(1.5㎞) 초과 시 100m당 100원, 악천후 시 할증이 약 1000원 붙는 것이다. 공익위원은 각각의 사유로 배민과 쿠팡이츠에 각각 재검토·수정한 상생안을 11일까지 내라고 주문했다.
요기요는 ▲가게배달‧요기배달 모두에 대해 중개수수료를 인하(12.5%→9.7%)했던 것과 ▲포장주문에 대해서도 중개수수료를 인하(12.5%→7.7%)했던 것을 유지한다. 아울러 요기요는 ▲요기요 주문 수가 늘어나면 늘어난 주문 수에 대해 배달은 최대 4.7%, 포장은 최대 2.7%까지 인하하는 방안을 시행하기로 하는 한편, ▲거래액 하위 40% 입점업체에 대해 중개수수료의 20%를 포인트로 환급해주는 내용의 상생방안도 추가로 시행하기로 했다.
요기요는 상생협의체에서 배달플랫폼사 중 단독 협의를 성공하게 됐다. 또한, 협의체는 수수료 인하 외의 3가지 과제에 대해선 상생방안을 도출했다.
◆2024년 11월11일, 배민·쿠팡이츠 추가 상생안 제출: 이정희 상생협의체 위원장(중앙대 교수)은 11차 회의 브리핑을 통해 “11일 배민과 쿠팡이츠가 각각 검토·수정한 상생안을 가져왔을 때 공익위원들이 상생 테이블에 올릴 수 있는 정도라고 판단된다면 12차 회의를 열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은 별도의 회의가 개최되지 않았지만, 배민과 쿠팡이츠 모두 추가적으로 협의체에 상생안을 제출했다. 공익위원 및 상생협의체 추가 검토와 논의는 이날 이후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 11월12일, 한기정 공정위원장 정무위 전체회의서 “금주 내 결론 나올 것”: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12일 배달플랫폼 2사가 지난 11일 제출한 배달플랫폼 상생협의체 추가 상생안에 대해 “이번주 내에 어떤 쪽으로든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강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배달앱 수수료 인하 합의 도출이 실패했다”고 지적하자 이같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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