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오늘(11일) 배달의민족(배민)·쿠팡이츠의 재검토·수정 추가 상생안을 바탕으로 정부가 배달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최종 합의를 추진한다.

현재 배달플랫폼과 입점업체는 수수료 부담 완화 관련 의견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정부는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이하 상생협의체)를 통해 합의가 최종 결렬될 경우 입법 등 후속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관계부처 및 상생협의체에 따르면,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의 공익위원들은 쿠팡이츠에 이날까지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중재 원칙에 가까운 수준의 상생방안을 새롭게 만들어 가져오라고 요청했다.

앞서 지난 7일 회의에서 배민은 매출액에 따라 2.0∼7.8% 범위의 ‘차등수수료’ 방식으로 수수료율을 낮추겠다고 제안했다. 최고수수료율을 9.8%에서 2%p 낮춘 것이 대표적인 변화다. 다만 배민은 2위인 쿠팡이츠가 같은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전제를 뒀다.

이에 공익위원들은 상생방안의 시행에 타사의 상생방안 시행 여부를 조건으로 건 점이 아쉽다며, 배민에도 기존 안에 대한 개선 여부 검토를 주문했다.

쿠팡이츠는 2.0∼9.5% 범위의 차등수수료 방안을 내놨다. 협의체는 쿠팡이츠 등이 이날 진전된 안을 제출할 경우 상생 테이블에 올려놓고 입점업체와 마지막 합의를 시도할 계획이다.

다만 이날 공익위원들이 배달플랫폼 측의 제안을 검토한 뒤 여전히 미흡하다고 판단할 경우 상생협의체는 지난 7일 진행했던 11차 회의를 끝으로 종료된다.

현재 시장이나 관련 업계, 소상공인·자영업자는 배달플랫폼과 입점업체가 막판 극적으로 합의할 가능성이 적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일부 소상공인·자영업자는 빠르게 배달앱 규제 입법을 추진해 수수료 부담 완화를 해결해달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배달플랫폼사와 입점업체는 지난 7월 상생협의체 출범 후 약 100일간 회의를 진행하고서도 수수료 인하나 부담 완화 부분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공회전을 거듭했다. 이를 볼 때 배민과 쿠팡이츠가 중재 원칙에 부합하거나 공익위원이 요구하는 방향의 상생안을 하루아침에 내놓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배달플랫폼사들이 이날도 소극적인 반응을 보인다면 정부가 권고안 혹은 입법으로 직접적인 규율에 나설 수 있다. 권고안 역시 강제적 성격을 띄지는 않지만, 플랫폼사들이나 입점업체들이 수용하지 않는 등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정부가 법으로 일정 중개 수수료율을 강제하는 등 배달플랫폼을 규제하는 내용의 입법까지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소상공인연합회는 11차 회의 종료 이후 “상생 협의가 끝내 무위로 끝난다면, 소상공인연합회는 전국 소상공인의 분노를 모아 정부와 국회를 향해 배달앱 수수료 문제 해결을 적극적으로 촉구할 계획”이라며 “향후에 벌어지는 상황에 대한 책임은 상생협의를 무시하는 배달 플랫폼사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는 입장을 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 8일 배달앱 상생협의체 백브리핑에서 향후 입법계획에 대해 “입법 계획은 확정 전”이라면서도 “(상생협의체의) 합의 최종 결렬 시 관계부처가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요기요는 합의 사항을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입장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요기요는 이들이 낸 상생방안이 협의체 내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타 플랫폼사와 입점업체 간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상생안을 이행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요기요는 우선 ‘가게배달’과 ‘요기배달’의 중개수수료를 기존 12.5%에서 9.7%로 인하(포장 주문의 경우 7.7%)하는 것과 더불어, 주문 건수에 따라 배달은 최대 4.7%까지(포장 주문의 경우 최대 2.7%) 추가 인하하는 차등 수수료 방안을 시행한다.

또한, 요기요는 배달비 부담을 낮추고 안정적인 가게 운영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가게 지원 방안도 함께 마련했다. 향후 1년간 매출 성과가 하위 40%인 가게를 대상으로 중개수수료의 20%를 ‘사장님 포인트’로 환급하는 정책을 시행한다.

요기요가 제공하는 사장님 포인트는 요기요 앱 내 ‘할인랭킹’, ‘요타임딜’ 및 ‘가게쿠폰’ 등으로 활용이 가능하며 가게 홍보 및 매출 증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요기요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영수증 하단에 수수료 및 배달료 등의 항목을 투명하게 표기할 예정이다. 배달 품질 개선을 위해 입점 가게의 주문 수락 후 음식 픽업 시점까지의 라이더 위치 정보도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