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배 딥파인 “폰카로도 충분한 XR 구현…전문장비 없이 20% 비용으로 거뜬”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확장현실(XR)이라는 기술 자체가 공간과 상호작용하기 위해서는 고가의 라이다 장비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문가 영역에 속한다. 일반 사용자는 라이다 장비로 측위하고 3D화 하는 것 자체가 난제다. 이를 모바일 기기로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 산업현장에서 전문가들이 디지털 트윈을 구현시키기 위해 드는 전체 비용에서 20%만 쓰면 정확도 오차없이 XR을 일반인도 누릴 수 있다.”
김현배 딥파인 대표는 지난 10월 30일 서울 용산구 딥파인 본사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XR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한 자체 플랫폼 DSC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2019년 7월 설립된 딥파인은 올해로 5년차 스타트업이다. 현실과 가상의 모든 정보가 연결되는 혁신적인 공간 컴퓨팅 기술로 XR 산업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65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시리즈 A 투자 라운드에는 에스엠컬처파트너스,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 기업은행, 기술보증기금이 참여했으며, 누적 투자액은 총 80억 원이다.
DSC는 딥파인이 개발한 3차원 공간정보를 구축 플랫폼이다. 기존에는 고가의 전문 장비와 엔지니어가 필요했지만 DSC는 모바일 기기로 영상을 찍듯 현실 공간을 스캐닝하면 3차원 디지털 환경이 구현된다. 직접 만든 에셋을 DSC에서 활용할 수 있으며, 실물 객체를 스캔해 원하는 콘텐츠를 제작할 수도 있다.
김 대표는 “모바일 기기의 카메라를 통해 공간을 3차원화 시킬 수 있고, 또 콘텐츠를 원하는 곳에 배치할 수도 있다”라며, “전문가 영역을 없애고 XR 콘텐츠를 일반인도 비용 부담없이 쉽게 만들 수 있는 솔루션이다”라고 강조했다.
일정한 하드웨어 성능을 갖추고 있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라면 딥파인의 DSC를 이용해 XR을 구현할 수 있다. 가령, 지하철 실내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예로 들 수 있다. 최초 모바일 디바이스 카메라를 통해 원하는 공간을 촬영해야 한다. 촬영된 영상은 딥파인의 알고리즘을 통해 정밀 측위가 자동으로 이뤄진다. 이렇게 공간 데이터베이스가 완성되면 이 서비스 플랫폼에 여러 일반 사용자들이 접속해 이 내비게이션을 증강현실(AR) 방식으로사용할 수 있다.
그는 “자동차 내비게이션의 경우 GPS 신호를 매칭하는 방식으로 위치를 파악하고 길을 안내해주지만 실내에서는 정확도나 높이에 대한 데이터를 제대로 제공받을 수 없다”라며, “DSC는 센서 없이 소프트웨어로만 동작한다. 앞서 구현한 공간 데이터를 사용자가 바라보고 있는 장면과 매칭해 높이나 거리에 상관없이 현재 있는 위치를 파악하고 길을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칭을 위해 측위 데이터를 가져오는 알고리즘이 핵심인데, 카메라를 비췄을 때 2D 이미지와 3D 공간데이터를 상호 비교해서 내가 어느 위치에 어느 높이에 어느 방향으로 서 있는지까지 파악할 수 있는 수준의 정밀도를 가질 수 있는 수준이며, GPS 신호 등을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전력효율성도 담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몸이 불편한 사용자가 휠체어를 타고 지하철을 이용할 때 쓰는 작은 경사로까지 파악할 정도로 정확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그는 “예를 들어 디지털 트윈 구현을 위해 기존 라이다 장비로 일주일 정도 걸렸다면, DSC를 이용하면 한시간만에 구현이 가능하다”라며, “정확도 면에서도 전혀 차이가 없다는 점을 검증했다”고 자신했다.
DSC는 철도·항만·공항 등 외부 클라우드를 사용할 수 없는 공공 기관에서 활용도가 높다. 전시장·박물관·복합 쇼핑몰 등 특별한 고객 경험을 필요로 하는 곳에서 마케팅 요소로 이용하며, AR내비게이션·AR도슨트 역할도 가능하다.
실제로 서울시, 한국국토정보공사와 협력한 AR 실내외 내비게이션 실증 사업에 적용됐으며, 이를 통해 광화문 역사와 광장 일대에 대규모 AR 지도 서비스를 구현했다.
김 대표는 “온프레미스 맞춤형 설치도 가능하며, 패키지 소프트웨어 설치만 해도 DSC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XR 구현을 위한 비용효율적인 서비스 플랫폼을 자체 개발했기는 했으나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그는 ‘창업하기 전에 데스벨리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듣기는 했지만 막상 창업하고 2년차에 그 시기가 오니 잠도 못 잘 정도로 스트레스가 극심했다. 자금이 두달을 못 넘기는 수준이었다.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라며, “하지만 창업하고 여러 연구개발에 참여해 초기 자금을 받는 등 운이 따르기도 했다. 연구주제가 AR 글래스를 통한 시설물 점검이었는데 우연히 접한 뉴스에서의 공고 소식을 듣고 경쟁입찰을 따냈다. 그렇게 첫 고객사를 만났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고했다.
XR 시장 활성화가 더딘 점 또한 난제 중 하나다. 다만, 김 대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XR 시장 활성화를 위한 좋은 신호들이 오고 있다. 현실세계와 상호정합하는 XR은 AI를 통해 고도화되고 있다. 이런 시장이 2~3년 안에 올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XR이 개화되는 시점에 선도적 위치를 차지할 수 있도록 고객층을 폭넓게 확보하고자 한다”고 답했다.
향후 계획과 관련해서도 “장기적으로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넘어 소비자간거래(B2C) 시장에서도 보편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지금보다 훨씬 기술이 간결해지고 사용자경험(UX)이 향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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