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2024] 수수료 기습인상·최혜대우 요구 질타에도…배민 “경쟁사 따라하느라”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배민 중개 수수료율 인상과 관련해 질타를 받았다.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은 2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국정감사에서 김남근 의원(더불어민주당) 질의에 “경쟁사(쿠팡이츠)를 따라갈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 있었다”면서도 “계속해서 나오는 지적들에 대해 조금 더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김남근 의원은 배달시장에서 사실상 1위와 2위 업체가 담합처럼 9.8%이라는 최고율의 수수료를 받는 그런 상황이라고 꼬집으며, 영업이익이 10%도 안 되는 자영업자들이 대다수인 만큼 9.8%의 수수료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김 의원은 “지난 14일 배달의민족 측에서 제시한 우대 수수료 상생안의 문제는 매출액 상위 60%에게 계속해서 중개 수수료율 9.8%를 거두겠다는 것”이라며 “하위 20%와 중간 20%만 우대 수수료를 도입하겠다는 것인데, 결국 상생안 도입 취지하고는 전혀 안 맞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함 부사장은 “사실 (경쟁사에서) 무료배달이 시작되면서 저희가 그 부분을 부득이 따라가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긴 것인데, (중략) 이 시장의 구조가 좀 더 공정하게 변경될 수 있다면 우대 수수료 관련 부분을 충분히 고려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배민배달에만 일감을 몰아주는 것이 아니냐는 질의에 대해서는 “가게 배달도 저희 서비스이기 때문에 같이 발달되기를 바라고 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또한, 배민이 메뉴 가격이나 고객 배달비를 경쟁사보다 더 높게 책정하지 못하도록 입점업체를 압박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그 부분도 역시 경쟁사가 먼저 하다 보니 배민이 부득이 좀 따라한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태도를 꾸짖으며 “결국 지금 배민은 ‘쿠팡이 먼저 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인데, 쿠팡이 먼저 했는데도 ‘백’이 있는 쿠팡은 국정감사장에 안 나오고 배민만 나오게 돼서 억울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김 의원은 배달앱 전반이 점주들에게 최혜대우 요구 같은 것들을 못하게 막아야 하며, 쿠팡이츠도 배민이 수수료를 인하하거나 우대 수수료를 도입하면 따라와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정위에 일정 부분 제재를 통해서라도 배달 시장을 올바른 시장으로 잡아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물론 조사하고 있으며, 신속하게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해서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천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역 중소도시의 사장이 닭 한 마리를 팔 때 얼마 정도인지 남게 되는지를 원가를 계산해 제보해왔는데, 메뉴 가격이 2만1000원이고 배달료가 3000원이면 대략 2만4000원이 된다”며 “여기서 원재료는 부대비용까지 포함해 1만6110원 정도가 들고, 가게 배달(점주와 소비자가 배달비를 부담)과 배민배달을 각각 적용하면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이 6218원 또는 6581원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이어 “배민은 자체적으로 주문부터 배달까지 맡는 배민배달을 권장, 유도하고 있기 때문에 6581원을 지불하게 됐을 경우 이 사장은 배민배달을 통해 1309원의 수익을 얻게 된다”며 “통닭 치킨 한 마리를 팔면 사람들은 왜 이렇게 비싸냐고 묻지만 실제로 사장님한테 가는 돈은 고작 1309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배민에서는 무료배달 서비스를 점주들에게 푸시하고 있는데, 많은 이들이 더 많은 매출을 올리고 실적을 남기려면 저렴하게 해야 되다보니 압박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그렇다고 무료배달 서비스를 배민에서 지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점주들이 직접 지급하게 되는 비용이 많았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함윤식 부사장은 “말씀하신 내용은 한번 확인해 보겠지만 가게 배달의 경우는 배민이 배달을 책임지지 않는 서비스여서, 가게 배달에서 나가는 배달비는 저희가 받는 돈은 아니기에 배민이 지급하는 비용이라는 부분은 조금 (맞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천 의원에 따르면 만약 점주가 무료배달을 적용하고 가게 배달을 이용하면 1328원의 손해를 보게 되고, 배민배달을 이용하면 1691원의 손해를 보게 된다. 천 의원은 배민이 사실상 자영업자 수탈 체제라면서, 이대로 가다간 시장이 온전하고 지속 가능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앞서 윤한홍 정무위원장(국민의힘 의원)도 수수료를 기습적으로 올린 배민 이야기를 언급했다. 윤 위원장은 “지난 7월3일 경제부총리가 배달료 부담을 느끼는 영세사업자에 대한 재정 지원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며 “배민이 수수료를 기습적으로 올린 것이 7월10일이었는데, 이는 정부를 우습게 보는 게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윤 위원장은 우아한형제들이 자회사를 통해 배달의민족 배민배달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이 ‘일감 몰아주기’라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은 배민의 기습인상 태도에 당황했다면서도 “확인해서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해 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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