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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s톡] 롯데쇼핑 ‘밸류업 공시’ 카드, 투심 자극 성공…7만원대 회복할까

왕진화 기자
롯데백화점 명동점.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명동점. [ⓒ롯데백화점]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롯데쇼핑이 최근 유통업계 최초로 내놓은 기업가치제고(밸류업) 카드가 투심을 움직이는 데 적중했다. 비록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롯데쇼핑이 내놓은 주주친화 정책과 중장기 가이던스에 마음이 동한 투자자들이 서서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모양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회계연도 2024년부터 2030년까지의 밸류업 계획을 공개한 롯데쇼핑은 이날부터 전 거래일까지 15일을 제외하고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 10일 6만1900원이었던 주가는 지난 11일 밸류업 계획 공시가 이뤄진 이후 1.94%(1200원) 오른 6만3100원을 기록했다. 이후 전 거래일인 지난 17일에는 종가 6만4300원을 기록하며, 지난 11일 대비 3.87%(2400원) 오른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장중 6만5800원까지 거래된 만큼, 지난 5월10일이 마지막이었던 7만원대 회복도 노려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밸류업 계획 공시가 이뤄진 지난 11일을 포함한 5거래일 간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투자자는 기관계다. 기관은 총 4만2478주를 해당 기간 순매수했다. 외인도 해당 기간 총 1만8463주를 사들였다.

개인 투자자들은 밸류업 공시 당일 4만5878주를 팔아치웠다. 이후 지난 15일까지 1만4229주를 사들이다가 다시 16일부터 17일까지 2만7514주를 순매도했다.

앞서 롯데쇼핑은 지난 11일 회계연도 2024년부터 2030년까지의 밸류업 계획을 공개했는데, 새롭게 강화된 주주환원 정책이 눈길을 끌었다. 롯데쇼핑이 제시한 주주환원 정책은 ▲주주환원율 확대 ▲최소 배당금 정책 실시 ▲배당절차 개선 ▲중간 배당금 지급 검토 등이다. 선진적인 배당정책과 전향적인 주주친화 정책을 도입해 주주가치를 높이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은 주주환원율을 현재 30% 수준에서 35%로 확대하고, 상장 이후 처음으로 주당 3500원의 최소 배당금 정책을 시행한다. 또한 배당절차를 개선해 현재 절차인 ‘기말 이후 배당액 확정’ 방식을 ‘선(先) 배당액, 후(後) 배당 기준일 확정’ 방식으로 전환한다.

주주친화 정책을 통해 투자자의 배당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시장에서의 신뢰도를 회복하겠다는 복안이다. 이 밖에 현재 연 1회 지급하고 있는 배당금을 분할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롯데마트·슈퍼]
[ⓒ롯데마트·슈퍼]

여기에, 롯데쇼핑은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마켓 리더십 강화 ▲그로서리 사업 가속화 ▲이커머스 사업 최적화 ▲자회사 턴어라운드 달성 등의 핵심 추진 전략도 같은 날 내놨다.

특히 롯데쇼핑은 신성장 동력 사업을 가속화하기 위해 해외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리테일 테크 기업으로의 전환을 노린다. 이 중 롯데마트는 영국 리테일 테크 기업 오카도와 추진하고 있는 e그로서리 사업을 통합 운영해 국내 그로서리 시장에서의 독보적인 경쟁력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다.

해외 사업은 동남아시아 사업 확장을 위해 조직구조를 재편할 예정이다. 동남아 사업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인터내셔널헤드쿼터(iHQ) 조직을 구성해 전략적으로 사업 확장을 도모할 방침이다. iHQ 역할은 현재 동남아 주요 법인들을 소유하고 있는 싱가폴 홀딩스가 맡게 된다. 현지 사업 환경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 사업을 총괄할 계획이다.

한편,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공시가 이뤄진 날 동시 진행된 ‘CEO IR 데이’에 대한 후기를 리포트로 남겼다.

이 연구원은 “롯데쇼핑이 시장이 원하는 것을 잘 알고 실행할 줄 아는 회사로 변모했고, 의미 있는 중장기적 비전을 가진 회사라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며 “2026년 영업이익 가이던스는 지난해 제시했던 1조원보다는 하향된 8000억원으로 수정됐지만, 보다 구체적인 달성 방안이 제시됐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주요 사업의 실적 턴어라운드에 더해 핵심 전략 중 해외 사업과 영국 오카도(Ocado) 협업, 인공지능(AI),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RMN) 등 신규 사업에 대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를 통해 외형성장과 수익성 확장을 꾀하겠다는 점이 골자”라고 부연했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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