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s톡] AI 드라이브 건 삼성SDS, 정작 ‘AI 소외주’?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삼성SDS가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성장성을 앞세워 적극적인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음에도 좀처럼 주식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황성우 대표가 직접 나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델테크놀로지스 등 글로벌 빅테크들과의 동맹을 자랑하기도 했지만, 실제 ‘AI 수혜주’로 인정받기에는 부족하단 평가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SDS는 연초 13조1233억원(1월2일 종가 기준)이었던 시가총액이 11조5602억원(전일 종가 기준)으로 11.9% 하락했다.
지난해만 해도 연초(9조3240억원) 대비 연말(13조1542억원) 기준 시가총액이 41.1% 상승해 고공행진을 했지만, 해가 바뀐 이후에는 하향세가 뚜렷한 모습이다.
삼성SDS 주가는 올해초 16만원 후반대로 시작했지만 이후 점진적 우하향 흐름 속에 최근 한달간 14만~15만원대에서 답보하고 있다. 전일 종가 기준 14만9400원이다.
삼성SDS가 올해 들어 신성장동력인 클라우드 사업이 순항하는 가운데 신규 AI 서비스 출시 등 글로벌 AI 열풍에 따른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적극적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아쉬운 부진이다. AI와 클라우드라는 성장엔진에 올라탔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이렇다 할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단 뜻이기 때문이다.
삼성SDS는 올해 상반기 AI에 공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었다. 자체 개발한 생성형AI 플랫폼 ‘패브릭스(FabriX)’와 생성형AI 기반 협업솔루션 ‘브리티 코파일럿(Brity Copilot)’을 올해 5월 정식 출시하며 현재까지 100여개 기업고객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와 함께 황성우 대표가 AI 세일즈를 위해 직접 글로벌 무대를 뛰었다. 올 5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델테크놀로지스 연례 컨퍼런스인 ‘DTW 2024’ 기조연설에 참여해 마이클 델 델테크놀로지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 9월에는 삼성SDS가 개최한 ‘리얼 서밋 2024’에서 델·엔비디아와의 삼각동맹을 과시하는 한편, MS 애저를 통한 패브릭스의 글로벌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S가 황성우 대표 유임 후 2기가 되면서 AI 관련 이슈를 주도하려고 많이 노력했다”며 “확실히 예전에 비해 사업 포트폴리오는 좋아졌는데, 주가는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요지부동 주가를 움직일 관건은 결국 AI에 있다. 기존 물류와 시스템통합(SI) 사업이 가진 불확실성을 타개하려면 클라우드 사업에서 본격적인 AI 수익화를 실현하는 것이 핵심과제다.
삼성SDS는 동종 IT서비스 기업과 달리 글로벌 공급망 영향이 큰 물류 사업 매출 비중이 70%에 이르러 주가 상승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삼성SDS의 물류 사업 매출은 삼성전자 물동량과 직결돼 있는데, 삼성전자는 이번 3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이 증권가 전망치를 15% 밑도는 어닝쇼크에 빠진 상태다. 이러한 메모리반도체 사이클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가 삼성SDS에도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증권업계에서도 당장 올 하반기 삼성SDS 주가를 좌우할 요인으로 생성형AI 매출을 주목하고 있다. 아직은 긍정적 평가들이 우세하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평균은 올해 들어 계속 21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현 주가보다 약 40%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지만, 그렇다고 목표주가를 공격적으로 올려잡는 증권사는 없는 상황이다.
일단 다가올 3분기 실적은 긍정적 개선이 전망된다. 삼성SDS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6조6162억원으로 전년 상반기보다 1.1%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11.5% 증가한 4468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SDS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보다 각각 8.7%, 20.3%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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