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문화

심연에 빠진 티맥스A&C, 2개월 연속 급여 미지급에 대규모 인력 유출 위기

이안나 기자
티맥스그룹 사옥 [ⓒ 티맥스그룹]
티맥스그룹 사옥 [ⓒ 티맥스그룹]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 티맥스그룹 핵심 계열사인 티맥스A&C가 심각한 경영난으로 존폐 기로에 섰다. 9월에 이어 10월까지 직원들 급여와 성과급 지급이 불투명해지면서 회사 위기가 한층 더 깊어졌다.

티맥스A&C는 지난 15일 직원들에게 10월25일 예정된 급여와 31일 예정된 성과급 지급이 어려울 수 있다고 공지했다. 이는 9월에 이은 두 번째 급여 미지급 사태로 직원들 불안감을 고조시킬 전망이다.

티맥스그룹 측은 “내부 임직원들의 혼란 줄이기 위한 차원에서 사전 공지를 한 것이며, 아직 최종 결정된 것은 없고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경영진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대규모 인력 유출 가능성이다. 티맥스A&C는 현재 1200여명 전 직원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진행 중이다. 회사가 체불임금을 지급할 수 있는 시기를 명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불안감을 더욱 키운다.

국가가 대신 체불임금을 지급하는 간이대지급금 제도가 있지만, 대지급금 한도는 임금 700만원, 퇴직금 700만원이고 둘을 합쳐 1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즉 티맥스A&C가 두 달 이상, 급여 미지급이 장기화될수록 직원들은 미지급된 임금 전액을 받지 못할 위험이 커지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2개월 연속 급여 미지급은 직원들이 더 이상 회사를 기다리지 않고 빠르게 퇴사를 선택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회사 재정난은 이달 시작된 비상경영체제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티맥스A&C는 지속적인 적자 기조로 인한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대대적 비용 절감에 돌입했다. 법인카드를 없애고 복지포인트, 사우회 경조금, 피트니스 시설 지원금을 중단했다. 심지어 직원들 점심 식대마저 지원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회사가 거의 모든 비용 측면에서 지급불능 상태에 빠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박대연 티맥스그룹 회장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투자 유치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러한 노력이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티맥스A&C가 성과를 내야 하는데 이는 단기간 내 이뤄지기가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티맥스그룹 계열사인 티맥스소프트 임금 수준을 기준으로 보면 티맥스A&C 재정 위기 규모는 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티맥스A&C 직원 수 1200명과 티맥스소프트 평균 연봉(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7700만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티맥스A&C 2개월치 급여 미지급 총액은 약 154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성과급과 기타 운영비용까지 고려하면 실제 금액은 이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200억원 이상 금액을 단기간에 마련하기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티맥스A&C 위기는 단순히 한 기업 문제를 넘어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생태계에 충격을 줄 수 있다. 특히 회사가 주도해 온 슈퍼앱 ‘가이아’ 프로젝트의 미래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티맥스그룹 미래 성장 동력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필요한 건 티맥스A&C가 언제까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특정 시기를 말해주는 것”이라며, 회사 측 구체적인 해결방안과 일정 제시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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