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웹3 게임 시장 단비 될까 [IT클로즈업]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넥슨이 최근 자사표 코인 정보를 공개한 데 이어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의 성공적인 출시를 강조하고 나서자, 웹3 게임 시장이 반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가 대형 글로벌 IP(지식재산)를 기반한 프로젝트인 만큼, 좀처럼 생태계 조성에 어려움을 겪던 웹3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엿보인다.
넥슨 일본 법인은 앞서 지난 3일 도쿄에서 자본시장 브리핑을 열고 IP 확장 전략을 공개했다. 서비스 21주년을 맞은 대표 IP ‘메이플스토리’와 관련한 주제도 나왔다.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글로벌 공략에 나서는 한편, 새로운 생태계로의 확장도 꾀하겠단 청사진이었다.
이중 눈길을 끈 건 작년부터 막대한 투자 속에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다. 공략 시장을 블록체인 기반의 웹3로 통째로 옮기는 도전적인 시도다.
이정헌 넥슨 일본 법인 대표는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메이플스토리의 시장 확대 개념에서 설명할 수 있다”면서 “이 혁신적인 개념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서 플레이어들의 활동을 추적하고 보상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넥슨은 유니버스 핵심 게임인 ‘메이플스토리N’을 중심으로, 이용자가 곧 크리에이터가 되는 선순환 구조를 통한 생태계 확장을 꿈꾸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NFT(대체불가토큰)와 넥슨 가상 자산인 NXPC를 활용해 생태계 모든 참여자들의 인센티브를 합치시키는 것이 목표다.
예컨대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내에서 콘텐츠를 만들고, 생태계 참여자들이 이를 즐기면 기여도에 따라 NXPC를 보상으로 지급하는 식이다. 또 NXPC를 사용해 이용자가 직접 아이템을 만들고, 이를 NFT로 발행해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다. 게임 내 콘텐츠를 전부 게임사가 공급하고, 소유권 또한 이들에게 귀속됐던 전통적인 개념과는 궤가 다르다.
넥슨에 따르면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지난 7월 이용자 1000여명 대상 테스트 결과 82% 이상의 고객 유지율과 19만5000건 이상의 거래, 67% 토큰 사용률이 발생하면서 가능성을 봤다. 게임 재이용 의사를 나타낸 이용자는 90% 이상이었다.
손연수 넥슨유니버스 파트너십 총괄은 “테스트 결과 활발한 블록체인 활동을 보여줬다. 게임 경제가 지속 가능하고 탄탄하다는 것을 입증했다”면서 “많은 유저들이 메이플스토리의 미래에 대해서 기대감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가 웹3 생태계에 연착륙하게 되면 보다 폭 넓은 이용자를 확보하면서, 메이플스토리 IP의 장기 지속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넓게는 넥슨을 떠나 웹3 게임 생태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계기로 웹3 생태계로의 신규 이용자 유입이 늘 것이란 관측이다.
정보기술(IT)업계 새로운 먹거리로 점쳐졌던 블록체인·웹3 시장은 최근 위기에 빠져있다. 시장조사 업체 풋프린트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블록체인 게임 토큰 시가총액은 지난 5일 146억달러(한화로 약 19조5377억원)를 기록, 올해 최대였던 3월12일(413억달러) 대비 65% 감소했다. 게임 토큰 거래량도 작년 10월1일 1519만 건에서 이달 5일 942만 건으로 38% 감소했다.
일간활성이용자(DAU) 약 75만 명을 보유해 세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블록체인 게임 ‘픽셀’은 신규 계정 수가 지난 4월 113만294개에서 8월 32만3967개로 71% 줄었다.
블록체인·웹3 게임 시장 침체 이유로는 접근성이 꼽힌다. 다양한 플랫폼과 토큰, 이를 담을 토큰 지갑 등 전통의 웹2 게이머에게 생소한 환경이 진입장벽이 되고 있다. 좀처럼 신규 이용자의 유입이 생기지 않다보니, 단순히 토큰을 버는 수단으로써 게임을 취급하는 암호화폐 투자자나 채굴자만 생태계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한 웹3 게임 개발사 관계자는 “기존 웹3 게임의 품질이나 차별 요소를 떠나, 웹2 게이머들에겐 웹3 게임 생태계 그 자체로 진입장벽인 경우가 많다. 재미있는 게임이 널려 있는데 굳이 복잡한 웹3 생태계에 발을 들일 이유가 없다”면서 “이런 상황이 고착화돼 최근에는 수익화에만 집중하는 이용자들을 겨냥한 단순한 게임들이 대부분”이라고 한탄했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게임7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전체 웹3 게임 중 AAA급 퀄리티 게임으로 취급된 것은 1%에 불과했다. 기존 시장이 약 4~5%것과 대조된다.
이 관계자는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웹3 업계에서 가장 기대하고 있는 IP다. 기존의 막대한 이용자들이 이 게임을 통해 웹3를 긍정적으로 경험하게 되면 이중 적잖은 수가 웹3로 전환할 것이다. 그러면 다른 웹3 게임들도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넥슨은 블록체인 생태계가 낯선 전통 게이머를 유입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이다. 타 게임과 달리 NFT를 구매하지 않고도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고, 친근한 UI(이용자인터페이스)/UX(이용자경험)로 접근성을 높였다. 최근엔 NXPC와 유니버스 구조를 웹툰 형식으로 설명하는 등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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