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는 부진, 중동은 활짝…딜리버리히어로 ‘탈라밧’ IPO 추진력 얻을까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우아한형제들의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DH)가 최근 올해 상반기 실적을 발표했다. 그간 큰 관심을 모아온 아시아의 경우 DH 핵심 지역 중 하나이지만, 최근 한국에서의 무료배달과 같은 업계 내 치열한 경쟁으로 아시아 부문에서 지난 2분기 총 거래액(GMV)가 전년 동기대비 5% 감소했다. 이같은 결과가 전체 실적에 일정 부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DH는 아시아 지역의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중동(MENA) 지역 등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발표했다. 특히 DH의 중동 사업 부문인 탈라밧(Talabat)이 상장 예정임을 새롭게 공개하며 주목을 받았다.
DH는 보유 중인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형태로 탈라밧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다. 증권사 도이치뱅크는 “이번 (탈라밧) IPO가 DH 밸류에이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탈라밧의 기업 가치는 54억유로(한화 8조142억4800만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최종 가치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업계 분석에 따르면 이번 IPO를 통해 약 10억달러(한화 약 1조3451억원)를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 서비스기업 바클리즈(Barclays)는 “DH가 이번 IPO를 통해 확보한 현금을 활용, 보유하고 있는 40억유로(약 44억달러)의 부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글로벌 투자 은행 제프리즈(Jefferies) 또한 탈라밧의 IPO가 DH의 순부채를 20~40%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글로벌 시장은 이같은 부채 감소를 통해 DH가 재무 건전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H 전사 차원으로는 상반기 조정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2억4000만유로를 달성하며 영업 현금 흐름에서 흑자를 기록하는 등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재무 상태를 보였다. 더불어 고시환율 기준 아시아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는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중동지역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31%의 높은 매출 성장과 28%의 GMV 성장을 기록하며 강력한 성과를 냈다. 이는 유럽 내 타 음식 배달 플랫폼들과 비교했을 때 상당한 실적을 거둔 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DH는 고시환율(Reported Currency) 기준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8% 성장했다. 저스트잇은 같은 기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상반기 대비 0.7% 하락했으며, 딜리버루는 2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2% 상승하는데 그친 것에 비하면 고무적이다.
이러한 긍정적 실적 발표로 인해, 아시아 부진에도 불구하고 DH의 주가는 반등을 보였다. 지난 1일 기준으로 DH 주가는 일주일 전 대비 15%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DH가 아시아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중동 지역에서의 두 자릿수 성장과 안정적인 재무 성과를 기록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며 “이번 탈라밧 상장을 통해 부채를 줄이고 재무 구조를 개선하면서 향후 성장 가능성을 높여가며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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