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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방위, 3일 AI기본법 본격 논의 개시…업계는 ‘고위험AI’에 촉각

오병훈 기자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22대 국회에서 인공지능(AI) 산업 제도화 기반을 다지기 위한 ‘AI기본법’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다. 개원 후 첫 논의 자리인 만큼 법안 방향을 설정하고, 향후 청문회 개최 일정을 논의하는 등 전체적인 입법 청사진을 그리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입법안 중 규제와 관련된 ‘고위험영역AI’ 내용을 예의주시하며 입법 향방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는 3일 오전 10시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이하 소위원회)를 연다. AI 제도 바탕이 되는 일명 ‘AI기본법’은 계류 중인 9개 법안 중 6개 법안이 소위원회에 상정됐다.

이날 소위원회에 상정된 법안으로는 안철수 의원(국민의힘)이 대표 발의한 ‘인공지능 산업 육성 및 신뢰 확보에 관한 법률안’부터 권칠승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 발의한 ‘인공지능 개발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안’ 등이 있다.

6개 법안은 공통적으로 AI에 대한 정의 및 산업 진흥책에 더해 무분별한 AI 이용을 막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다지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구체적으로 ▲인공지능 정의 및 용어(AI·고위험영역AI·생성형AI) ▲AI 산업 관련 위원회 설치 ▲정부 AI 기본계획 수립 의무 ▲AI 창업·산업 진흥책 ▲규제 방법 ▲AI로부터 국민 권익 보호 제도 등이다.

이날 소위원회에서는 22대 첫 AI 기본법 전반적인 입법 방향과 입법 논의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가 오갈 전망이다. 새 법안이 통과되기 위한 과정으로 입법 청문회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은 만큼 전체적인 입법 과정을 구상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AI기본법은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법안소위를 통과했으나, 시민단체 및 인권위원회 등 집단과 이견을 보이면서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며 폐기된 바 있다. 전세계적으로 AI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국가 차원 진흥책이 필요해진 시점, 22대에서는 AI기본법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과방위 소위원회 소속 한 의원실 관계자는 “(AI기본법 관련) 선언적인 이야기가 나올 수 있고, (AI기본법이) 재정법이기 때문에 공청회를 진행해야 되는데, 이런 부분을 향후 어떻게 진행할지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속도 내서 처리할 수 있는 법안은 최대한 처리하자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입법안과 관련해 규제 부분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에 상정된 법안 중 기업들이 눈여겨 보는 부분은 고위험영역AI에 대한 정의와 규제다. 상정된 6개 법안에 모두 등장하는 이 고위험영역AI는 대체로 ‘국민 생활 및 신체 등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가할 수 있는’ AI로 정의된다.

업계가 고위험영역AI에 촉각을 기울이는 이유는 앞서 유럽연합(EU) 등에서 앞서 제정한 법안에서 강력한 규제 대상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이다. EU는 AI일반법을 통해 ▲AI시스템의 고위험 분류 기준 ▲고위험 AI시스템의 준수사항 ▲고위험 AI시스템 제공자·배포자·기타 이해관계자의 준수사항 등을 명시했으며, 지난달 1일부터 발효돼 순차 적용 중에 있다.

소위원회에 상정된 법안에도 고위험영역AI에 대한 각종 의무 사항이나 규제 등이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이용자 사전 고지 의무’부터 ‘정부부처 사전 확인’ ‘신뢰성 확보 조치 의무’ 등 내용이 주를 이룬다.

AI 업계 입장에서는 회사가 서비스 중인 AI가 고위험영역AI로 설정될 경우, 상당한 규제비용을 지출하게 될 수 있다. 특히 AI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서비스 개발을 시작하기도 전에 상당한 부담을 안게 돼 결과적으로 국내 AI 개발 산업 자체가 위축될 우려도 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관련해 한국정보산업연합회는 지난 7월 공개된 보고서 ‘인공지능 기본법 입법 추진현황 및 산업진흥 측면에서 본 이슈’를 통해 “현재 열거식으로 규정된 고위험 AI 정의는 일관된 기준이나 타당성이 부족하다”며 “기술변화에 따른 변화를 적시에 반영하기도 어렵다는 점에서 지정 분야의 발전을 저해할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있으므로 대통령령으로 위임하는 방식이 바람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위험 AI에 대한 의무 규정의 필요성을 불가피하게 인정한다 하더라도 최소 필요한 수준의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며 “특히 금지된 AI에 대한 섣부른 규제는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기술·산업의 발전을 저해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오병훈 기자
digim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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