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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R&D에 약 14조원 투자…일상 곳곳 스미는 네이버 기술

이나연 기자

-2013년 첫 데이터센터 ‘각 춘천’ 가동 시작…같은 해 사내연구조직 ‘네이버랩스’ 출범

-‘국내 IT기업 1호 중동 수출’ 핵심 디지털 트윈 기술, 네이버 부동산·지도·웹툰 기반 OTT 제작에도 활용

[ⓒ 네이버]
[ⓒ 네이버]

[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네이버가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구개발(R&D)에 투자해 온 금액이 14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정보기술(IT) 기업 1호 중동 수출’ 쾌거를 이끈 디지털 트윈(가상 모형) 기술들이 일반적인 도시 계획 수단을 넘어 일상 속 네이버 서비스에도 속속 활용되는 모양새다.

25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페이는 네이버 부동산 기능에 네이버랩스 디지털트윈 기술을 접목한 가상현실(VR) 매물투어와 VR 단지투어 기능을 출시했다. 이 기능은 실제 아파트 단지를 복제한 3차원(3D)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것으로, 단지 전체를 조망하거나 특정 매물 방, 거실, 화장실 등 내부를 자유롭게 탐색하고, 공간 가로나 세로 사이즈를 3D 모델에서 직접 측정해볼 수 있다.

네이버 부동산이 새롭게 선보인 VR투어 기능 핵심이자 가장 큰 차별점은 네이버랩스가 자체 개발한 디지털트윈 구축 기술인 ‘어라이크(ALIKE)’ 솔루션이 활용됐다는 점이다. 네이버 미래 기술 연구 자회사 네이버랩스가 만든 ALIKE 솔루션은 빌딩부터 도시 전체를 정밀 공간 데이터로 구축하는 기술 솔루션이다.

네이버 부동산 서비스 외에도 네이버 디지털 트윈 기술은 이미 내부 서비스 곳곳에서 활약하며 서비스 고도화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네이버 지도 거리뷰 서비스가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빌딩 이름, 카페나 병원 등 상호와 같은 3차원 정보까지 제공하기 시작했다.

[ⓒ네이버페이]
[ⓒ네이버페이]

웹툰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도 디지털 트윈 기술이 쓰인다. 지난해 넷플릭스에서 선보인 네이버웹툰 원작 ‘스위트홈 시즌2’에 등장한 파손된 잠실야구장 배경이 바로 네이버 디지털 트윈 기술에서 비롯된 시각특수효과(VFX)다.

네이버 디지털트윈 기술은 중동 등 해외에서도 기술적 완성도를 인정받고 있다. 네이버는 작년 10월 사우디아라비아 5개 도시를 디지털 트윈 플랫폼으로 구축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사우디 정부가 진행한 글로벌 기술 기업 평가에 따르면 네이버는 가장 빠르면서도 확장성 높은 디지털 트윈 결과물을 제작할 수 있는 기업으로 분석됐다.

네이버는 네이버랩스를 앞세워 10년간 지속해 온 R&D 결과가 본격화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네이버랩스는 지난 2013년 네이버 미래 기술을 연구하는 사내 조직으로 출범한 이후 2017년 분사해 별도 법인이 됐다. 지난 2019년에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출전하는 등 네이버 미래 기술을 연구하는 자회사로 자리 잡았다.

네이버랩스는 로봇과 자율주행 기술을 발전시키는 차원에서 디지털 트윈 분야에도 집중 투자해 왔다. 정밀한 지도가 갖춰지면 로봇이 대규모 공간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증강현실 등 다른 분야로도 서비스 확장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네이버 제2사옥인 1784 역시 디지털 트윈을 기반으로 로봇이 활동하는 오피스 빌딩으로 알려져 있다.

네이버가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R&D에 투자해 온 금액은 사업보고서 기준 14조원에 육박한다.
네이버가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R&D에 투자해 온 금액은 사업보고서 기준 14조원에 육박한다.

네이버가 디지털 트윈 기술 활용 분야를 빠르게 넓힐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등 회사가 보유한 클라우드 역량도 중요하게 꼽힌다.

예컨대, 네이버랩스가 개발한 첨단 기술들을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솔루션화해 제공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3D 자동 프로세싱을 위한 대규모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등 기술적인 확장성이 꾸준히 향상 중이라는 게 네이버 측 설명이다.

네이버가 10년여간 꾸준히 축적해 온 기술력과 클라우드 운영 노하우는 디지털 트윈 기술 사업적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최수연 대표는 지난 9일 네이버 2분기 실적발표에서 “미래 성장을 위해 연구개발과 상품화를 진행해 온 디지털트윈 기술은 국립중앙박물관, 국내 유명 테마파크 등 다양한 레퍼런스로 이어지며 사업적 성과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향후 사우디 주요 도시들의 매핑 및 정밀 3D 모델링을 통해 디지털트윈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도시계획 및 홍수 시뮬레이션 등과 같은 핵심 서비스 개발까지 이어갈 계획이며 이를 통한 매출 성장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랩스 ALIKE 솔루션 경우 자율주행차를 위한 로드레이아웃지도(RD), S-MAP과 같은 3차원 지도(3D), 정밀지도(HD)를 동시에 구축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경쟁력”이라며 “이러한 기술 솔루션을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상용화 제공하기에 3D 자동 프로세싱을 위한 대규모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등 기술적으로도 확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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