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8개월 만에 ‘로켓 타는 햇반’…쿠팡 물류 인프라·CJ제일제당 시너지 기대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쿠팡이 CJ제일제당과의 거래를 1년 8개월 만에 다시 시작했다. 양사는 전국적인 로켓배송 물류 인프라와 소비자에게 인기가 높은 CJ제일제당의 상품 셀렉션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포부다.
14일부터 쿠팡 와우 회원들은 햇반, 비비고, 스팸 등 CJ제일제당의 인기상품들을 다시 로켓배송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이날 비비고 왕교자 판매를 시작으로 고메 피자·비비고 김치·행복한콩 두부와 콩나물·삼호어묵·다시다 등 냉장 및 신선식품 판매가 순차적으로 재개된다. 이후 햇반·스팸을 비롯해 맥스봉 소시지·맛밤·쁘띠첼 등 주요 가공·즉석식품도 판매될 예정이다.
그간 쿠팡과 CJ제일제당의 로켓배송 직거래 재개 가능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쿠팡이 CJ제일제당보다 더욱 긴 기간 LG생활건강과의 갈등을 겪고 거래를 끊었다가 연초부터 재개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쿠팡은 소비자들이 엘라스틴, 페리오, 코카콜라, CNP 등 LG생활건강 상품들을 다시 로켓배송으로 빠르게 받아볼 수 있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지난 2019년 6월 LG생활건강은 쿠팡을 유통업법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당시 LG생활건강은 쿠팡이 유통사라는 우월한 지위를 남용해 경쟁 온라인몰의 판매가격을 인상하도록 강요하고, 일방적으로 거래를 끊었다는 이유를 들었다.
LG생활건강 의견을 받아들인 공정위는 쿠팡이 납품업체에 대한 경영간섭을 했다고 판단해 과징금 32억9700만원을 부과했고, 쿠팡은 지난해 2월 이를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행정소송 판결 일주일을 남겨놓고 양사는 로켓배송 직거래 재개를 발표했다. 4년 9개월 만의 화해였다.
이에, 쿠팡이 국내 식품업체 1위인 CJ제일제당과 겪고 있는 갈등도 당시 재조명됐었다.
쿠팡은 지난 2022년 말 CJ제일제당 제품 발주를 중단했다. 쿠팡은 중단 이유에 대해, CJ제일제당이 여러 차례 공급가를 올리면서도 발주 물량을 쿠팡 측에 제대로 공급하지 않아 손실을 입었다는 주장이었다. CJ제일제당은 쿠팡이 원하는 마진율을 맞추지 못하자 일방적으로 발주를 중단했다는 입장이었다.
다만 쿠팡과 CJ제일제당은 지난 2022년 말 이후 서로를 ‘중요한 파트너’로 일컬으며 갈등 봉합 가능성을 내비쳤었다. 지난 1월 LG생활건강과의 거래 재개 이후 CJ제일제당도 연내 쿠팡에 납품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 아니냐는 업계 전망이 쏟아지기도 했다.
또한, 쿠팡에게 있어 CJ제일제당 상품은 늘 아픈 손가락으로 남았을 수밖에 없다. CJ제일제당은 국내 식품업체 1위로, 이곳이 보유한 햇반과 비비고 라인업에 강력한 팬층이 있을 정도다. 한때 CJ제일제당은 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들을 중심으로 제품을 저렴하게 내놓는 등 관계를 강화하는 행보도 보여줬다.
CJ제일제당의 올해 2분기 국내 식품사업 매출은 소비 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주요 제품인 햇반(18%), 만두(12%) 등 가공식품 매출이 3% 이상 늘며 1조3807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두 회사는 그간의 앙금을 풀고 1년 8개월 만에 손을 다시 맞잡게 됐다. 쿠팡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순차적으로 CJ제일제당의 전상품을 로켓배송으로 간편하고 빠르게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와우 멤버십 회원일 경우 주요 상품을 로켓프레시, 로켓와우를 통해 새벽배송 또는 당일배송으로 주문 후 단 몇 시간 만에 배송 받을 수 있게 됐다.
쿠팡은 로켓배송을 시작한 이래 제조사와의 직거래를 통해 소비자에게 우수한 상품을 더 좋은 조건으로 선보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을 덜고, 소비자가 손쉽고 편하게 원하는 상품들을 찾아볼 수 있도록 파트너사와 협력하며 함께 성장하는 방안을 끊임없이 모색해왔다는 것이다. 이번 CJ제일제당과의 거래 재개를 통해 쿠팡 와우 멤버십 역시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 겸 창업자는 지난 7일 2024년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와우멤버십의 특징을 재차 강조한 바 있다. 김 의장은 “와우회원들은 대략 두 번의 배송 비용에 해당하는 월 이용료로 한 달에 23번의 무료 배송을 절약할 수 있다”며 “이는 소비자가 지불하는 금액의 10배 이상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료 반품, 독점 할인, 무료 동영상 스트리밍, 그리고 자녀와 더 나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마트에 가지 않음으로써 부모에게 절약되는 시간은 말할 것도 없다”며 “이러한 혜택과 절감 효과를 높여 기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아직 쿠팡와우에 가입하지 않은 수천만 명의 소매 쇼핑객을 유치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도 소비자에게 최고의 거래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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