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매출 첫 10조원’ 쿠팡 김범석 “재무건전성 강화”(종합)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쿠팡이 올 2분기 분기 첫 매출 10조원을 돌파하면서 경쟁이 치열한 유통시장에서 두 자릿 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쿠팡의 핵심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은 견고한 성장세를 보였고, 파페치를 비롯한 쿠팡이츠·대만 등 성장 사업(Developing offerings) 부문 매출은 6배 가까이 뛰었다. 기업의 자산 건전성의 핵심 지표로 뽑히는 현금 자산 규모는 유통업계에서 선두권을 유지했다.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고객 수는 2170만명으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였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 겸 창업자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세계 최고의 리테일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다년간의 투자와 혁신에 힘입어 계속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최저 가격으로 뛰어난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성장과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김 의장은 혁신과 투자의 지속으로 쿠팡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의 2분기 매출은 10조357억원(73억23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0% 늘어났고, 파페치(6300억원)를 제외한 쿠팡 매출은 9조40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성장했다.
그는 “프로덕트 커머스의 활성 고객 수(2170만명)는 전년 대비 12% 늘어났고, 가장 오래된 고객 집단(코호트)을 포함한 고객들이 계속해서 소비를 늘리고 있다”며 “미래 성장 기회가 무궁무진하며 아직도 개발되지 않은 부분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로켓그로스(FLC)를 포함한 마켓플레이스(3P) 비즈니스도 전체 사업의 성장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켓플레이스는 13분기 연속 1P(로켓배송 직매입)보다 빠르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판매자 수 증가세도 1P보다 빠르고, 이는 한국 전체 리테일 시장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마켓플레이스의 성장은 중소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졌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2020년 이후 9000개가 넘는 소상공인(연매출 30억원 이하) 업체들이 소상공인 신분을 벗어나 사업을 크게 키우도록 도왔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로켓그로스(판매자 로켓배송) 사업을 시작한 판매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50%, 전분기 대비 25% 늘어났다.
성장사업 부문의 가파른 상승세는 고무적이었다. 성장사업의 2분기 매출은 1조2224억원(8억9200만달러)으로, 전년 대비 6배에 가까운 483%의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파페치를 제외한 성장세는 188%를 기록했다. 김범석 의장은 “와우 멤버십에 무료 배달 프로그램을 실시한 이후 고객 유입이 꾸준히 상승 궤도를 달리고 있다”며 “쿠팡이츠 입점 식당들의 거래량이 3개월 만에 평균 30% 가까이 증가하는 등 쿠팡이츠 성장에 입점업체도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쿠팡이츠 관련 장기적인 미래 계획 질의엔 “인수합병(M&A)에 대한 계획은 없으며 내부에 대해서만 집중하고 있다”고 답했다.
파페치는 연말까지 조정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흑자에 근접하는 것이 목표다. 성장사업의 조정 에비타 손실은 2740억원(2억달러)로, 전년 동기(9300만달러)와 비교해 늘었지만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여기에 파페치로 인한 손실(3100만달러)도 포함됐다.
한편, 쿠팡은 올해 2분기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냈다. 2분기 영업손실은 342억원(2500만달러)으로, 2022년 3분기 첫 분기 영업흑자(1037억원)를 낸 이후 8분기 만의 적자다. 쿠팡은 지난 2022년 3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7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내왔다. 또한, 지난해 2분기는 1940억원(1억4764만달러)의 영업이익을 냈었다.
2분기 당기순손실은 1438억원(1억500만달러)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엔 190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쿠팡은 올 2분기 손실 주된 이유에 대해, 파페치 영업손실과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추정치 반영이라고 설명했다.
아난드 CFO는 “이번 분기 매출 대비 판관비용(OG&A)은 지난해 동기 대비 6%포인트 증가했다”며 “파페치와 관한 구조조정 비용, 한국 공정위에서 발표한 조사 결과로 발생한 1억2100만달러(약 1630억원)의 과징금 추정치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파페치와 공정위 과징금 추정액을 제외할 경우 이번 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이 약 1억2400만달러(약 1699억원)라고도 밝혔다.
그러나 전반적인 쿠팡의 재무건전성은 강화됐다. 아난드 CFO는 “계속해서 비즈니스의 근본적인 성장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는 매출 총이익”이라며 “2분기에 전년 대비 40% 이상 성장한 21억 달러 이상의 매출 총이익과 29.3%의 이익률을 기록하며 기록적인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12개월 누적 기준 영업 현금흐름은 22억달러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2억5000만달러 늘었고, 잉여현금흐름도 15억달러 규모로 4억2000만달러가 증가했다. 2분기 쿠팡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5억3600만달러(7조5867억원)으로 지난해 말(52억4300만달러) 대비 증가했다. 나아가 전체 현금 잔액(제한된 현금 포함)은 58억달러 규모다. 이에 대해 아난드 CFO는 “작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수치”라고 말했다.
쿠팡 핵심 비즈니스인 프로덕트 커머스의 매출 총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 늘어난 19억5000만달러(2조6823억원)였고 조정 에비타 흑자는 5억3000만달러(7263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억2200만달러 늘었다.
아난드 CFO는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자동화 기술 활용 증대를 통해 운영 효율성이 향상됐고, 공급망을 최적화하고 수익률을 높이는 사업을 확대해 지속적으로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며 “1분기에 이어 비즈니스 전반에 강력한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와 관련해 쿠팡 자회사 쿠팡페이의 재무건전성이 업계 최상위권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 쿠팡은 오픈마켓 판매자 정산금을 관리하는 별도 자체 전자결제업체(PG) 자회사인 쿠팡페이를 운영 중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쿠팡페이의 유동비율(107%)과 유동부채 대비 현금비율(81%)은 이커머스 업계에서 최상위권이다. 골드만삭스, 씨티은행 등 해외 투자은행들은 분기 영업적자 기록에도 로켓배송의 강력한 선호도 등을 바탕으로 쿠팡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여파 등에도 불구하고 쿠팡 고객 유입은 늘고 있는 등 단기적 수익성을 다시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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