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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메모리 반등에 '깜짝실적'…반도체 업계 훈풍 기대감 UP [소부장반차장]

고성현 기자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 [ⓒ삼성전자]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 [ⓒ삼성전자]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삼성전자가 5일 2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영업이익 10조4000억원에 달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반도체 부문 호황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향 메모리 판매가 업황 반등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고성능 메모리에 대한 수요 압박이 범용으로 확대되면서 하반기 실적 상승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이고 있어서다. 삼성전자의 선전에 따라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한 수혜를 받고 있는 SK하이닉스도 2분기에 높은 실적을 구현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5일 매출 74조원, 영업이익 10조4000억원을 기록한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이는 2022년 3분기(10조8520억원) 이후 7개 분기만의 최대 실적이다. 잠정실적인 만큼 구체적인 사업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증권가 등에서는 반도체(DS)부문 영업이익이 전사 실적 확대에 기여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올해 1분기 적자 탈출에 성공하며 메모리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서버향 메모리 수요가 높아지면서 HBM을 비롯한 고성능·고용량 D램 제품 판매가 늘어난 가운데, 상대적으로 부진이 길었던 낸드 수요가 확대되면서 실적 호조를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상승한 D램, 낸드 가격이 지난해 쌓였던 재고분에 반영되면서 재고자산평가손실 환입이 큰 기여를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전체 D램 가격은 13∼18%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낸드 역시 15∼20%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전자의 메모리 사업 실적 상승에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파운드리 등이 주도하고 있는 시스템반도체 부문의 실적이 개선될지도 지켜봐야할 대목이다. 증권가 등에서는 파운드리사업부가 가동률 개선 등에 힘입어 기존 적자 폭을 줄였을 것으로 관측했다.

하반기에는 7월 갤럭시Z폴드6·Z플립6 출시 등에 따른 AP·이미지센서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내년 갤럭시S26 등에 탑재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2500'가 생산에 돌입하는 만큼, 3나노 공정 2세대(SF3)의 수율 안정화 속도가 관련 실적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HBM 개발팀을 신설하면서 고성능 메모리 대응을 위한 조직개편에 나선 바 있다. 현재 시장 주력 제품인 HBM3(4세대)·HBM3E(5세대)뿐 아니라 HBM4, HBM4E 등 차세대 제품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첨단패키징(AVP)사업팀도 이번 조직개편으로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 직속에 배치되면서 메모리, 파운드리 등 차세대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낸드 부문에서도 기업용 SSD(eSSD) 수요가 늘어나면서 중국 시안 공장이 풀 가동에 들어서는 등 회복세에 돌입한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DS부문에서 5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디스플레이(SDC)가 7000억~1조원, MX부문이 2조1000억원~2조5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 이천 M16팹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 M16팹 [ⓒSK하이닉스]

삼성전자가 2분기 깜짝 실적을 공개하면서 SK하이닉스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가 현재 HBM, eSSD 등 고부가 제품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범용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 대비 실적 개선 강도가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SK하이닉스 2분기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는 5일 기준 매출 16조420억원, 영업이익 5조766억원이다. 매출이 전분기(12조4296억원) 대비 29% 상승하고 영업이익은 전분기(2조8860억원)보다 두배 가량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HBM3, HBM3E 8단 제품 등 엔비디아로 향하는 제품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는 가운데, eSSD용 낸드 수요가 늘어나는 점이 실적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는 게 증권가 내 해석이다.

양사의 HBM 등 고성능 제품 공급에 탄력을 받자 하반기부터는 범용 제품에 대한 수요가 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D램 라인의 가동이 HBM 생산에 집중되면서 범용 D램 등에 대한 공급이 줄어들고, 이 추세에 따라 기존 데이터센터·PC·모바일용 D램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트렌드포스도 3분기 D램 ASP가 전분기 대비 8~13% 오르고, 4분기부터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범용 D램 가격, 판매 회복이 하반기 내 이뤄진다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메모리사이클 상승 폭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국내 외주 반도체 패키징·테스트 전문업체(OSAT)를 비롯해 소재·부품으로의 수혜가 확대될 전망이다.

고성현 기자
narets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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