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완주 시 100% ‘득템’…배민의 이색 마라톤 해보니
[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라면이며 과자며 온갖 식음료로 꽉 채운 민트색 장바구니를 들고 사람들이 일제히 걷거나 달린다. 어깨가 슬슬 무거워질 즈음, 담은 물건을 뺄 수 있는 ‘무소유 카트’가 반긴다. 물과 간식을 지급하는 흔한 급수대조차 마트 시식코너 테마로 꾸며져 있다.
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에서 달리기와 장보기를 결합한 이색 마라톤 대회가 열렸다. 바로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개최한 ‘장보기오픈런’이다. 올해 처음 열리는 장보기오픈런은 ‘세계 최초 득템(得+item) 러닝’이라는 슬로건 하에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된 ‘펀런(Fun Run)’ 행사다.
참가자들은 러닝 코스 내 마련된 팝업 공간에서 미리 지급된 장바구니에 원하는 물건을 담고 5킬로미터(km)를 완주하면 된다.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을 시작으로 송파여성축구장, 성내천 산책길 등을 거쳐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코스를 완주한 참가자는 결승점 통과 시 장바구니에 들어 있는 상품을 모두 가질 수 있다.
완주자 전원에겐 기념 메달과 함께 배민 장보기 쿠폰팩 등도 증정한다. 이 소식은 온·오프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으며 ▲1차 얼리버드 티켓(2만8000원) ▲2차 일반 티켓(3만3000원) ▲3차 취소표까지 빠르게 마감됐다.
이날 오전 7시30분경 출발지에 마련된 창고형 대형마트 형태의 ‘득템존’엔 출발선에 서기 전 자신의 장바구니를 채우려는 참가자들로 붐볐다.
득템존엔 배민 자체 상품(PB) ‘배민이지’를 비롯해 퀵커머스 서비스 ‘배민B마트’와 일상용품 배송 서비스 ‘배민스토어’에 입점 및 판매하는 20여 개 브랜드, 총 6만여 개 상품이 준비됐다. 일부 품목은 순식간에 동이 나버린 탓에 텅 빈 매대를 보며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경기도 구리시에서 온 송정훈(28) 씨는 “득템존이 열리는 시간보다 30분은 일찍 왔는데 앞에 이미 100명 정도 서 있었다”며 “액체류 대신 가볍거나 수량 제한이 있는 것 위주로 최대한 챙겼는데도 7kg이 넘게 나왔다”라고 전했다.
본격적인 행사 시작인 오전 9시부터 10분 단위로 A-B-C그룹이 출발했다. 장보기오픈런은 이색 마라톤 대회답게 행사 내내 기록이나 순위 경쟁 대신 안전과 즐거움을 강조했다. 실제 5km라는 짧은 코스에도 불구하고 제한 시간을 2시간으로 넉넉히 뒀으며, 배 번호표에 흔히 부착된 기록 칩도 없었다.
별도의 도로 통제 없이 일반 행인과 함께 인도로 달리는 코스라 대다수의 참가자는 걷거나 뛰는 걸 반복했다. 담은 물건을 러닝 도중 내려놓고 갈 수 있는 무소유 카트도 곳곳에 있었지만, 멈춰 서서 자신의 장바구니를 비우려는 사람은 극히 일부였다.
코스 중 설치된 두 개의 급수대도 장보기오픈런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마트 시식코너처럼 운영됐다. 자원봉사자들은 정육점 코너 직원인 양 “오늘만 무료인 소시지 맛보고 가세요”라고 호객행위를 하며 참가자들을 맞았다.
그 외 타투스티커, 포토부스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존 등을 비롯해 ▲개성 강한 ‘장보기룩’을 선보인 참가자에게 주는 ‘베스트드레서상’ ▲가장 무거운 장바구니로 완주한 참가자에게 수여하는 ‘베스트득템러상’ ▲가수 10센치의 축하공연 등 여러 부대행사도 마련됐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박상윤(35) 씨는 “원래도 달리기를 해와서 평소처럼 5km를 뛰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6~7kg에 달하는 물건들을 들고 뛰는 게 힘들었다”며 “일반적인 마라톤보다 더 재밌어서 내년에 또 열리면 준비를 철저히 해 둘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번 행사 참가 인원은 2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장보기오픈런 티켓 판매를 통한 수익금 전액은 서울 송파구청 산하 19개 아동복지센터에 기부될 예정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민은 ‘치믈리에 자격시험’, ‘떡볶이 마스터즈’ 등 이색 행사를 지속 개최해 왔다”며 “이번 장보기오픈런은 코로나 이후 오랜만에 열리는 이벤트로, 앞으로도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해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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