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찍먹] ‘스텔라블레이드’, 액션‧모험 다잡은 수작… 후속작 궁금하네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시프트업 신작 ‘스텔라블레이드’는 뛰어난 만듦새에다 액션과 모험 재미를 두루 담은 수작(秀作)이었다. 게임성에서 전에 없는 신선함을 느끼긴 힘들었지만, 익숙한 재료를 시프트업만의 조리법으로 맛깔나게 조리한 인상이었다.
스텔라블레이드를 독점 유통하는 소니는 오는 26일 게임을 플레이스테이션5로 출시한다. 스텔라블레이드는 ‘데스티니차일드’, ‘승리의여신: 니케’로 유명한 국내 개발사 시프트업이 개발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강하대원 ‘이브’가 황폐화 된 지구에서 진실의 근원을 찾는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스텔라블레이드는 지난달 29일 데모 버전을 공개해 뛰어난 그래픽 품질과 모션, 액션성에서 이용자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배급사 측 도움을 받아 약 일주일간 미리 플레이 해 본 정식 버전에선 보다 강화되고 폭넓은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데모로 공개된 기본 4개의 액티브 스킬에다, 광역기와 상태 이상 특성을 지닌 ‘버스트’ 스킬, 특정 챕터에서 해금되는 특수 스킬이 추가돼 전투 재미가 배가 됐다. 각 상황이나 스킬마다 세심하게 구현된 듀얼센스 컨트롤러 효과도 전투 만족감을 높였다. 보스별 개성이나 공략 방향도 다채로워 액션에선 흠잡을 부분을 찾기 힘들었다.
어드벤처 장르 본연의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 버튼 액션이 적용된 고품질의 컷신을 통해 장애물을 돌파하는 과정에서의 몰입도를 높였고, 각 스테이지 특성을 살린 콘텐츠로 다양한 모험 재미를 제공했다.
일례로 지하 생체 실험장을 배경으로 한 특정 스테이지에선 원거리 무기로만 게임을 진행하도록 했는데, 일순 장르가 좀비 3인칭 슈팅게임으로 변하는 신선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외 손맛을 강조한 낚시 콘텐츠 등 소소한 즐길거리도 있었다.
모험 난도는 적절했다. 후반부 스테이지에선 순발력을 요하는 상황도 제법 있었으나, 대개는 적절한 인내심만 갖추면 어렵지 않게 장애물 통과가 가능했다. 어드벤처 게임의 공식과도 같은 퍼즐 과제도 수차례 등장했지만, 전반적인 난도가 낮아 부담이 없었다.
출시 전부터 국내외에서 화제가 된 이브의 슈트를 수집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보상이 ‘텀블러’나 ‘기어’ 부속품 등으로 한정돼 탐험에 대한 동기부여가 자칫 떨어질 수 있는데, 이를 김형태 대표 특유의 감성이 담긴 매력적인 슈트를 수집하는 것으로 일부 상쇄한 인상이었다.
별도의 커스터마이징 기능은 없지만 헤어샵에서 캐릭터 머리 스타일도 바꿀 수 있어 플레이어 취향에 맞게 캐릭터를 꾸며 플레이할 수 있다.
이외 음료 ‘캔’을 스테이지 곳곳에서 획득할 수 있는데, 디자인이 다양하고 일종의 진열대에 수납할 수도 있어 아기자기한 수집의 맛을 더했다. 캔을 모두 모으면 특정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관련 드론 기능을 업그레이드 하면 쉽게 캔의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물론 아쉬운 점도 없지 않았다. 스토리는 결말이 쉬이 예상되는 다소 진부한 내러티브를 갖췄다. 각 엔딩별 볼륨이나 보스전 무게감 차이도 커 이 부분에선 이용자 평가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각각의 사연이나 비밀, 복선을 보유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서브 퀘스트는 매력적이지만 이 또한 유사한 패턴이 반복되고 보상 규모도 크지 않아 피로감을 안겼다. 다만 서브 퀘스트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세계관 이야기도 있어, ‘자이온’ 내 퀘스트를 꼼꼼히 훑어보길 추천한다.
전투 숙련자에 권장되는 일반 모드 기준, 후반부 챕터에서 급격히 높아지는 보스전 난도도 개선이 필요해보였다. 기본적으로 패링과 회피를 골고루 섞어 플레이 해야 공략이 쉬운 구조인 데다, 원거리 공격으로 보스 ‘절멸기’를 파훼해야 하는 패턴도 있어 과하게 다방면의 능력치를 요구한다는 감상이다. 평소 소울라이크 등 하드한 장르 게임을 즐기는 기자에게도 까다로운 난도였다. 즉각 부활이 가능한 1회성 소모 아이템을 사용하면서 수십 차례 도전하고서야 엔딩을 볼 수 있었다.
다회차 플레이를 독려할 요소도 필요해 보였다. 엔딩 후엔 ‘어려움’ 난이도가 해금된다. 다만 기존 플레이 정보가 계승되지 않는 구조라 허탈감을 자아낸다. 그간 모은 슈트나 캔, 습득한 스킬이 전부 초기화 됐다. 심지어 스토리 스킵도 불가능했다. 게임 구조상 다회차 플레이 매력이 없어 아쉬움을 자아냈다.
다만 이를 차치하고서라도, 스텔라블레이드는 선뜻 지갑을 열어도 될 게임으로 보인다. 속도감 있고 박진감 넘치는 액션, 역동적인 컷신, 매력적인 캐릭터와 세계관만으로도 한동안 국산 게임에선 느낄 수 없었던 게임 본연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아마존게임즈나 PS스토어 등에서의 사전 예약 추세에서도 엿볼 수 있듯 해외에서의 관심도도 높아, 시프트업이 기대 이상의 성공적인 콘솔 데뷔전을 치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감돈다.
특정 엔딩 에필로그에선 후속작을 암시하는 듯한 장면을 만나볼 수 있다. 값진 노하우를 쌓은 시프트업의 다음 작품은 과연 어떤 재미를 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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