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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디지털전환’ 꾀하는 우체국…AI 물류 최적화, 이번달 착수

최민지 기자

진봉준 우정사업본부 디지털혁신담당관이 <디지털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 우정사업본부]
진봉준 우정사업본부 디지털혁신담당관이 <디지털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 우정사업본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디지털전환을 추진하는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는 이번달 인공지능(AI)를 적용해 물류 최적화 사업에 나선다. 배송품질을 높이고 접수 절차를 간소화해 고객 편의성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다.

진봉준 우본 디지털혁신담당관은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디지털혁신담당관의 가장 큰 미션은 디지털전환으로, 관련 전략과 실행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AI 및 디지털전환 전략은 고객에게 향상된 경험을 제공하고, 직원들 근로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진봉준 디지털혁신담당관은 ▲물류의 디지털화 ▲창구분야 자동화 ▲AI 적용 디지털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이중 물류 분야 사업 경우, 소포 상하차와 배달물량 자동 분류, 물류자원 배분 전반에 AI를 적용한 자동화 프로세스를 개발해 적용할 계획이다.

진봉준 담당관은 “AI 기술이 이전에 비할 수 없이 발전한 만큼, 우편‧물류, 예금‧보험 분야 전반에서 AI 도입을 통한 업무의 디지털전환을 추진해 고객에게 개선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화하는 것을 가장 시급하게 과제로 인식하고 추진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디지털전환을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순차적으로 클라우드로 전환한다”고 설명했다.

우본은 앞서 지난해 5월 차세대금융시스템 구축사업을 통해 클라우드 기반으로 재구축했고, 우편정보시스템은 올해 말을 목표로 클라우드 전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진 담당관은 “기존 시스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여년간 사용하던 모든 걸 밑바닥부터 뜯어 고친 후, 금융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해 지난해 오픈했다”며 “전면 재구축을 하면서 많은 것이 바뀌었고, 과도기 과정에서 장애가 일어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중화를 비롯해 시스템 장애 등을 전면 점검하고 정비했다”며 “시스템 접속량 폭증이나 장애 등에 대해 좀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진 담당관은 벤처기업에서 소프트웨어(SW) 개발 프로그래머로 경력을 시작해 전사적자원관리(ERP), 모바일게임 개발 툴 등을 개발하다 2007년 공직에 뜻을 두고 지식경제부로 입부해 SW 산업정책과 에너지사용량 감축 정책 등을 담당했다.

2010년부터 우본 금융분야 예금대체투자과와 금융기술기획과를 거쳐 현재는 디지털혁신을 담당하고 있다. 디지털혁신담당관은 우본의 디지털전환 전략과 우편, 금융, 사무 시스템의 안정적인 운영 및 정보보호 등 디지털에 관련된 모든 정책사항에 관여하고 있다.

다음은 진봉준 우정사업본부 디지털혁신담당관의 일문일답.

Q. 최근 AI가 IT인프라 등에 주요하게 융합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AI 전략을 어떻게 수립하는 중인가?

▲디지털화와 AI 도입을 함께 해야 하는 상황이다. 3개의 축이 있다. 물류 분야에서는 소포 상하차, 배달물량의 자동 분류, 물류자원 배분 전반에 AI를 적용한 자동화 프로세스를 개발해 적용할 계획이다. 창구분야에서는 시범 도입 중인 우편물 부피 자동측정장비를 확대 보급하고, 손글씨로 적혀진 우편물 수‧발신자 정보를 개체 인식과 AI-OCR기술을 통해 자동으로 시스템에 입력하는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키오스크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 고객을 위한 대화형 무인접수기기도 개발도 추진 중이다. 서비스 측면에서는 마이데이터 기반 개인화서비스 제공, AI챗봇을 활용한 고객상담 서비스, 보험 청약 및 지급심사 자동화 등에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Q. 우체국은 우편‧소포‧택배 등을 다루고 있다. 물류분야에서 디지털전환을 어떻게 꾀할 예정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물류의 디지털화가 첫 번째다. 기존엔 수작업도 많고 행선지도 일일이 분류해야 한다. 기계를 사용해 자동화하는 부분도 있지만, 라스트마일 쪽에선 아직도 수작업을 많이 하고 있다. 물량이 들어오면, 인적 자원과 차량 등을 분배하고 어떤 루트로 갈지 정해야 한다. 아직은 직원들의 경험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부분에 AI를 도입하면 자원들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수요 예측을 비롯해 최적화까지 가능해진다.

이에 물류 최적화 시스템 구축 사업을 올해 시작하려고 한다. 곳곳의 요소에서 자동화시킬 부분이 많고, AI와 소프트웨어도 필요하다. 과기정통부‧지자체와 협업해 지역 물류센터에서 최적화 시스템과 자동화를 도입하는 사업을 계획 중이다. 3개년도 사업으로, 올해 착수한다. 이번달 중 공고가 나온다. AI 데이터 분석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향후엔 최첨단 디지털기술들이 포함된 새로운 물류시설을 만들어야 할 때가 올 것이다.

Q. 마이데이터 사업에서도 AI를 접목할 계획이 있는가.

▲AI를 접목하면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올해 안에 AI까지 접목한 마이데이터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본인 데이터가 모이게 되면 이를 AI가 분석해 보험상품을 진단해주고, 재무설계도 해줄 수 있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공공쪽으로 특화시키고 싶다. 한 사람의 복지혜택, 세금 환급 정보, 공공요금 납부 안내 등 공공 관련 서비스를 한 곳에서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보고 싶다.

진봉준 우정사업본부 디지털혁신담당관. [© 우정사업본부]
진봉준 우정사업본부 디지털혁신담당관. [© 우정사업본부]

Q. 이같은 AI 전략을 통해 어떠한 효용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가.

▲무엇보다도 고객들에게 개선된 서비스를 제공해 만족도를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부 업무프로세스도 개선된다. 데이터와 AI를 활용해 개선 가능한 단순‧반복 성격의 업무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생산성을 높이고 자동화를 통해 직원들 근로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

Q. 예산은 충분한가?

▲우편, 예금, 보험 등 한 해 IT 관련 예산은 1500억원 정도다. 장비 리스 비용, 장비 교체 비용, 소프트웨어 라이센스 비용 등을 제외하면, 개발비로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은 IT 예산 3분의1 이하다. 개발 인력 확보에 아쉬운 부분은 있다.

Q. AI가 발전할수록, 보안도 강화해야 하는데 이에 대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

▲AI의 안전한 활용을 위해서 크게 두 가지가 전제돼야 한다. 먼저 인프라 구축 방식과 관련한 부분이다.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는 모델 알고리즘과 그래픽처리장치(GPU)로 대표되는 AI용 컴퓨팅 자원의 원활한 활용을 위해 민간 클라우드를 이용할 것인가 자체 구축할 것인가의 문제다.

외부 민간 클라우드 이용 시 지속적인 모델의 학습과 개선, GPU자원의 수급과 효율적인 활용 측면에서 장점이 있지만, 학습과 활용 과정에서 민감한 정보의 반출이 불가피해 정보보호 측면의 우려가 발생한다. 민간 클라우드서비스기업(CSP) 이용을 위한 국가기관용 서비스형AI(AIaaS) 개발‧출시 동향과 관련 가이드라인 제정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자체구축을 하거나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의 범정부 공통 인프라를 활용하는 경우, 정보보호 우려는 감소하겠지만, 지속적인 모델 업데이트와 GPU 효율적 사용에 대한 부담이 발생한다.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차원에서 추진하는 정부전용 초거대AI 인프라 구축 방향과 서비스별 요구사항에 따라서 적합한 대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학습용 데이터 확보 역시 중요하게 검토해야 하는 부분이다. 기존 데이터는 시스템 운영의 관점으로 수집되는 경우가 많아 활용이 어렵거나 전처리에 많은 비용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개인정보의 경우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부분을 비식별화해 활용해야 한다. 단순한 마스킹 처리뿐 아니라 개인을 유추할 수 있는 간접적인 정보도 세심하게 고려돼야 한다. 정형 데이터 경우 어느 정도 비식별화 처리가 가능하지만, 비정형 데이터의 경우 비식별화해야 하는 부분을 탐지하는 기술이 성숙하지 않아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책적‧기술적으로 이러한 문제들이 선결돼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 외에도 올해 우본은 보안 사각지대를 해소하고자, SSL가시화 장비 필요성을 확인해 도입을 검토 중이다. 주요 정보통신기반시설 취약점 분석 및 평가 사업도 추진한다. 단말에 설치된 보안프로그램(내PC 지키미, privacy-i 등) 사용자환경(UI)을 개선하고, 홈페이지 개인정보 유‧노출 탐지체계를 스케쥴러 방식에서 업로드 때 자동 탐지해 차단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개인정보 접속기록 역시 자동점검 및 탐지 대상 시스템을 확대해 접속기록 정기 점검에 대한 직원 부담을 경감한다.

Q. 지난해 1월 디지털혁신담당관으로 부임해 1년3개월이 지났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20년간 사용하던 시스템을 전면 재구축한 금융 차세대 시스템을 지난해 5월 공개했다. 구축 기간만 3년이 넘게 걸렸다.

Q. 연초에 우체국 금융 서비스 장애 사건도 겪었다. 후속 조치를 어떻게 취했는가.

▲원인은 네트워크상 문제로, 데이터가 정확하게 송수신되지 않았다는 점이 드러났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자원)으로 이관 후 공용으로 사용되는 네트워크 구간이 있는데, 이 부분에서 장애가 발생하면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프로토콜을 만들었다. 네트워크상 장애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체크포인트를 설정해, 판단할 수 있는 절차를 만들었다. 업무 프로세스를 정립해 유사한 문제가 생겼을 때 증상을 빨리 판단하고 담당자에게 빠르게 해결을 요청할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했다.

금융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했는데, 시스템이 워낙 방대하고 복잡하다. 이에 초기에 오류들이 있었다. 계속적으로 수정하고, 문제가 생길 만한 부분들을 전면 점검하고 수정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반복하고 있다. 또한, 금융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전체 이중화를 한다. 서버 한 대가 장애가 나더라도, 나머지 서버들은 제대로 동작을 한다. 관련 테스트를 최근에 다시 실시했고, 이중화에 문제 없다는 걸 확인했다. 고객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고가용성 시스템을 통한 중단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올해 우편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시스템 접속량 폭증과 장애 등에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금융에 이어 우편까지 클라우드로 전환하면, 클라우드 네이티브 직전 서비스형인프라(IAAS) 레벨 클라우드에 접어든다고 본다.

Q. 이 외 올해 주요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올해는 AI를 도입하는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해 금융사업에 AI를 도입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했었다. 우선순위가 높았던 건, AI를 활용한 지식 검색이었다. 예금 및 보험 상품이 다양하고, 관련 법제도도 복잡하다 보니, 이를 도와줄 수 있는 툴이 필요하다. AI로 답변을 해줄 수 있다면, 현업에서 일하는 직원들 효율도 상당히 올라갈 수 있다. 이에 생성형AI로 예금 상품 50개를 학습시켜봤다. 고연차 직원들에 비해, 초임 및 저연차 직원들이 도움이 많이 됐다고 하더라. 다만, 생성형AI 문제 중 하나가 할루시네이션(환각)이다. 업무에 있어선 치명적이다. 이에 관련 있는 내부 자료를 빠르고 정확하게 발췌하고 정리해서 꺼내서 보여주는 역할이 더 필요하다. 이에 지식 검색 용도의 스몰 모델을 내부에 구축하자는 결론을 얻었다. 프로토 타입을 해보면서, 어떤 수준의 AI가 필요한지 업무별로 차등 적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런 것들을 올해 많이 해보려고 한다.

우정사업본부 진봉준 디지털혁신담당관 약력

▲1977년생

▲1993년~1995년 경기과학고 졸업

▲1995년~2003년 KAIST 경영공학

▲2014년~2016년 미 플로리다 대학 MBA

<주요 경력>

▲1999년~2005년 벤처기업 프로그래머

▲기술고시 42회, 2007년 4월2일 임명

▲2007년~2010년 지식경제부 SW산업과, 에너지절약정책과 사무관

▲2010년~2014년 우정사업본부 금융총괄과, 예금대체투자과 사무관

▲2017년~2019년 우정사업본부 예금자금과장, 금융기술기획과장

▲2019년~2021년 우체국금융개발원 뉴욕사무소 파견

▲2022년 우정사업본부 보험대체투자과장

▲2023년~현재 우정사업본부 디지털혁신담당관

최민지 기자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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