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응' 이재용 주문 통했다…삼성전자 1Q 영업이익 931% 껑충 '어닝서프라이즈'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AI 선 대응'을 주문한 이재용 회장 전략에 각 사업부가 일제히 대응, 주효한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5일 삼성전자는 1분기 잠정 실적 매출 71조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 63조7453억원, 영업이익 6401억원을 기록했던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11.37%, 931.25% 증가한 수치다. 전분기(매출 67조7800억원, 영업이익 2조8200억원)와 비교해선 각각 4.75%, 134.04% 늘어났다.
이는 증권가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은 '어닝서프라이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각각 72조 6116억원, 5조1811억원이었다.
사업부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 같은 깜짝 실적은 본격적으로 개화하기 시작한 AI(인공지능) 시장에 선제 대응, 성과를 거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재용 회장은 그간 AI 기술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하며 삼성의 미래 전략에 AI를 중심으로 두어야 한다고 언급, 사업 준비를 주문해 왔다.
먼저 오랜 기간 적자를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던 DS(반도체) 사업부의 경우, HBM(고대역폭메모리) 중심으로 판매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HBM은 생성형 AI 서비스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신경망처리장치(NPU) 등에 들어가는 메모리로 그간 경쟁사 SK하이닉스가 최초 개발에 성공, 이후에도 새로운 세대의 HBM을 개발하며 시장에서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5세대 HBM3E에서는 삼성전자가 최초로 12단 적층에 성공하며 기술 리더십을 증명, 전체 HBM 판매에서 HBM3, HBM3E 등 첨단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HBM 서버와 SSD 수요에 적극 대응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MX(스마트폰) 사업부는 지난해 말 클라우드를 사용하지 않고 기기 자체에 AI 기능을 입힌 온디바이스 AI '갤럭시 S24'를 세계 최초로 출시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 2월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4% 증가한 1969만대를 기록, 시장 점유율 20%를 기록했다. 애플의 판매량은 1741만대로 점유율 18%를 기록, 1위 자리를 내줬다. S24 시리즈는 사전 예약 주문 기간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서유럽에서만 전년 대비 약 28%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국내에서도 전작 대비 약 22% 판매량이 증가했다.
이외 TV 사업을 담당하는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와 DA(생활가전) 사업부 역시 AI를 입힌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로 전 분기보다 수익성이 개선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1분기 실적 발표가 삼성전자 주요 사업부가 일제히 AI 시장 대응에 했다는 평가로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는 보폭을 더욱 넓혀나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아킬레스건으로 지적 받아왔던 HBM에서도 실마리를 찾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비메모리, DP 사업부에선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긴 하지만 메모리 DX 등 사업군 중심으로 성장세를 유지, 긴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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