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 변경 극약처방 줌인터넷…적자 기업 살아날까?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줌인터넷이 새 출발을 알렸다. 연초 대표 교체 후 사명도 이스트에이드로 바꿨다. 그간 추진하던 금융 사업을 포기하고 본래 사업인 포털에 집중한다는 계획인데, 전임 대표 임기 중 급감한 실적을 되돌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스트소프트의 자회사인 이스트에이드는 포털 사이트 ‘줌닷컴’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포털을 통한 광고 사업을 영위한다. 세부적으로 네이버와의 계약을 통해 클릭당 광고비가 부과되는 검색 광고와 배너를 이용한 디스플레이 광고, 쇼핑 광고 등으로 구분된다.
이스트에이드는 2023년 매출액 138억원, 영업이익 –61억원, 당기순이익 -7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39.6% 줄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7억원, -24억원에서 큰 폭으로 늘었다. 큰 폭의 적자에 이익잉여금도 –25억원의 결손금으로 바뀌었다.
실적 악화의 요인은 분명하다. 이스트에이드의 핵심 사업인 광고 사업의 부진과 신사업으로 추진하던 금융 사업의 실패다. 그리고 그 기간은 지난 연말 자리에서 물러난 이성현 대표의 임기 기간과 일치한다.
이스트에이드의 광고 사업은 수년간 부진이 반복됐다. 2018년 239억원이었던 광고 사업 매출은 2023년 88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특히 2021년부터 감소폭이 두드러졌는데, 2022년과 2023년 전년대비 31.3%, 41.4%씩 큰 폭으로 줄었다. 이전부터 정체기를 맞이했지만 본격적인 하락이 시작된 것은 2021년부터다.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에서 핀테크 사업 총괄을 역임한 이 대표는 2021년 2월 이스트에이드 대표로 취임했다. 딜로이트컨설팅, 베인앤드컴퍼니 등을 거친 금융 전문가로, 그는 이스트에이드를 핀테크 기업으로 변모시키는 작업을 계속해서 추진했다. 증권사와 협력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를 개발하거나, 증권 정보에 특화된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의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스트에이드의 금융 사업은 철저하게 실패했다.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은 KB증권과 함께 추진한 ‘프로젝트바닐라’다. 당시 토스증권 등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해 ‘쉬운 주식거래’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웠지만 성과는 전무했다. 1년도 운영하지 않고 서비스를 종료했는데, 이스트에이드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프로젝트바닐라로 누적 –4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발표했다.
프로젝트 바닐라 외에 포털사이트 줌에 투자 콘텐츠 플랫폼인 ‘줌투자’,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 ‘겟스탁’, 투자정보 플랫폼 ‘인스베팅뷰’ 등을 출시했지만 출시하는 족족 실패했다. 이스트에이드의 금융 신사업 추진이 ‘금융 외도’로 평가절하되는 이유다.
사업이 악화됐지만 경영진의 주머니는 두둑해졌다. 사업 부진의 최대 책임자인 이성현 대표는 2022년과 2023년 5억원을 넘는 보수를 챙겼다. 2022년에는 급여 3억2000만원에 전년도 성과를 반영한 2억2400만원의 상여금을 더한 5억4400만원을, 2023년에는 급여 3억2500만원에 퇴직금 1억7500만원을 더한 5억여원을 받았다. 이스트소프트그룹에서 최근 몇년간 5억원이 넘는 급여를 받은 것은 그가 유일하다.
이스트소프트그룹의 김장중 회장도 지난 1월23일 보유하고 있단 주식 18만주 중 10만주를 장내 매도했다. 매도단가는 4137원이다. 현재 기업 주가는 2905원으로 김 회장의 매도가 대비 29.7% 하락했다.
한때 모기업의 부진 속 든든한 캐시카우가 돼 주던 이스트에이드가 몰락하자 그룹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스트소프트는 2023년 연결 기준 매출액 925억원, 영업이익 –81억원, 당기순이익 –103억원을 기록했다.
이스트에이드는 돌파구를 찾기 위해 연초 신임 대표를 영입했다. 미디어 및 광고 전문가인 김남현 대표가 주인공이다. 무너진 이스트에이드를 부활시키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하지만 상황은 쉽지 않다. 포털사이트인 줌의 경쟁력 약화됐기 때문이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네이버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내세우며 그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모회사인 이스트소프트와 AI 협력을 하겠다지만 이스트소프트가 보유한 것은 가상인간 제작과 같은 영상 AI 분야로, 어떤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에 더해 인력 유출도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2월 기준 이스트에이드의 직원은 69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1년간 퇴사율은 67%에 달한다. 2020년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대표가 의욕적으로 나선다고 해도 손발이 부족하다.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만큼 대대적인 인력 충원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가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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