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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트닷넷] OTT 광고요금제, 광고주에 매력적일까?

강소현 기자
[ⓒ티빙]
[ⓒ티빙]

[IT전문 미디어 블로그=딜라이트닷넷] 최근 티빙이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중 최초로 광고요금제를 선보였다.

티빙을 시작으로 다른 토종 OTT도 광고요금제를 선보일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제도적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티빙은 지난 4일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를 새롭게 선보였다. 월 구독료는 5500원으로, 현재 티빙의 최저가 요금제인 ‘스탠다드’ 이용권(1만3500원)보다 8000원 저렴하다.

이 요금제는 콘텐츠에서 광고를 제공하는 대신 구독료를 낮춘 것이 특징이다. 국내외 OTT는 이런 광고요금제가 가입자 성장세 둔화 타개책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가입 진입장벽을 낮춰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본 것이다.

실제 넷플릭스는 광고요금제 출시가 신규 가입자 유입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2022년 11월 넷플릭스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캐나다, 독일, 이탈리아, 일본, 호주 등 12개국에서 '광고형 베이직(Basic with ads)' 요금제를 선보인 바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직후 보낸 주주서한에서 “2023년 4분기도 전 분기와 마찬가지로, 광고요금제 가입자가 직전분기 대비 거의 70% 증가했다”라며 “올 2분기 캐나다·영국을 시작으로, 광고 없는 가장 싼 기본 요금제(베이직)를 폐지하는 동시에 광고주를 위해 계속해서 (광고) 적중률을 개선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티빙의 광고요금제는 콘텐츠에서 광고를 제공한다는 것 외에는, 기본 요금제인 ‘스탠다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동시 시청 가능 디바이스의 수(2개)와 화질(10800p)도 모두 동일하다.

평소 콘텐츠를 미리 내려받아 오프라인 환경에서 시청해 온 이용자라면 불편함은 있겠다. 광고요금제에서 다운로드 가능한 횟수는 15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스탠다드 기준 콘텐츠 다운로드 가능 횟수는 300회다.

그렇다면 광고는 이용자의 시청경험을 헤칠 정도일까?

개인적으로 큰 불편함은 없었다. 광고는 콘텐츠 재생 시작 전과 중간에 표시되는데 광고의 길이가 넷플릭스와 비교해 짧았다.

광고길이는 1편당 12초로, 한번에 최대 2개가 재생됐다. 콘텐츠당 광고 구간은 대략 4번에서 6번 정도 있었는데, 광고의 길이와 개수가 매번 일관된 건 아니다.

요금제에 대한 개인적인 총평은 레거시 미디어를 상대로 OTT만의 차별성이 약화된 것 같아 아쉬웠지만, 가격은 보다 합리적이었다.

그렇다면 광고주의 입장에서도 ‘티빙’은 매력적일까. 업계에선 티빙이 최근 오리지널 및 독점 콘텐츠가 연이어 흥행을 기록한 가운데, 광고요금제를 도입하기엔 적기라고 평가한다.

실제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은 지난 2월 한달동안 73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며, 월간 급상승 애플리케이션(앱) 순위 5위에 올랐다. 총 MAU는 656만3522명으로, 전월대비 무려 13% 증가했다.

이용자가 급증한 배경엔 오리지널 및 독점 콘텐츠의 흥행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12월부터 공개한 ‘이재, 곧 죽습니다’, ‘환승연애3’, ‘LTNS’ 등 오리지널 콘텐츠는 물론, OTT 독점 확보한 ‘내 남편과 결혼해줘’, AFC 스포츠 중계 등이 연이어 흥행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에는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중계권도 확보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전문가는 “최근 넷플릭스 콘텐츠를 보면 과거보다 관리가 잘 안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반면, 티빙의 콘텐츠는 평가가 꽤 일관적인 상황”라며 “또 (티빙은) 2030 여성층이 좋아하는 플랫폼이었던데다 최근 그 연령층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는 점에서 광고주에 더 매력적으로 와닿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다만 광고요금제 활성화를 위해선, 정부의 제도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디지털화된 환경에 비해 광고 판매와 거기에 대한 성과 측정 방식은 구시대적이라는 평가다.

무엇보다 현행법이 TV광고와 디지털광고를 분류하고 있어, 광고주 입장에선 계약의 번거로움이 있다.

현행법상 지상파방송사와 종합편성채널방송사는 방송광고 판매대행 기관인 ‘미디어렙’을 통해서만 방송광고 거래를 할 수 있는데, 미디어렙은 방송광고 외 광고, 즉 모바일이나 인터넷(PC) 등 온라인 광고를 판매할 수 없다.

예컨대 광고주가 종합편성채널방송사인 JTBC 프로그램에 광고를 싣고 싶다면, JTBC 미디어렙하고 티빙하고 각각 계약을 해야한다. 티빙을 통해 송출되는 JTBC 프로그램 속 광고는 TV광고가 아닌 디지털 광고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방통위도 이런 부분들에 공감해, 미디어렙사가 방송과 연관된 온라인광고를 방송광고와 결합판매하도록 허용하는 '크로스미디어렙' 도입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강소현 기자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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