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 과일값 1000원이 가능?…알리發 출혈경쟁 시작됐다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최근 최소한의 마케팅 비용을 쓰는 등 효율적인 비용 통제로 호실적을 거두거나 흑자로 돌아선 한국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들이 알리익스프레스로부터 출발한 출혈 경쟁에 쓴웃음을 짓고 있다.
‘물량 공세’를 앞세운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 이하 알리)의 위협이 본격화됨에 따라 부담을 느끼는 이커머스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예정에 없던 비용 지출 카드를 만지작하는 모양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알리를 시작으로 쿠팡, 신세계 이커머스 계열사들까지 ‘셀러 모시기’에 이어 소비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마케팅비 지출을 지속함에 따라 타 K-이커머스 플랫폼 및 중소 통신판매업체 부담감이 함께 늘고 있다.
알리는 한국 상품관 케이베뉴(K-venue)를 기준으로 지난 18일부터 ‘1000억 페스타’ 행사를 시작했다. 특히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10시 정각에 시작하는 타임 세일 상품인 선착순 ‘타임딜’을 통해 논산 설향 딸기(750g) 등 신선식품을 1000원에 팔았다. 할인가 2만5000원은 알리의 마케팅 비용으로 메꿔졌다. 행사는 1분 만에 마감됐다.
알리에 따르면 행사 기간 상위권 상품군은 ▲즉석밥 ▲게이밍 모니터 ▲망고 ▲로봇 청소기 ▲무선 블루투스 이어폰 순으로 집계됐다. 타임딜은 평소보다 더욱 빠르게 마감됐다. 당초 상품이 품절 되는 시간은 10초 정도였으나, 최근 이벤트를 통해 빠른 속도로 소비자들을 모았다.
1000억 페스타의 일환으로 진행한 ‘10억 팡팡 프로모션’ 역시 타임딜처럼 많은 소비자가 몰렸다. 알리는 이번 이벤트를 통해 1350원, 1만원, 10만원, 30만원, 100만원 등 무작위로 쿠폰을 제공했다. 회원 ID당 1회 시도할 수 있었지만, 쿠폰은 사실상 모든 참가자에게 지급됐고, 이는 17만명에게 뿌려진 뒤 마감됐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100만원 쿠폰을 받았다는 인증사진이 화제를 모았다. 당첨된 이는 36만원 상당 에어팟 2개와 30만원대 삼성전자 스마트 모니터를 구매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심지어 100만원 쿠폰이 당첨된 계정을 80만원에 판매한다는 글까지 등장했다.
이같은 마케팅은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도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쓰거나 현재도 쓰이는 방법이다. 이달에는 위메프가 200억원 규모의 적립금을 15만명에게 지급하는 행사를 펼쳤다. 최근엔 쿠팡이 이른바 ‘1400만 와우 회원 활용법’을 필두로, 초저가를 무기로 치고 올라오는 알리,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에 맞서기 위해 대량 혜택을 풀었다.
바로 쿠팡플레이에서 한국 최초 MLB 정규시즌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개막전을 송출하는 한편, 와우회원을 위해 쿠팡이츠 무제한 무료배달까지 발표한 것.
특히 쿠팡은 무제한 무료배달을 통해 한번 배달에 최대 7000원까지 높아진 배달비 부담을 없애겠다는 포부다. 기존 소비자에게 부과했던 배달비를 쿠팡이 지불하는 방식이다. 이는 업계 후발 주자인 쿠팡이츠, 쿠팡플레이도 함께 키우는 동시에 회원 수를 늘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가 하면 오는 4월1일, 신세계그룹은 상반기 최대 쇼핑 행사 ‘랜더스데이’를 시작한다. 올해는 신세계그룹 계열사가 총 출동하는 역대 최대 랜더스데이 행사로, 지난해 행사 규모보다 2배 커진 약 1조원 규모의 초대형 쇼핑 혜택을 선보일 예정이다. SSG닷컴·G마켓 등 온라인 계열사들은 일주일 동안, 이마트·신세계 등 오프라인 계열사들은 오는 4월5일부터 7일까지 집중적인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처럼 이커머스 업체들이 앞다퉈 초저가 경쟁을 시작한 가운데 국내 업체들도 각종 소비자·판매자 우대정책을 쏟아내는 중이다. 그러나 어려움을 겪어왔던 판매업체들은 줄폐업을 이어가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통신판매업체는 7만8580곳으로, 전년보다 37.3% 늘었다. 이는 역대 최다 수치다. 올해는 2월까지 2만4035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쿠팡, 11번가, G마켓 등 국내 이커머스에서 구매할 수 있는 대부분 제품을 알리에서도 살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즉, 알리가 그간 펼쳐왔던 초저가 전략을 국산 제품에서도 그대로 적용시킬 수 있게 된 셈이다. 알리가 출구 없는 가격 경쟁으로 불을 지핀 가운데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출혈을 감내하더라도 소비자 유인책을 찾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내실 다지기에 전념해왔던 업계가 올해 비용을 차근차근 계획적으로 쓰며 매출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을 취하려 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알리가 막대한 지출을 행함에 따라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며 “지난해 혹은 지난 분기 겨우 흑자로 돌아선 곳들에선 난감해 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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