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클로즈업] 안랩, 4년간 3개사 인수…V3신화 탈피, 新성장동력 확보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안랩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인수 전략을 꾀하고 있다. 안랩은 최근 4년간 시장에서 주목하는 인공지능(AI), 운영기술(OT), 클라우드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기업 3곳을 인수했다.
안철수연구소(현 안랩) 역작으로 꼽히는 국내 대표 안티바이러스 솔루션 ‘V3’ 명성에만 머물지 않고,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대응해 차세대 성장동력을 반드시 확보하겠다는 각오가 엿보인다.
◆안랩의 인수 기록, 신사업과 통한다
그동안 안랩은 안티바이러스 솔루션과 보안관제 서비스를 대표 사업으로 운영해 왔다. 물론,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지만, 대표 사업의 명성을 넘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기술 변화가 심화하면서 AI·클라우드 등 새로운 시장이 열리자, 안랩은 신사업 기회를 공격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우선, 안랩은 2020년 1월 AI 정보보안 스타트업 ‘제이슨’을 인수했다. 안랩은 제이슨 지분 60%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제이슨은 안랩의 AI 기반 관제시스템 전문 자회사로 편입됐다.
2017년 4월 설립한 제이슨은 AI 기반 내부 통제와 정보유출 방지, IT 운영과 장애 예측 시스템 ‘제이머신’을 개발했다. 안랩이 제이슨을 인수한 이유는 AI 보안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과 금융 등에서 AI 활용이 커질 것이란 전망과 함께, 관련한 보안 기술 대응이 필요해진 상황이다.
이에 안랩은 제이슨을 인수해 AI 기반 이상행위 분석 솔루션 사업분야를 강화하고, 제이슨 기술을 접목해 기존 솔루션과 서비스를 고도화하기로 했다. 나아가, AI 기반 클라우드 보안관제에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제이슨은 삼성생명과 협력하는 성과를 내놓은 바 있다. 제이슨은 삼성생명과 AI 기반 금융IT 관제시스템 공동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IT시스템 이상징후 사전예측모델을 공동개발하고, 금융IT 및 사이버보안에 AI를 확대적용하는 협력을 꾀한다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안랩은 제이슨을 인수한 이듬해인 2021년 7월 OT보안 솔루션 전문기업 ‘나온웍스’를 인수했다. 안랩이 확보한 나온웍스 지분은 60%다.
OT보안 투자는 제조, 건설, 교통, 의료 등 전방위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기에, 안랩은 OT분야에서 선도적 위치를 점유하고 싶어 했다. 강석균 대표가 “안랩은 2020년부터 OT보안을 도전과제로 삼아왔다”고 언급할 정도다. 관련해 안랩은 나온웍스 인수 전 2020년 7월 ‘OT 보안관제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나온웍스 경우 스마트팩토리,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발전소, 수소 충전소 등 생산‧기반 시설을 이미 고객으로 확보한 상황이었다. 2007년 설립한 나온웍스는 음성 인터넷 프로토콜(VoIP) 보안을 시작으로 산업제어프로토콜 일방향 보안 게이트웨이, 산업제어시스템 이상 행위 탐지 등 OT 보안 분야 솔루션을 개발해 왔기 때문이다. 일례로, 나온웍스는 안랩에 인수된 지 한 달만인 2021년 8월 미국 인텔과 개방형 유정제어기 관련 라이선스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나온웍스를 인수한 안랩은 OT보안 라인업을 빠르게 강화했다. 양사는 2022년 10월 OT 가시성 및 위협탐지 모니터링 솔루션 ‘CEREBRO-IDS’를 공동 개발 후 시장에 내놓았다. 이듬해 7월엔 기능과 성능을 업그레이드 후 OT환경 가시성과 위협 대응 역량을 강화한 ‘CEREBRO-XTD(eXtended Threat Detection)’를 공개했다.
◆전방위 클라우드보안 드라이브…안랩, 150억원 투입한 배경
AI와 OT보안에 이어 안랩이 주효하게 생각하는 신사업은 클라우드보안이다. 지난해 안랩 실적 향상을 견인한 분야 중 하나가 클라우드보안이다. 클라우드 워크로드 보안 플랫폼 ‘안랩CPP’와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안랩 클라우드’가 전년 대비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디지털전환 흐름에 맞춰 전 산업분야가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있고, AI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선 클라우드가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보안기업들은 클라우드 보안으로 사업을 빠르게 재편했고, 국내 보안기업들도 이러한 추세에 합류하는 중이다.
이를 방증하듯 안랩은 지난 11일 공시를 통해 150억원을 투입해 ‘클라우드메이트’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안랩은 다음달 클라우드메이트를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이미 안랩은 클라우드 보안 제품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는 한편,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며 큰 관심을 드러내 왔다.
앞서, 안랩은 2019년 7월 클라우드 데이터 보안 스타트업 ‘스파이스웨어’ 전략적 제휴 및 투자를 진행했고, 2021년 1월 클라우드 보안 스타트업 ‘아스트론시큐리티’ ‘테이텀’에 투자했다. 2022년 3월에도 클라우드 보안 전문기업 ‘모니터랩’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투자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안랩은 스파이스웨어 17.6%, 아스트론시큐리티 9.8%, 테이텀 10.4%, 모니터랩 4.8%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클라우드 보안 포트폴리오도 강화했다. 2020년 6월 ‘안랩CPP’ 출시에 이어, 지난해 3월 네트워크 보안 제품을 클라우드 환경에 맞게 최적화한 클라우드 네트워크 보안 제품군 3종 ▲안랩 v트러스가드(클라우드 네트워크 방화벽) ▲안랩 vAIPS(클라우드 IPS) ▲안랩 vTMS(클라우드 네트워크 위협 관리 시스템)을 내놓았다. 2021년 2월엔 클라우드 설계부터 구축, 운영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보안 특화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안랩 클라우드’를 선보였다.
클라우드를 드라이브하기 위한 조직체계도 갖춰진 상태다. 안랩은 내부 판매조직과 연구개발 조직에 ‘클라우드’를 적용했다. 판매조직 내엔 클라우드사업본부를, 연구개발 조직 내에 클라우드 개발실이 편성돼 있다.
다만, 경쟁사들도 클라우드보안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니언스는 지난해 클라우드 서비스 전문기업 ‘클라이온’ 지분 27.73%를 인수했고, SK쉴더스도 지난해 클라우드 보안기업 인수합병(M&A)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안랩은 지난해 전략적 제휴 체결을 맺은 클라우드메이트를 인수해 기술적‧사업적 시너지를 빠르게 꾀하겠다는 복안이다.
한편, 안랩은 클라우드메이트 주식 348만8372주를 취득해 지분 95.71%를 인수하기로 했다. 취득금액은 약 150억원으로 자기자본의 5.8%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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