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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좋게 '홍콩ELS 사태' 비켜갔던 우리은행… 글로벌 증시 폭락, 'ELS 상품' 괜찮나

강기훈 기자
ⓒ우리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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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국내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우리은행에 일부 투자자들이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최근 미국발 관세 여파로 세계 증시가 폭락을 거듭해서다.

KB국민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홍콩H ELS 사태가 불거지면서 ELS 상품 판매를 중단했으나 당시 우리은행은 ELS상품 판매액이 적어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아 ELS 관련 상품을 지속해왔다.

8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측은 "ELS 가입자가 적고 상품 자체가 큰 손실이 나지 않도록 설계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전 세계 증시의 바닥권이 어딘지 모르는 만큼, 은행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은 현재 미국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을 비롯해 닛케이225 등 해외 지수를 기반으로 한 ELS 상품을 판매 중이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 사이에서는 우리은행발 ELS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ELS는 주가와 연동된 상품이기때문에 최근 변동성이 극도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보편 및 상호관세를 물릴 것을 발표했다. 이에 3일부터 나스닥은 이틀 연속으로 5% 이상 폭락했다.

일본의 닛케이225 또한 7일 기준 무려 전일 대비 -7.8% 가량 하락해 약세를 보였다. 대만 가권 지수는 이날 전일보다 -9.7% 떨어졌으며, 홍콩 H지수 역시 -13.7% 하락했다.

한편 ELS 상품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우리은행 측은 선을 그었다. "제2의 홍콩 ELS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애초에 ELS 상품에 가입한 사람이 적어 만약 피해액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수조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한 홍콩 ELS 사태 수준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또 고점 대비 45% 가까이 폭락해도 손실을 보지 않도록 설계했기에 확정적으로 손실을 보는 투자자는 극히 드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작년 주력 ELS 상품의 만기 배리어를 기존 65%에서 55%로 하향 설정해 출시했다. 배리어를 낮출수록 손실을 볼 확률이 줄어들게 된다.

가령 만기 배리어가 55%인 상품을 가입했을 경우, 만기 때 지수가 상품 가입 당시와 비교해 45% 이상 하락하지 않는다면 투자자는 원금과 수익금을 모두 챙길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은행이 향후 혹시나 발생할 손실 사태에 대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 또한 존재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닛케이 지수를 예로 들면, 최고점이 4만2426이고 이날 3만3136인데 최고점에 ELS를 가입한 사람이 손실을 보려면 만기일 때 지수가 2만3334까진 하락해야 한다"며 "아직은 손실을 본 투자자가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미국발 관세 여파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고, 주가 바닥을 예측할 수 없다"며 "아무리 ELS가 원금 보장이 안되는 상품이라지만 향후 수십억 단위 손실 사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상품 판매 중지를 비롯한 대책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기훈 기자
kk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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