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만난 韓 게임사… VR 콘텐츠 ‘게임체인저’ 기대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지난달 27일 한국을 찾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의 숨가쁜 2박3일 일정이 마무리됐다. 이 기간 그와 만나 사업을 논의한 다양한 국내 기업 중엔 국내 가상현실(VR) 게임 개발사도 있었는데, 긴밀한 협업 속에서 이들이 VR 생태계 ‘게임체인저’로 거듭날지 관심이 쏠린다.
저커버그는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메타 코리아 본사에서 업스테이지·프렌들리AI·매스프레소·데브즈유나이티드게임즈·스토익엔터테인먼트 등 5개 업체와 1시간 가량 만남을 가졌다. 대담 내용은 비공개로 부쳐졌지만, 전반적으로 메타와의 긴밀한 협업과 관련한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데브즈유나이티드게임즈와 스토익엔터테인먼트는 VR 게임 콘텐츠 개발사다. 이들은 앞서 메타퀘스트 스토어를 통해 게임을 선보인 이력이 있다.
스토익엔터테인먼트는 ‘월드워툰즈: 탱크아레나’를 메타 스토어를 통해 서비스하고 있다. 오는 5월엔 ‘탱크아레나얼티밋리그’를 메타 스토어에 추가 론칭한다. 데브즈유나이티드게임즈는 메타 퀘스트의 전신인 오큘러스퀘스트2로 출시돼 1000만 달러 매출을 기록한 ‘리얼VR피싱’을 개발한 게임사다.
저커버그가 이들을 만난 배경으로는 VR 기기 및 플랫폼 경쟁이 심화하는 최근 시장 상황이 꼽힌다. 애플 비전 프로라는 강력한 경쟁자 등장으로 업계 약점이면서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대목인 콘텐츠 중요성이 더욱 강조됐는데, 이에 잠재력을 보여준 한국 게임사와 관계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실제, 메타는 게임을 VR 및 확장현실(XR) 주요 콘텐츠로 삼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구독 서비스 ‘퀘스트플러스’로 게임을 제공하고, MS의 게임 플랫폼 엑스박스(Xbox)와도 협력을 강화하는 등 콘텐츠 수급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메타는 이날 자리한 게임사 외에도 다양한 국내 게임사와 협력을 지속해왔다. 스코넥엔터테인먼트는 메타로부터 개발비 일부를 지원 받아 작품을 개발 하고 있다. VR 1인칭 슈팅(FPS) 게임 ‘스트라이크러시’는 올 2분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혼합현실(MR) 게임 ‘트래블러’는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이다.
메타 스토어를 통해 ‘다크스워드’를 출시해 흥행에 성공한 컴투스의 VR 게임 전문 개발사 컴투스로카도 메타와 돈독한 관계를 자랑하고 있다. 메타는 퀘스트3를 발표하는 쇼케이스에 컴투스로카를 초청하고, 다크스워드를 오프라인 전시장에서 시연하도록 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선 바 있다.
김홍석 스토익 대표는 <디지털데일리>에 “저커버그 회장이 빠듯한 방한 일정 중에서도 시간을 내 콘텐츠 업체들과 미팅하는 것을 보고, 가상현실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있어서 하드웨어 뿐 아니라 콘텐츠 중요성 또한 잘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현재 메타 스토어는 미국과 유럽 개발사 중심이지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개발사 저력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저커버그가 바쁜 일정 속에서도 국내 게임사를 만난 건 이들을 주요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다는 얘기”라며 “비전 프로와 경쟁에서 이기려면 양질의 콘텐츠가 중요하다. VR·XR 시장의 약점이라고 하면 킬러 콘텐츠가 없다는 점인데, 이를 선점하는 플랫폼이 앞서나갈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증권가는 비전 프로 등 신규 디바이스 출시를 통해 침체됐던 XR 시장이 재차 활기를 띨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삼성증권 유승민 연구원은 “글로벌 XR 시장은 디바이스 판매 부진으로 23년 소폭 역성장했으나, 올해는 빅테크 기업들의 신규 XR 디바이스 출시가 예정돼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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