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4]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향한 글로벌 보안기업들…국산은 '잠잠'
[디지털데일리 김보민기자]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막을 올린다. 올해 주제는 '퓨처 퍼스트(Future First)'로, 국내 대표 기업들은 차세대 사업 전략을 소개하기 위해 이곳 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국산 보안기업은 한국에 머무르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마케팅 행보에 나선 외산 보안기업과 대비되는 행보다. 국산 기업은 투자 대비 마케팅 효과가 작다는 이유를 들고 있는데, '해외 진출'이라는 숙원 사업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26일 MWC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올해 MWC 행사에 참여하는 글로벌 보안기업은 팔로알토네트웍스, 트렌드마이크로, 포티넷, 아카마이 테크놀로지스, F5 등이다. 이들 기업은 전시 부스를 차리거나 주요 스피치 세션에 참가해 올해 사업 전략과 제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특히 '퓨처 퍼스트'라는 올해 MWC 주제에 발맞춰, 사이버보안에 특화된 솔루션과 서비스를 선보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최근 사이버보안 시장은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공격자들로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참가 기업은 이러한 흐름 속 주목을 받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앱 및 모바일 서비스 ▲디지털 아이덴티티 및 인증 ▲네트워크 보안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사물인터넷(IoT) 등을 고객사 및 방문객에게 알린다.
그러나 해당 사업군에서 활약하고 있는 국산 기업은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국내 보안기업 관계자는 "주력하고자 하는 고객층이 달라 MWC에는 참여를 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고, 다른 기업 관계자 또한 "국산 기업이 MWC 현장에서 주목을 받기 힘든 만큼 투자 대비 성과가 미비하다는 분위기가 깔려 있다"라고 설명했다. 대다수의 보안기업이 해외 진출 혹은 글로벌 사업 확장을 주요 목표를 내세운 가운데 MWC를 '패싱'한 것이 아니냐는 일부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유럽 시장에 대한 국산 보안기업의 관심이 크지 않은 점도 참가율 부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은 미국, 일본, 동남아, 중동 지역에서 글로벌 사업을 펼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다만 해당 시장에 이미 선두주자로 활약하는 현지 기업이 많을뿐더러, 한국 기업이 낄 틈새시장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한 우려는 지난 22일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정기 총회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임차성 KISIA 수석부회장은 국내 기업의 글로벌 사업 현주소와 관련해 "해외에서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며 수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라며 "공동 연구·개발(R&D) 사업은 물론, 기업들 간 협력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럽은 보안 업계가 빼놓을 수 없는 시장 중 하나다. 모바일, IoT는 물론 모빌리티, AI 등 차세대 산업에 보안 솔루션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진 상황이다. 유럽은 의회에 사이버보안 책임자를 두는 등 관련 영역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 보안 기업들이 이번 전시에 이름을 올린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국산 기업들이 단일 참가가 아니더라도 국가 전체 보안 역량 체계를 알리는 방식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필요가 커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국산 보안 기업의 경우 1000억원 매출을 넘는 곳이 많지 않고, 글로벌 경쟁사에 비해 사업 볼륨이 크지 않아 개별 단위로 해외 전시회에서 주목받는 일이 쉽지 않다. 국내 보안업계 관계자는 "협회 혹은 정부 정책 단위에서 민간 기업 지원책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라며 "그렇지 않으면 매년 글로벌 행사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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