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뉴삼성] 애플에 뺏긴 스마트폰 왕좌…AI폰 '갤럭시S24' 탈환 '청신호'
[디지털데일리 옥송이기자] 법원이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회계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1심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사실상 경영 복귀 청신호가 켜지면서 이 회장의 경영 정상화에 시선이 쏠린다. MX부문에서는 AI폰 흥행을 통해 스마트폰 출하량 세계 1위 자리 탈환이 과제로 꼽힌다.
5일 서울중앙지법 형상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지귀연·박정길)는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이 회장의 1심 선고 공판에서 승계 과정에 불법행위가 없었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합병은 양사의 합병 필요성 등의 검토를 거쳤기에 그 사업성이 인정된다고 본다"며 "(합병 과정에서) 양사의 이사회를 거친 것을 보면 이 회장의 지배력 강화만이 합병의 목적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등 나머지 피고인 13명에게도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1심 결과가 나오자 삼성 관계자들은 "고생했다"며 서로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다만 1심에 불과하고, 검찰의 항소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이 회장은 지난 2015년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삼성 미래전략실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추진하고 회계부정·부정거래를 저지른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3년 2개월동안 부당합병 사건의 재판은 총 106차례 열렸다. 이 회장은 해외순방 일정 등 주요 일정을 제외하고 95 차례 법정에 출석했다. 일주일에 두 번씩 법원에 출석하기도 했다. 사법리스크가 경영 행보에 제약이 된 이유다.
법원이 이번 1심 판결로 사실상 삼성의 손을 들어주면서 이재용 회장은 오랜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 경영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지난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멈춘 M&A를 비롯해 미래 투자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 회장이 사법리스크의 영향권에 있는 동안 삼성전자는 해결하지 못한 과제가 산적했으나,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부문의 경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 복귀가 당면 숙제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에게 1위 자리를 뺏겼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 점유율은 19.4%로 전년보다 2.3% 하락했다. 반면 애플은 전년보다 1.3% 상승해 20.1%의 점유율을 보였다. 글로벌 무대에서 중저가 전략을 함께 펼치는 삼성전자가 출하량에서 애플에게 밀린 것이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부문의 지난해 실적도 줄어들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MX를 포함하는 모바일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지난해 4분기 매출 39조5500억원, 영업이익 2조6200억원을 기록했다. MX사업부는 신모델 출시 효과가 둔화되면서 스마트폰 판매가 감소해 전분기 대비 매출 및 이익이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둔화하는 MX부문 성장세를 프리미엄군, 특히 AI폰으로 만회할 계획이다. 지난달 19일부터 25일까지 진행한 갤럭시 S24 시리즈의 사전판매 기간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총 121만 대를 판매했다. 역대 갤럭시S 시리즈 사전 판매량 중 가장 많은 기록이다. 일 평균 판매량도 17만3000여 대로 집계됐다. 지난 31일부터 한국,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인도, 싱가포르 등 120여 개국에 순차 출시하고 있다으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인도 시장에서는 사전 예약 3일 만에 25만대가 판매됐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컨퍼런스콜에서 "갤럭시 AI가 모바일 AI의 글로벌 기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갤럭시 S24 시리즈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위치를 공고화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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