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11 확산보다 AI '코파일럿' 확대에 초점 맞춘 MS, 왜?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2021년 10월 선보인 자체 운영체제(OS) 최신 버전 윈도11의 확산이 지지부진함에도 불구하고 '게임 체인저'로 일컬어지는 업무 보조용 AI '코파일럿'의 적용 범위를 윈도10까지 확장했다. 업계에서는 MS가 운영체제보다는 AI 브랜드 띄우기에 우선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출시 2년이 지난 지금도 이전 버전인 윈도10 점유율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MS는 생성형 AI 기능 ‘코파일럿’ 확대를 위해 코파일럿 적용 범위를 윈도10까지 확장하면서 사용자 입장에선 윈도11을 써야만 하는 동기가 한층 더 약해졌다.
8일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MS 윈도 버전별 점유율에서 윈도11은 2위로 26.54%다. 같은 기간 윈도10 점유율은 67.4%로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와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윈도 버전별 점유율은 윈도10이 75.7%로 가장 높고, 윈도11은 23%로 확인됐다. 기술지원이 종료된 윈도7 사용자는 1%로 전세계 점유율 3.3% 대비 낮은 편이다.
전체 데스크톱 OS 가운데 시장점유율로 보면 MS 윈도는 72.72%다. 2위인 애플 맥OS는 16.38%로 윈도와 약 4.5배 차이 난다.
모바일에 비해 데스크톱은 최신 OS버전이 출시될 때 전환 속도는 훨씬 더딘 편이다. PC 교체주기가 길어졌을 뿐 아니라, 사용자들은 기존에 사용 중인 소프트웨어(SW)와 호환성, 달라진 사용자 인터페이스(UI)에 대한 불편함으로 즉시 전환을 꺼리는 추세다. MS가 기존OS 이용자들이 최신OS를 이용하도록 무료로 지원을 함에도 성장이 더딘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 이번 윈도11은 이전에 OS가 출시됐을 때보다 점유율 확장이 더 느린 편이다. 윈도11은 2022년 12월 16.97%에서 지난해 12월 26.54%로 9.57%포인트(p) 증가에 그쳤다.
이는 기술지원이 종료된 윈도7에서 전환한 사용자를 흡수한 영향이 더 두드러져 보인다. 윈도7은 2022년 12월 11.2%에서 작년 12월 3.35%로 크게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윈도10 점유율은 67.95%에서 67.42%로 실상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사용자들이 윈도11로 반드시 전환해야 할 ‘킬러 콘텐츠’가 부족한 상태라고 풀이할 수 있다.
MS는 지난해 연례 개발자 행사 ‘빌드2023’에서 “윈도11에 AI비서 ‘코파일럿’을 기본으로 내장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생성AI가 급속도로 고도화되며 업무 효율화로 기여하는 가운데, 작업 표시줄 기본 도구로 담기는 코파일럿은 윈도11 강력한 킬러 콘텐츠가 될 수 있었다.
다만 MS는 윈도11로의 전환보다 ‘코파일럿’ 활용성 확대를 우선순위로 삼았다. 윈도11뿐 아니라 윈도10에서도 코파일럿 기능을 제공하기로 한 점이 단적인 예다.
하드웨어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기기는 윈도11로 업데이트를 할 수 없고 코파일럿 역시 사용할 수 없었는데, MS 코파일럿 지원 확대로 윈도10에서도 이를 이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여전히 윈도10을 사용하는 기기가 윈도11 기기보다 많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MS는 올해를 ‘AI PC의 해’로 삼았다. 유수프 메흐디 MS 부사장은 “시스템, 반도체, 하드웨어에 이르기까지 윈도에 AI가 원활하게 적용돼 보다 개인적이고 지능적인 컴퓨팅 미래로 나아가는 중요한 변화를 보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생성AI 코파일럿을 활용, 일반인 컴퓨팅 경험을 단순화 시킬 뿐 아니라 증폭 시키겠다는 목표다.
다만 MS가 윈도10에도 코파일럿 기능을 지원함으로써 윈도11로 전환을 이끌 강력한 요인은 다시 부재하게 됐다. 윈도10의 압도적인 점유율은 MS가 기술지원을 끝내는 2025년까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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