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엔지니어의 유창한 한국어…’ST 터치GFX’ 알렸다 [소부장반차장]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지난 21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델에서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한국지사가 주최한 컨퍼런스 K-TEC에 낯선 젊은 프랑스 청년이 무대 위에 올랐다. 예상과 달리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이 프랑스 엔지니어에게 많은 이목이 쏠렸다. 동시간대 열린 트랙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은 시간이었다.
알렉산드르 르누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엔지니어가 맡은 세션은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도 터치GFX라 불리는 소프트웨어 툴이다. 개발자가 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GUI)를 설계할 때 쓸 수 있는 솔루션이다. 겉보기에는 별 다를 바 없는 단순한 툴이기는 하나 활용면에서 극강의 가성비를 갖춘 모델이기다.
터치(Touch)GFX는 STM32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만을 지원하는 GUI 소프트웨어 툴이다. STM32 그래픽 하드웨어 가속, 아키텍처, 에코 시스템을 활용한다. 단순 저컬러 UI 애플리케이션부터 고해상도 및 고컬러 UI 애플리케이션에 이르기까지 임베디드 장치에서 탁월한 스마트폰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생성해준다. 현재 공식적으로 Arm 코어텍스-M0+, M4, M33, M7 MCU를 지원한다. Arm 코어 유형의 경우 시장 수요와 ST마이크로가 매년 출시하는 새로운 MCU 제품에 따라 달라진다.
터치GFX는 ST가 초기 고안했던 본래 목적과 함께 그간 직접 사용해본 고객들의 피드백을 통해 확실한 강점을 인정받았다. 우선 STM32 MCU를 사용하는 동안 터치GFX는 무료로 제공된다. 즉,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ST의 솔루션에 접근할 수 있다. 사용면에서도 터치GFX는 큐브MX에 통합돼 있어 필요한 대부분의 코드가 생성되기 때문에 출시시간이 단축된다. 지원 언어 역시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번체와 간체뿐만 아니라 한국어도 지원된다. 웹사이트에 각 언어에 맞는 설명서가 구비돼 있기 때문에 질의응답까지도 유연하게 진행된다.
무엇보다 터치GFX가 요구하는 조건이 까다롭지 않다. 어떤 STM32 MCU에서도 효율적으로 실행된다. G0 같은 로우엔드 MCU부터 H7에 이르는 하이엔드 MCU에도 적합하다. 고객이 성능이 제한되고 메모리가 내장된 MCU에서도 손쉽게 휴먼머신인터페이스(HMI)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 소프트웨어 툴을 한국에 전하고 있는 사람이 다름아닌 프랑스 출신인 알렉산드르 르누 엔지니어다. 그는 이 툴과 관련해 “어떻게 고급 엣지 GUI가 많이 들어간 소프트웨어 툴이 MCU를 기반으로 동작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많이 받을 정도로 기존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가 할 수 있는 수준의 일을 그보다 떨어지는 MCU가 할 수 있는지 우려의 시선이 있었다”라며, “하지만 MCU에서 이를 실현함으로서 더 저렴한 비용으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즉, 터치GFX는 MCU를 기반으로 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작동시키기 위한 GUI를 설계할 때도 MCU를 통해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가령 수많은 MCU를 통해 작동하는 산업용 제품뿐만 아니라 작고 단순한 가전제품이라고 할지라도 비용을 크게 해치지 않는 선에서 GUI를 넣을 수 있어 사용자가 더 쉽고 정확하게 제품을 이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산업용 제어 제품부터 스마트워치까지…터치GFX 확장성 무궁무진
터치GFX는 총 3가지 요소로 구성됐다. ‘터치 GFX 디자이너’는 GUI 빌더로 애플리케이션의 시각적 모양을 만들 수 있다. ‘터치GFX 제너레이터’는 사용자가 STM32 기반 하드웨어에 대한 맞춤형 터치GFX 추상화계층(AL)을 구성하고 생성할 수 있는 STM32큐브MX 플러그인이다. 마지막으로 ‘터치GFX엔진’은 UI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는 터치GFX C++ 프레임워크다. 화면 업데이트, 사용자 이벤트 및 타이밍을 처리한다. CPU 부하와 메모리 사용량은 최소화하면서 최대 성능을 제공할 수 있도록 STM32 MCU에 최적화됐다.
르누 엔지니어는 “사용자들은 터치GFX가 사용자 친화적이고 무료로 제공되며 매우 강력한 성능을 갖췄다는 점을 장점으로 언급한다”라며, “STM32 마이크로컨트롤러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하드웨어 가속기를 활용해 소형 MCU에서도 60fps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같은 솔루션에서처럼 달성 가능한 일반적인 수준과 동일하게 그래픽 라이선스 비용 없이도 구현할 수 있는 다른 솔루션은 지금까지 시중에서 찾아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용 편의성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그는 “MPU와 GPU를 조합해 사용하는 그래픽 MCU 솔루션을 오해하는 사람들을 자주보게 되는데 개발자의 경우에는 특정 지역에서 C++가 잘 숙달되지 않아 UI 개발이 더 어려워진다는 이야기가 있다”라며, “C++로 코딩하는 작업이 여전히 필수 과정일수밖에 없기는 하나 최대한 간단하고 강력한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MP1 또는 MP2와 같은 마이크로프로세서도 터치GFX를 탑재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확실한 장점은 생태계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비결이다. 이미 많은 개발자들이 터치GFX로 원하는 HMI를 구성하고 있다. 대기업 역시도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무료이면서도 사용이 쉽기 때문에 사람들의 마음을 끄는 것 같다”라며, “키트를 구입한 다음, 원하는 기능의 프로토타입을 만들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많은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체적으로 시장에서 터치GFX는 HMI와 같이 컴퓨터나 장치, 도어록, 보일러 등을 제어하는 산업용 제품뿐만 아니라 커피 머신이나 세탁기, 전자레인지, 진공청소기 같은 가전 제품, 스마트워치와 스포츠워치, 골프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 호흡 보조기와 인슐린 펌프와 같은 의료 장치에서도 쓰이고 있다.
현재 터치GFX는 지난 6월 4.22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이미지 및 그래픽에 대한 최적의 압축률을 자동 선택해 사용자 인터페이스 성능이나 시각적 품질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도 시스템 메모리 요건을 크게 줄여준다. 크롬-ART 가속기(Chrom-ART Accelerator)에서 지원하는 효율적인 L8 포맷으로 표현된 항목에 L4, RLE 1 또는 LZW9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20%에서 99%에 이르는 압축률을 달성할 수 있다. 압축 설정은 터치GFX 이미지 매너지에서 개별 조정이 가능하다.
또한 라이브 콜아웃이 추가됐다. 터치GFX 디자이너 환경 내에서 사용자의 주의를 끌 수 있게 팁과 트릭, 특정 기능이나 기회 등을 직접 호출하게 해준다.
르누 엔지니어는 “오는 12월 4.23버전이 출시될 예정”이라며, “고객이 최종 플랫폼에서 비용을 절약할 수 있도록 플래시 메모리 요구사항을 줄이는데 노력했다”고 말했다.
한국 개발자를 위한 챌린지 성료
유용한 소프트웨어 툴이라 할지라도 쓰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ST마이크로는 더 많은 개발자들이 터치GFX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골몰했다. 또한 시장의 피드백을 통해 개선점을 찾는 것도 필요했다.
이 과정에서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한국지사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안했다. 이 중심 역시 르누 엔지니어가 중심에 섰다. 물론 프랑스 엔지니어가 한국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데는 한계가 분명했다. 다행히 한국지사 전체가 이 사업에 직간접적인 지원에 나섰다. 이렇게 시작된 사업이 ‘STM32 퀘스트 : GFX 챌린지’다. 콘테스트를 통해 터치GFX를 알림과 동시에 대중 시장에 대한 이해 및 분석이 가능하리라 여겼다. 게다가 한국의 엔지니어가 한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 제공에도 이점이 분명했다.
지난 7월 2일 참가자 모집을 완료하고 7월 3일부터 9월 3일까지 약 2개월간 콘테스트를 진행했다. STM32 터치GFX와 관련된 3개의 퀘스트가 주어졌다. 참가자는 통과 조건에 맞춰 퀘스트를 수행하고 이를 통과해야만 다음 퀘스트에 진입할 수 있도록 했다. 대체적으로 터치GFX와 함께 특정 플랫폼 보드를 활용해 진행했다. 파이널 퀘스트까지 수행한 참가자들은 ST 담당자의 심사기준에 따라 채점해 최종 수상자를 선정했다.
150여명이 참여한 이번 챌린지는 이동희 씨의 ‘자유도 로봇 팔 프로젝트’가 대상으로 선정됐다. 르누 엔지니어는 “2개월이라는 시간이 있기는 하나 직업이 있는 이들에게는 평일에 짬을 내거나 주말에 몰아서 퀘스트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고, 짧은 시간동안에도 매우 놀라운 결과물들을 내줬다”라며, “무엇보다도 다른 방법으로는 결코 얻지 못할 매우 좋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사실 하나의 챌린지의 150명의 참가자가 뛰어 들었다는 점은 규모 면에서 그리 놀라운 수준은 아니다. 다만, 주목할 점은 이번 챌린지가 국적이 다른 엔지니어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시도한 행사라는 점이며, 본사뿐만 아니라 일본과 대만 등 주요 아태지역에서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는 점이다.
그는 “보유하고 있는 자산만으로는 올해 행사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지만 유일한 첫 사례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소통이 일어날 것”이라며, “다른 국가에서도 이번 챌린지를 도입하려고 소통 중에 있다. 다음에는 대학이나 공공기관, 또는 타 국가와의 연계 등을 통해서 이 챌린지 규모를 더 키울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같은 챌린지 퀘스트 형태는 다른 유형의 기술을 소개하는데도 사용할 수 있으며, 아시아의 다른 지역까지도 확대될 수 있다는 유연성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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