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 팬들 ‘선한 영향력’에 게임업계 사회공헌 재조명…“다 같이 함께”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대한민국 대표 e스포츠팀 T1이 지난 1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결승전에서 중국 웨이보 게이밍을 누르고 통산 네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린 일이 e스포츠 업계는 물론 게임업계, 게임 이용자 사이에서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T1은 우승에 목말라 있었다. 지난해 스프링 우승 이후 국내외 대회에서 준우승만 5번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는 선수들의 바람만은 아니었다. 우승을 향한 팬들의 간절함 역시 깊었다. 일부 팬들은 좋은 기운을 모으겠다는 취지로 쓰레기를 줍거나 헌혈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T1 우승을 기원했다.
특히, 실제로 최근 폐막한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2023’ 장소인 부산 벡스코(BEXCO) 근방에서는 쓰레기 줍기를 펼치는 코스어(코스튬 플레이어)와 참관객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지스타 개최 기간이 T1이 롤드컵 결승전을 치르기 직전인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팬들의 행동은 온라인 밈에서 비롯됐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 선수가 쓰레기를 줍는 행위에 대해 “다른 사람이 무심코 버린 운을 줍는 것”이라고 표현한 데서다.
이처럼 주변을 기준으로 선행을 펼치며 행운을 모으고, 그 운을 더욱 좋은 데에 쓰겠다는 e스포츠 팬들의 마음은 게임 자체가 사회 전반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사례로 자리잡게 됐다. T1 팬들의 선행에 게임 업계가 그간 펼쳐왔던 사회공헌 사례들도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e스포츠 업계는 물론 게임 업계가 게임 이용자를 대상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누구나 쉽게 뜻깊은 선행을 펼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같은 지스타 기간, 위메이드는 폐막식 날 오후 6시부터 해운대해수욕장 일대 이벤트 광장에서 ‘플로깅’ 이벤트를 열었다.
위메이드는 생분해 봉투에 쓰레기를 채워 반납하는 선착순 1000명에게 푸드 트럭에서 이용할 수 있는 어묵 꼬치 교환권을 제공했다. 각종 불꽃 및 드론쇼를 관람하며 환경을 동시에 보호할 수 있다는 장점에, 현장 참가율도 꽤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위메이드는 게임의 긍정적인 문화를 알리고 관람객들에게 뜻깊은 시간을 선사하기 위해 이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평소에도 아낌 없는 기부를 뜻이 맞는 이용자와 거침없이 펼치는 곳도 있다. 바로 펄어비스 및 스마일게이트다. 각각 ‘검은사막’, ‘로스트아크’ 이용자에게 좋은 취지의 콘텐츠를 선보이거나 이용자 기부 금액의 두 배, 세 배를 함께 기부를 장려하고 있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및 검은사막 모바일 이용자들과 함께 하는 연말 행사 ‘2023 칼페온 연회’를 오는 12월16일과 17일 개최한다. 펄어비스는 티켓 판매 수익금 전액을 검은사막 지식재산권(IP) 이용자 이름으로 기부할 예정이다.
그간 펄어비스는 선한 활동을 꾸준히 실천해 왔다. 펄어비스 이용자들도 뜻을 함께 하며 ‘아침의 나라 팝업스토어’ 완판부터 ‘함께라서 더 큰 행복! 검은사막과 함께 걸어요, 지구 한바퀴!’ 빅워크 기부 캠페인 등까지 열렬히 참여하고 있다.
로스트아크 이용자들도 기부 행렬에 빠지지 않고 동참하는 대표적인 선행 실천 이용자들이다.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가 ‘로스트아크 디어프렌즈’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콘서트와 연계된 ‘음악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아이들’ 기부 캠페인과 같은 프로그램을 선보이면, 이용자들도 관계 및 연계 기관을 찾아 동참하며 자발적으로 기부에 나서는 식이다.
지난해 캠페인 기간 모금된 기부금은 향후 발달장애인 오케스트라 아동 장학금, 온·오프라인 공연 활동비 지원 등에 쓰이고 있다. 이를 통해 희망스튜디오는 발달장애인 아동 청소년들이 음악적 성장은 물론 사회성을 향상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진일 로아와 운영자는 최근 지스타에서 열린 ‘플레이 펀&굿’ 포럼에서 당시 “이용자가 자발적으로 기부를 결정하고 진행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온라인 게임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로스트아크라는 공통분모가 있었기에 어려움 없이 자연스럽고 지속적으로 기부하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케리아’ 류민석(T1)은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구단 관계자와 팬은 공동 운명체라고 생각한다. 다 같이 간절하면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간절하듯, 팬들도 간절해 감사하게 느낀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선행을 많이 해주셨기 때문”이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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