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올해도 저조한 성적표 예고… 그룹 역량 집결시켰지만 '역부족'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기자] 세계적으로 업황 부진이 길어지면서 롯데케미칼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도 수그러들고 있다. 아직 올해 4분기가 남았지만 2023년 전체 실적 전망도 현재로선 부정적이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은 22조2760억원의 매출(전년비 +22.92%)을 거뒀으나 영업이익(-7584억원)은 적자전환한 바 있다.
올해 초 부동산PF 사태 여파로 롯데건설의 재정난이 제기된 바 있고, 특히 롯데건설의 최대 주주인 롯데케미칼도 이 여파로 올해 1조215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등 결코 순탄치 않은 한 해를 보냈다.
이처럼 롯데그룹의 역량이 총집결된 모습을 보였지만 어두운 시황의 벽을 넘지 못하는 모습이다.
전날 롯데케미칼의 3분기 실적 발표후 국내 증권가의 반응은 더욱 냉랭해졌다.
10일 마감된 코스피시장에서 롯데케미칼 주가는 전일대비 8.62%급락한 14만4100원으로 마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롯데케미칼에 대한 기업분석리포트를 통해,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81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이는 재고평가손익에 따른 것이며, 이 효과가 사라지는 4분기에는 다시 영업이익이 적자전환(-162억원 예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의 주가개선은 중국 부양책으로 인한 경기활성화와 유가 하락으로 인한 원재료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한 것이지만 본격적인 주가 반등으로 평가하지 않았다.
롯데케미칼의 주력 사업이 여전히 되지않았다고 보았고, 회사측이 기대를 걸고 있는 기초소재부문에서도 적자폭은 개선됐지만 아직 흑자전환까지는 이뤄내지 못했기때문이다.
NH투자증권도 같은날 롯데케미칼에 대해 "2024년 영업이익 전망치의 유의미한 변경은 없고, 아직 긍정적인 시그널은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라고 냉정하게 진단했다. 다만 목표주기는 기존 14만원으로 14만5000원으로 4% 상향했다.
NH투자증권 역시 "올 3분기 실적에서 기초소재부문및 말레이시아 현지법인인 LC타이탄(Titan)의 이익개선폭이 컷는데 이는 유가 및 납사 가격 상승에 따른 긍정적 레깅 효과 및 재고평가손에 기인한 것으로, 재고평가손 효과가 제거되는 4분기에는 영업이익이 다시 적자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2차전지 소재기업인 일진머트리얼즈를 시장의 고평가 논란속에 2조7000억원에 인수했다.
특히 작년말 그룹 인사를 통해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37. 사진)씨를 롯데케미칼 기초소재부문 상무로 새롭게 보임시키면서 시장의 큰 주목을 받았다.
그동안 신유열씨가 부친인 신동빈 회장과 이런 저런 외부행사에 함께 동행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고, 자연스럽게 롯데의 3세 경영 후계자 수업이 본격화된 것 아니냐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와함께 신 상무가 합류한 롯데케미칼도 그룹내 핵심 계열사로서 위상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룹 계열에 차기 경영 후계자가 직접 몸을 담게되면, 해당 조직의 긴장감은 더욱 올라가고 경영실적에 대한 기대가 커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롯데케미칼은 그룹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현재 롯데케미칼내에서 신유열 상무의 역할은 '기초소재 동경지사 영업, 신사업 담당'으로 기재돼있다.
물론 이제 입사 1년차인 상황에서 신 상무의 역할은 제한적이기때문에 회사의 올해 실적과 그의 역량을 등치시키는 것은 무리다.
다만 올해 롯데케미칼의 실적이 좋게 마무리됐다면 신 상무에게 더욱 힘이 실릴 수 있고, 아직 일본 국적이란 이유때문에 조심스러웠던 대외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룹측에선 내심 아쉬울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미 알려진바와 같이 부친인 신동빈 회장은 한국 국적이지만 신유열 상무는 현재 일본 국적이다. 국내 병역법상 병역의무 면제 연령은 ‘만 38세’이기때문에, 1986년생인 신 상무는 만 38세가 되는 2024년이후에 한국 국적을 취득한 후 본격적으로 보폭을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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