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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풍에 흔들리는 웹젠, 서브컬처 신작으로 새바람 몰고 올까

문대찬 기자
웹젠이 지난 26일 공개한 서브컬처 게임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 [ⓒ웹젠]
웹젠이 지난 26일 공개한 서브컬처 게임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 [ⓒ웹젠]

[디지털데일리 문대찬 기자] 노사 갈등과 표절시비, 실적 하락 등으로 내외풍에 흔들리는 웹젠이 연달은 신작 출시로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대표 먹거리인 ‘뮤’ 지식재산(IP)으로 개발한 신작을 발표하는 등 기존 기조를 이어나가면서도, 서브컬처 시장 개척에 나서며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1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웹젠이 지난 19일 출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뮤모나크’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 최고 매출 순위 5위에 오르는 등 순항 중이다. 2001년작 ‘뮤온라인’과 동일한 세계관으로 개발된 게임으로, 웹젠 창업주이자 뮤온라인 개발에 관여했던 김남주 전 대표가 회사로 복귀해 내놓은 첫 작품이다. 원작 감성을 느낄 수 있게 의도적으로 구현한 레트로 그래픽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충성 이용자층의 마음을 붙들었다는 분석이다.

삼중고에 시달리는 가운데 신작 성과로 간만에 분위기를 환기한 웹젠이다. 웹젠 노사는 지난 10월 노조 수석 부지회장 해고 후 1년 넘게 대립 중이다. 노조에 따르면 지방노동위원회는 부지회장 해고를 부당해고로 인정하고 원직 복직 판정을 내렸다. 중앙노동위원회도 사측의 재심 신청에 ‘초심 유지’ 판정을 내려 부당해고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웹젠 사측은 부지회장 해고가 직장 내 괴롭힘에 따른 조치였다며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자사 게임 ‘R2M’에 대한 엔씨소프트와의 저작권 분쟁 1심에선 패소해 고민이 깊다. 지난 8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R2M이 게임 ‘리니지M’을 모방했다며 웹젠이 엔씨에게 1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게임과 광고의 복제·배포·전송 등도 금지했다. 웹젠은 항소 의사를 밝힌 상태다.

2년 전부터 지속된 실적 하락도 부담이다. 웹젠은 2020년 연결 기준 총 매출 2940억원, 영업이익 1082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신작 부재와 기존작의 매출 하락 등이 이어지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8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하락했다. 영업이익도 215억원으로 55% 감소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3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53% 감소한 81억원으로 예상된다.

웹젠이 지난 19일 출시한 뮤모나크. [ⓒ웹젠]
웹젠이 지난 19일 출시한 뮤모나크. [ⓒ웹젠]

지난해 2월 출시한 ‘뮤오리진’ 이후 신작이 없었던 웹젠은 벼려온 작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신작 라인업이다. 뮤모나크를 제외한 출시작 또는 출시 예정작 4종 가운데 3종이 서브컬처 게임, 1종은 턴제 전략 역할수행게임(RPG)이다. 오랜기간 뮤 IP 파워를 앞세운 MMORPG로 실적을 견인했던 기존 웹젠 행보와는 결이 사뭇 다르다.

최근 게임업계는 장르와 플랫폼 다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리니지’로 대표되는 모바일 MMORPG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서다. 독주체제를 구축한 리니지M의 경쟁력에도 의문부호가 붙은 상황에서, 뮤모나크가 유의미한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웹젠도 최근 이용자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고, 흥행이 보장되는 서브컬처에 눈길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모바일 데이터 분석 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서브컬처 게임의 주된 유형인 수집형 RPG는 올 3분기까지 국내 전체 RPG 게임 매출의 17.7%를 차지하며 전년대비 5.5% 상승했다. 이외 유수의 글로벌 게임쇼에서 관련 장르 신작이 지속적으로 공개되고 있는 만큼, 이후의 성장폭 또한 더욱 커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웹젠은 퍼블리싱 작품들을 순차적으로 선보이면서 장기적인 호흡으로 서브컬처 게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지난 9월엔 일본 유명 서브컬처 게임 ‘라그나돌’을 출시했고, 지난 26일엔 일본 개발사가 만든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 마스터 오브 가든’을 공개했다. 이중 총 500만부 이상 판매된 동명의 라이트노벨을 원작으로 하는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는, 1일 기준 구글 플레이 인기 순위 2위에 오르는 등 이용자 눈도장을 찍었다.

웹젠은 두 작품을 통해 수확한 소비자 유형 정보와 운영 방식 노하우를 적용해, 내년 출시를 목표로 자체 개발작 ‘테르비스’ 개발에 매진할 계획이다. 웹젠에 따르면 테르비스는 내부 검수 과정에서 큰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지스타 2023’에서 단편적인 모습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웹젠 측은 투트랙 전략을 앞세워 제2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뮤모나크 등 스테디셀러 IP 뮤 기반의 MMORPG로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확보해 나가면서 지속적인 성장 추이를 보이는 서브컬처 수집형 RPG 장르에서 뮤와 같은 간판 IP를 확보하겠다”고 전했다.

문대찬 기자
freez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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