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블록체인] 블록체인 시장 다시 활기 되찾나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가상자산 시장이 조금씩 활기를 되찾는 것일까요?
지지부진했던 일부 대기업 계열사들의 블록체인 사업부가 다시 활기를 되찾는 모습입니다.
사실 블록체인 기술이 처음 등장할 때만 하더라도, 세상의 모든 서비스를 혁신적으로, 그것도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바꿀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는데요. 예컨대 굳이 중앙화된 어떠한 특정 게이트키퍼를 거치지 않고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충분히 지금보다 더 저렴하고 빠른 송금 등이 가능하다는 것이었죠. 즉 블록체인 기술이 시장 다방면에서 급진개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게 중심 골자였습니다.
문제는 규제였죠. 생각보다 제도권에서는 새로운 등장인물에게 그렇게 쉽게 문을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탈중앙화된 속성을 가진 이 기술에, 중앙화된 시스템은 경계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실 당연한 흐름인데요. 이미 오랜 기간 검증을 거쳐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온 단단한 시스템을 두고, 새로운 기술을 무턱대고 믿을 순 없기 때문이죠.
게다가 지난해 금리인상으로 테라와 루나 사태를 비롯해 글로벌 거래소가 하루아침에 문 닫는 모습까지 보이면서 시장의 불안정성이 입증됐죠. 이에 가시권 내에서 새로운 시장을 관찰하고, 규제하고 통제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법안을 만들어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도 마찬가지고요.
이와 함께 일찍이 해당 기술을 회사 마케팅과 서비스에 활용하려는 대기업 블록체인 사업부가 슬슬 시장에 고개를 내밀고 있는 모습인데요.
이번 주 주간블록체인 시작하겠습니다.
◆블록체인 사업 재시동 거는 대기업 계열사, 어디?
우선 최근 SK플래닛이 대체불가능한 토큰(NFT) 기반으로 블록체인 사업에 나선다고 밝혔는데요. 지난해부터 웹3.0 생태계 진출을 위해 준비해왔던 SK플래닛은 실용성이 강화된 NFT를 활용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유틸리티 NFT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서비스 시장에 진출해 회사 가제 제고에 나선다는 방침인데요. 유틸리티 NFT는 투자로서 NFT가 아니라 NFT를 소유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혜택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특히 회사는 OK캐쉬백 멤버십에 NFT를 접목하는 것부터 관련 비즈니스를 본격화합니다. 처음 시장에 등장했을 때 상품을 구입해도 일부는 다시 돌려준다는 혁신적인 개념으로 OK캐쉬백이 시장에서 주목받았던 것처럼, 이번에는 NFT 활용을 통해 다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는데요. SK플래닛은 지난달 OK캐쉬백을 맞춤형 멤버십 NFT로 개편한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OK캐쉬백 NFT 소유자는 직접 커뮤니티를 개설하거나 참여해 제안, 미션 등을 수행하면 추가적인 적립이나 특별한 혜택을 제공받습니다.
LG CNS는 구독형 서비스인 '모나체인 서비스형 토큰'을 출시하기도 했는데요. 모나체인은 LG CNS가 자체 개발한 프라이빗 블록체인 플랫폼입니다. 이 플랫폼을 활용하면 기업이 원하는 NFT를 제작할 수 있도록 설계됐는데요. LG CNS는 지난 6월 플래티어와 함께 블록체인 플랫폼 모나체인 기반 '서비스형 토큰(이하 TaaS)' 서비스인 '엑스투비 NFT'를 선보였습니다. TaaS는 비즈니스에 NFT를 접목하고자 하는 기업에 관련 기술과 인프라를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앞서 LG CNS는 분산신원증명(DID) 기반의 모바일 운전면허증, 면허증을 비롯해 신한은행·우리은행 등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플랫폼을 시범 구축하기도 했네요.
◆4억개 계정 보유한 '페이팔, 스테이블코인 출시
글로벌 온라인 결제서비스 기업 페이팔이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페이팔USD'(PYUSD)를 출시했습니다. IT와 금융서비스를 결합한 핀테크 업체가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게다가 페이팔이 전 세계적으로 4억개 이상 활성 계정을 보유하고 있어 유저들 사이에서 해당 코인의 가치가 상당히 클 수 있어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 등 법정화폐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가상자산입니다. PYUSD 출시는 다른 3개 가상자산 규제 법안과 함께 미국 하원에 상정된 스테이블코인 법안에 대한 표결을 기다리는 가운데 이뤄졌습니다.회사는 이번 스테이블코인 출시는 미국 달러와 같은 법정화폐와 쉽게 연결할 수 있는 안정적인 결제 수단의 필요성으로 고안된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과 같은 다른 가상자산을 거래하는 데에도 사용되고, 전통적인 금융시스템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중앙 중개 기관 없이도 즉각적이고 저렴하게 송금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페이팔 최고경영자(CEO) 댄 슐먼은 "PYUSD를 통해 가상 환경 내에서 발생하는 결제 마찰을 줄이고 개발자에게 직접 송금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 코인을 통해 디지털 결제의 성장에 기여하는 데 필요한 기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피닛블록,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수리 완료
블록체인 핀테크 기업 인피닛블록이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수리를 완료했습니다. 가상자산사업자는 특정금융정보법상 가상자산의 매도·매수, 교환, 이전, 보관·관리, 중개·알선 등 가상자산 사업을 전문적으로 영위하는 사업자를 의미하는데요. 국내에서 가상자산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영업 전 반드시 금융위원회에 사업자 신고수리를 완료해야 합니다.
가상자산 기반 기업용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표방하는 인피닛블록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예비인증 제도 도입 이후 가장 먼저 인증을 취득하고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수리까지 완료한 첫 기업이 됐습니다. 인피닛블록은 설립 초기부터 은행, 증권사에서 동시에 지분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사실 가상자산 기반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정보보호관리체계(이하 ISMS) 인증에 열을 올리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어 이번 인피닛블록의 신고수리가 더 주목되는데요. 올해 들어 '예비인증'을 획득하고 본인증을 기다리는 업체가 많아 향후 다양한 가상자산 기반 사업이 제도권 내에서 활성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VASP 획득 요건 중 ISMS인증은 검토 조항이 많아 이제 막 시장에 진출하려는 업체 입장들에서는 다소 까다롭게 여겨졌는데요. ISMS인증은 정보보호를 위한 전반적인 체계와 물리적·인적·시스템적 보안 프로세스가 충실히 마련돼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게다가 일부 요건을 충족해도 기존에는 ISMS를 취득하기 위한 실제 서비스 '운영실적'이 있어야 했는데요. 하지만, VASP 사업자 등록이 되지 않은 기업이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은 특금법을 위반하는 행위였습니다. 이와 같이 ISMS 취득에 뒤따르는 모순된 상황에 업계에서는 지속해서 불만의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침내 ISMS 본인증 전 단계인 '예비ISMS' 인증 제도가 생기면서 올해 상반기 중 예비ISMS 취득 소식을 알리는 기업들이 많아졌습니다. 예비ISMS는 아직 본격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기 전인 기업을 대상으로 부여하는 것입니다. 이후 서비스 운영 등 상황을 보고 ISMS본인증을 부여하는 구조입니다. 이에 기존에 가상자산거래소 중심으로 ISMS 인증을 획득하던 분위기에서 나아가 지갑이나 수탁 및 관리업체 등도 법적 테두리 내에서 자사 서비스의 시장 진출을 위해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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