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컨콜] 수익성 주춤에도 미래 대비...AI 투자부터 카톡 진화까지(종합)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이나연 기자] 카카오가 올해 2분기 매출 2조원을 돌파했지만 영업이익은 뒷걸음질쳤다.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구축으로 비용이 증가한 영향이다. 남은 하반기 카카오는 AI 투자를 지속하면서 카카오톡 개편으로 사용자 활동성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대표 홍은택)는 한국국제회계기준(K-IFRS) 2023년 2분기 매출 2조425억원, 영업이익 1135억원을 기록했다고 3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2%, 전분기대비 17%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4% 감소하고, 전분기대비 60%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5.6%로 전년대비 3.8%포인트(p) 하락했다.
카카오가 분기 매출 2조원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럼에도 불구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은 비용 증가 폭이 더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카카오 올해 2분기 영업비용은 전년동기대비 17% 증가한 1조9290억원이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관련 일회성 비용과 기업인수 가격배분(PPA) 상각비, AI 개발비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는 하반기 AI 투자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카카오톡 사용자 활동성 강화, 뉴이니셔티브 경영효율화 등으로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한다.
◆ 지인 넘어 비지인과 교류…카톡, ‘종합 커뮤니케이션’ 진화= 카카오는 연락처 기반으로 계정을 만들고 관계를 형성하던 카카오톡 이용자 활성화를 위해 비지인간 교류 활성화에 중점을 둔다.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능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지역 커뮤니티 공간을 카카오톡에 새 서비스로 도입하기로 한 것.
3분기부터 카카오톡에는 인스타그램 스토리 기능처럼 카카오톡에서 일상생활 콘텐츠를 24시간 보여주고 없애는 ‘펑’ 서비스가 도입된다. 지역 커뮤니티 공간에선 사용자들이 동네친구를 만들 듯, 근처 자영업자·소상공인 ‘동네 상점’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2분기 먼저 도입한 오픈채팅 탭은 단기간 내 매일 1000만명 이상 이용자가 유입하는 채널로 자리잡았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카카오톡 내 1000만명 이상 매일 방문하는 탭이 3개(친구·채팅·오픈채팅)가 됐고 이용자 체류시간 역시 지난 6월 기준 전년동기대비 6% 증가했다”며 “중장기적으로 5개 탭 모두 매일 1000만명 이상 방문하는 종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톡 내 사용자간 친밀감이 높아지면서 선물하기 등 톡비즈 거래형 사업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카카오 커머스 통합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7% 성장한 2조3000억원이다. 어버이날과 스승의날에도 선물하기를 통해 마음을 나누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5월 구매자 수는 올해 최고치를 기록, 전채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7% 늘었다.
카카오는 선물하기 중심으로 성장을 해왔지만 이외에 다양한 커머스 서비스를 키울 계획이다. 홍 대표는 “쇼핑 탭 안에서 쇼핑하기 채널, 스토어, 라이브커머스 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카톡 4800만 이용자 대상으로 가장 빠르게 브랜드 정보를 전달하는 관계형 커머스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 카카오가 준비하는 코GPT 모습은?...“버티컬 서비스 접목”=카카오는 올해 전년대비 50% 가까운 인프라 비용 증가가 있었다. 그 중 일부는 GPU(그래픽처리장치) 서버 구매와 관련된 감가상각비, 네트워크 사용권 자산 등 리스 상각비로 구성됐다.
특히 AI사업 전략을 담당하는 카카오브레인 손실규모가 컸는데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에 필요한 인프라비가 증가한 영향이다. 하반기에도 AI 연구개발 인력 증가와 차세대 언엄델 구축으로 카카오브레인 손실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단 경영효율화를 통해 뉴이니셔티브 연간 손실 규모는 전분기 제시했던 3000억원 이하로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용을 감내한 투자의 결과는 어떤 모습일까. 카카오는 오는 10월 이후 AI 기반 차세대 대규모 언어모델(LLM)인 ‘코GPT 2.0’을 공개한다. 단 코GPT 2.0이라는 단일 모델 자체에 사활을 걸기 보단, 이를 연동한 버티컬 서비스들로 사업적 시너지를 다각화한다는 게 카카오 전략이다.
또한 누가 먼저 초거대 생성형 언어모델을 구축하느냐의 ‘속도’ 싸움이 아닌, ‘비용 합리적’으로 적절한 모델을 만들어 서비스에 적용시키는 것에 중점을 둔다는 점을 강조했다. 카카오 대표 서비스인 카카오톡에 AI를 적용해 먼저는 비즈니스 영역에서 시너지가 나도록 계획하고 있다.
홍 대표는 AI 서비스가 주문·예약·상담·결제와 같은 거래형 서비스들과 잘 접목될 것으로 봤다. 이 경우 카카오톡에 입점한 수많은 파트너사들은 이용자들 대상으로 일방향적 소통이 아닌 쌍방 소통도 가능하다는 게 홍 대표 생각이다.
홍 대표는 “애플리케이션(앱) 쪽에서 AI 서비스가 혁신돼야 한다”며 “파라미터 수로 보면 60억, 130억, 250억, 650억개까지 다양한 파라미터 크기 모델을 테스트하면서 비용 합리적인 AI 모델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티스트 북미 진출부터 AI 협업까지 …카카오-SM 큰그림=카카오가 올해 2분기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할 수 있었던 건 SM인수로 인한 외형 확장 덕분이었다. 지난 3월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콘텐츠 사업 협업에 시동을 건다.
먼저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테인먼트, 카카오 3사 간 사업협력을 통해 음악 사업 본원적 인프라를 강화하고, AI와 버츄얼 휴먼 같은 지적재산권(IP) 다각화, 음악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 협력을 목표로 삼았다.
지난 6월1일부터 SM 소속 아티스트 음반, 음원 유통 사업권을 카카오엔터가 확보하면서 양사 간 시너지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지난 1일에는 카카오엔터와 SM이 북미 현지 통합 법인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는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SM은 오는 9월 신규 보이그룹 데뷔를 시작으로 좋은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매니지먼트 사업도 북미 통합법인과 글로벌 매니지먼트 시스템 구축을 위한 구체적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하반기 에스파와 아이브 북미 활동이 예정됐다”고 말했다.
향후 카카오는 인공지능(AI)과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에서 SM과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 배재현 대표는 “카카오브레인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SM 버추얼 휴먼에 접목할 수 있다”면서 “팬 플랫폼 사업도 카카오엔터와 SM, JYP 등이 디어유를 글로벌 팬덤 플랫폼으로 키우기 위해 여러 계획을 실행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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