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상반기 적자 6조원…"반도체 바닥 찍었다"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SK하이닉스가 지난 2분기 성적표를 공개했다.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는 못했으나 반도체 바닥론이 현실화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고부가가치 메모리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26일 SK하이닉스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3년 2분기 매출액 7조3059억원, 영업손실 2조8821억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43.6% 늘고 전년동기대비 47.1%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15.3% 상승하고 전년동기대비 적자전환했다.
회사는 “챗GPT를 중심으로 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이 확대되면서 관련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했다”며 “이에 따라 고대역폭 메모리(HBM)3와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어나 2분기 매출은 1분기 대비 44% 커지고 영업손실은 15%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2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판매량이 모두 늘었다. 특히 D램 평균판매가격(ASP)이 전기대비 오른 것이 매출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PC, 스마트폰 시장이 약세를 이어가며 DDR4 등 일반 D램 가격은 하락세를 유지했으나 AI 서버에 들어가는 높은 가격의 고사양 제품 판매가 늘어 D램 전체 ASP가 1분기보다 높아진 것이다.
아울러 SK하이닉스는 전사적인 비용 절감 노력을 지속하는 가운데 재고평가손실이 감소하면서 영업손실폭을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영업손실률은 1분기 67%에서 2분기 39%로 축소했다.
회사는 최근 메모리 업황에 대해 AI 메모리 수요 강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되고 메모리 업계의 감산 효과도 뚜렷해질 것으로 진단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앞으로도 AI용 메모리인 HBM3, 고성능 D램인 DDR5, 로우파워(LP)DDR5와 176단 낸드 기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중심으로 판매를 화갣해 실적 개선을 가속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올해 10나노미터(nm)급 5세대(1b) D램과 238단 낸드 초기 양산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과 품질을 향상해 다가올 업턴(Upturn) 때 양산 비중을 빠르게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회사는 D램 대비 낸드 재고 감소 속도가 더딘 것으로 보고 낸드 감산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전사 투자를 전년 대비 50% 이상 축소한다는 기조는 변함없으나 그동안 경영 효율화를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향후 시장 성장을 주도할 고용량 DDR5 및 HBM3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는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1분기를 저점으로 이제 회복 국면에 접어드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SK하이닉스는 고성능 제품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실적을 개선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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