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마을이 만든 ‘해남김치’…상생모델 구축하는 지역 농가-케이블TV
- [인터뷰] ㈜해주물산 김학진 이사·김해주 대표, 해남군 유통지원과 이동호 해남미소팀장, 유솔 LG헬로비전 커머스상품팀 책임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온 마을이 함께 만든 ‘땅끝마을 해남김치’로 해남군 주민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수익모델이 지역에 구축됐습니다.”
해남군 유통지원과의 이동호 해남미소팀장은 지난 19일 전라남도 해남군에 위치한 ㈜해주물산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치 원재료 대부분이 해남군에서 생산되다 보니, 해남군의 다른 농가 역시 유통 판로를 확보할 수 있었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경기도 이천시하면 쌀, 전라남도 나주시하면 배. 지역별 특산물을 떠올리면 자연식품인 경우가 대부분인 가운데 해남군이 최근 ‘김치’를 브랜딩했다. 해남 지역에서 자란 배추도 유명하지만, 배추를 가공해 부가가치를 더욱 높이고 또 다른 원재료의 판로도 확대하기 위함이다.
‘땅끝마을 해남김치’(이하 ‘해남김치’)는 LG헬로비전의 커머스 브랜드인 ‘제철장터’를 통해 지난달 12일 출시,‘오리지널 로컬 테이스트(오.로.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발됐다.
‘오.로.테’ 프로젝트는 원재료부터 생산·가공·상품 브랜딩까지 ‘지역’이 주인공이 되는 상품을 발굴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해남김치 역시 대부분 해남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을 사용해 만들어졌다.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부터 양파, 소금, 고춧가루 모두 ‘해남산’으로, 전라도 김치 고유의 맛을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출시된 지 겨우 1달이 됐지만 제철장터 내에서 4.9점으로 만점에 가까운 평점을 기록하고 있다.
‘해남김치’의 제조를 맡은 ㈜해주물산 김학진 이사는 “해남산 농수산물로 이렇게 좋은 맛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라며 “‘해남김치’를 통해 좋은 인식을 소비자에 심는다면 해남김치는 물론, 해남산 농수산물도 함께 브랜딩할 수 있으니 1석2조 효과가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사실 해남군에 농수산물 수급을 제안한 곳은 LG헬로비전 뿐만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해남군이 LG헬로비전을 선택한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소량판매’가 가능했다는 점이다.
김 이사는 “우리와 같은 작은 제조사의 경우 당일 필요한 만큼의 김치를 생산해 파는 구조로, 사전에 많은 물량을 생산하기 어렵다”라며 “하루 생산량이 일 100박스(10kg 기준)인데, 메이저 홈쇼핑의 경우 하루 3000박스를 한 번에 내보내야 하는 형태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해남김치’는 해남군 지역 특산물 브랜드 ‘해남미소’과 ㈜해주물산, LG헬로비전 무려 3곳이 협력해 가격 면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현재 LG헬로비전은 김치의 유통 및 마케팅을, 해남미소는 지역의 원재료와 제조사 수급을 각각 맡고 있다.
특히 ‘해남미소’의 경우 해남군이 직접 전담팀을 꾸려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 덕에 온·오프라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었다는 지역민들의 평가가 잇따랐다.
㈜해주물산 김해주 대표는 “과거 농산물을 팔 곳이 없었다면 (해남군에서) 온라인 판로는 물론, 직거래 사업단을 꾸려 지역 곳곳에 장터를 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해줬기에 판로를 다각화할 수 있었다”라며 “이 외에도 내부에 고객관리 대응 직원이 없는 지역 제조사를 대신해 해남미소에서 그 역할을 해주었기에 김치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해남미소’ 쇼핑몰에선 해남군 내 480개 농어가가 입점해 1500여개의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해남미소는 지난해 매출 약 156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올해는 300억원으로 2배 가까운 매출 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해남군은 ‘해남김치’를 생존위기에 처한 농가를 살릴 상생모델로 평가했다. 향후 ‘해남김치’와 같은 사례를 많이 만들어 지역민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LG헬로비전도 해남김치를 시작으로 지역 방방곡곡의 오리지널 상품을 지속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이 팀장은 "당장은 성과가 중요하다. 현재 해남김치 매출이 월 1억원이라면, 내년부터는 월 5억원 이상 매출 달성이 목표"라며 "상품도 김치 뿐 아니라 다른 품목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솔 LG헬로비전 커머스상품팀 책임은 “첫 번째 사례가 성공적으로 잘 진행된다면 해남군에서는 물론, 다른 지역에서도 오리지널 상품을 만들 계획으로 연내 3개 제품 개발이 목표”라며 “해남군에선 지금은 배추 김치만 출시했지만, 해남군에서 나오는 양파나 고구마순으로 만든 김치들도 선보일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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