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인기 주춤, 백화점 2분기 실적 ‘흐림’…대응 방안은?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백화점 업계가 올해 1분기 이어 2분기 실적도 다소 부진할 전망이다. 고물가 장기화와 해외여행 재개로 명품 인기가 주춤하면서 보복소비 효과가 사라진 탓이다. 이에 업계는 젊은층을 끌어오기 위해 팝업 스토어를 강화하고 과감한 리뉴얼도 시도한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쇼핑과 신세계, 현대백화점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모두 전년동기대비 감소할 전망이다. 상반기 백화점 기저 부담과 비용 증가로 실적 둔화가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을 포함한 롯데쇼핑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3조806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44% 감소, 영업이익 역시 724억원으로 2.69% 줄었을 것으로 예측된다.
신세계는 2분기 매출액 1조6767억원, 영업이익 154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0.7%, 17.6% 감소가 예상된다. 현대백화점은 대전 아울렛 영업재개 등 효과로 매출액 1조189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5.7% 늘어나지만, 영업이익은 705억원으로 0.98%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정적인 실적 전망이 나온 배경은 경기 부진으로 구매 건수와 구매 단가가 모두 하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 백화점 업계 호실적을 이끌었던 명품 매출이 올해 고물가 장기화로 둔화하기 시작했다. 어느 때보다 높은 해외여행 인기로 국내 명품 수요 일부가 해외로 이동하면서 명품 보복소비 효과도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고스란히 반영돼 지난 1분기 롯데백화점을 제외한 신세계·현대백화점은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각각 9.2%, 5.4% 감소했다. 실제 산업통사자원부에 따르면 백화점 3사 명품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5월 23.6%를 기록했지만, 올해 5월엔 1.9%에 그쳤다.
위축된 백화점 업계 분위기는 단기간에 전환되긴 쉽지 않아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에선 전체 유통채널에서 유일하게 백화점 업계 지수만 작년 3분기 94에서 올해 3분기 79로 하락했다. RBSI는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대한상의는 “엔데믹에 따른 해외여행 재개로 백화점 성장을 견인하던 명품 매출이 둔화되고 있고, 중국인들 한국 단체관광이 제약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적 방어를 위해 백화점 업계가 집중하고 있는 건 오프라인 매장 변신을 통한 MZ세대 유입이다. 새로운 소비층을 공략하기 위해 인기 있는 브랜드 팝업 스토어를 활발히 진행하는가 하면, 브랜드 전문관을 만들어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단순히 상품 구매가 아닌 체험·경험의 기회를 제공해 백화점에 방문할 수밖에 없는 목적을 만들고 있다.
신세계 강남점은 이달 7일 신관 8층을 프리미엄 스포츠·아웃도어 전문관으로 리뉴얼했다. 고프코어, 캠핑, 스포츠 브랜드들을 한데 모았다는 게 특징이다. 2030세대 사이에선 운동을 목적으로 휴가를 떠나는 문화가 형성되며 ‘스포츠케이션’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는 점에 착안했다. 먼저 지난해 10월 리뉴얼한 센텀시티점 1층 스포츠·아웃도어 전문관은 올 상반기 20.6%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신세계 강남점 1층 입구에 위치한 ‘더 스테이지’는 국내외 럭셔리 브랜드들이 이색적인 콘셉트와 함께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는 곳이다.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이미 13번 팝업행사를 선보였고, 연말까지 총 각기 다른 브랜드와 총 29번 팝업 행사를 소개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본점에선 MZ세대 대세 문화로 떠오른 ‘스트리트 컬쳐’를 테마로 한 빈티지 팝업 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70~80년대 레트로 감성을 담은 스트리트 컬쳐 브랜드 ‘소버 유니온’과 손잡고 다양한 빈티지 패션, 소품, 아트워크 등의 상품을 판매한다. 이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 중인 ‘스니커즈 언박스드’를 모티브로 한 공간이다.
또 롯데백화점은 2030세대 사이 테니스가 유행하고 있다는 점을 빌견하고. 지난 5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500㎡(약 150평) 규모 체험형 테니스 매장을 열었다.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 MZ세대 사이 인기 높은 국내 패션 브랜드 ‘마르디 메크르디’ 매장을 백화점 가운데 처음으로 연 점도 주목 받았다. 신규 소비자를 끌어오기 위해 롯데백화점이 지난 3년간 삼고초려한 끝에 매장을 입점시키는 데 성공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서울 팝업스토어로 MZ세대 인기를 끄는 성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증권가에선 더현대 서울 팝업스토어 매출 수준은 3개 팝업 전용 존을 두고 있는 지하 2층 전체 매출 30~40%선, 더현대 서울 전체 매출의 약 10%선으로 본다. 이런 역량을 활용해 현대백화점 목동점을 리뉴얼한 결과 전체 방문고객 연령층도 낮아졌다.
3월15일부터 6월22일까지 100일간 구매 고객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평균 구매 고객 연령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1세 낮아진 39.6세를 기록한 것. 이중 MZ세대를 겨냥해 단장한 별관은 방문 고객이 21.8% 증가했다. 최근 현대백화점은 판교점 5층에 264㎡(80평) 규모 공식 디즈니 스토어 1호점을 열었다. 그동안 국내에 유통된 적 없는 디즈니 스토어 공식 상품 300여종을 판매하며 소비자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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