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집중' 삼성·LG…비욘드 스마트폰 '풍덩' [소부장반차장]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올해를 기점으로 자동차 전기·전자 장비(전장) 산업은 스마트폰 부품 시장을 뛰어넘는다. 국내 대표 전자기업 삼성·LG는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삼성전자, LG전자를 필두로 계열사별 전장 경쟁력 쌓기에 집중하고 있다.
17일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자동차 전장 부품 산업 시장 예상치는 올해 1810억달러(약 229조원)다. 이는 스마트폰 부품 산업 예상치(1780억달러)를 넘은 수준이다.
미래차 시장은 자율주행차, 전기차, 커넥티드 카(무선인터넷 연결 차량)로 대표된다. 이중 전기차의 고성장세, 고가의 전장 부품 탑재가 늘며 전장 산업이 몸집을 키우고 있다. 오는 2025년에는 2400억달러(약 304조원), 2028년에는 3230억달러(약 409조원)로 매년 커진다.
자동차 산업에서 전장은 전기·전자적 제어를 담당하는 하드웨어 부품과 소프트웨어 기능을 뜻한다. ▲차량용 반도체 ▲인포테인먼트 ▲차량용 무선통신장비(텔레메틱스) ▲이파워트레인 ▲카메라 ▲센서 ▲전기모터 등이 포함된다. 자동차 시장 중심축이 기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 자율주행차로 옮겨가고 있는 가운데 고가의 전장 부품 탑재량이 크게 늘며 관련 시장 또한 급성장하는 중이다.
이런 분위기에 전장 산업 역량 강화 및 고객사 확보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최근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과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9월 독일 뮌헨에서 개최하는 국제모터쇼 ‘IAA 모빌리티’에 처음으로 부스를 차린다. 차량용 반도체,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앞세워 완성차 기업 고객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더해 얼마 전 삼성전자는 소비 전력을 확 개선한 차량용 반도체를 내놓으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유니버설 플래시 스토리지(UFS) 3.1 메모리 솔루션 양산을 시작하기도 했다. 256기가바이트(GB) 라인업 기준 전 세대 대비 소비전력이 33%가량 개선된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자회사인 하만을 통해 디지털 콕핏(운전 공간)도 함께 다루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4월 페라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페라리에 적용될 차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솔루션 개발에 착수했다. 대형 고객사의 협약은 비공개로 진행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례적으로 페라리와의 계약을 직접 공개하며 대대적인 홍보를 실시하기도 했다.
삼성전기는 파워인덕터를 새 무기로 채택했다. 파워인덕터란 전류가 급변하는 것을 막고 자율주행정보를 처리하는 반도체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부품이다. 삼성전기는 전기차 카메라에 탑재되는 파워인덕터 제품 2종을 처음 양산한다고 이달 발표했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로 쌓아 올린 기술력을 바탕으로 파워인덕터 사업 육성에 집중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고 있다.
LG그룹 역시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그룹 차원에서 전장 사업을 다지고 있다.
특히 LG전자 전장(VS)사업본부는 지난해 2분기 9년 만에 흑자 전환 후 5개 분기 연속 흑자 달성에 성공하며 성과를 톡톡히 보이고 있다. VS사업본부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전기차 파워트레인(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시스템(ZKW) 사업을 전개한다. 올해 VS사업본부는 수주잔고 100조원, 매출 10조원을 목표하고 있다. 특히 파워트레인의 성장이 도드라지는 상황이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강자 LG디스플레이는 메르세데스-벤츠, 캐딜락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최근 현대차와 손잡고 차세대 제네시스에 차량용 OLED 디스플레이를 수주하며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장하기도 했다. LG이노텍은 차량용 카메라 모듈, 라이다, 파워모듈 등을 다루고 있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인 수주 구조를 갖춘 전장산업 특성상 초기에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 및 고객을 선점한 기업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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