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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트닷넷] 센트OS 개방 중단, 레드햇이 던진 화두…"투자와 공유는 공존이 가능한가?"

이상일 기자
[ⓒS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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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전문미디어블로그=딜라이트닷넷] 오픈소스 진영에 레드햇(Red Hat) 발 충격파가 여진을 남기고 있다. 결과적으로 오픈소스가 가졌던 본래의 가치, 즉 소프트웨어의 설계도에 해당하는 소스코드를 인터넷 등을 통해 무상으로 공개, 누구나 그 소프트웨어를 개량하고, 이것을 재배포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취지가 점차 희미해져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오픈소스가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기본 인프라로 위치매김하면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관측도 있다. 개방과 공유를 통해 급성장한 오픈소스가 기업 시장에 안착하면서 자연스럽게 안정성과 보안을 중시하게 됐고 이를 상용 서비스로 제공하는 SW기업들이 늘어나면서 필연적인 수순이라는 것이다.

실제 알려져 있는 많은 오픈소스 기반 DBMS와 커뮤니티가 거대 SW기업에 인수된 상황이다. IBM에 인수된 레드햇을 비롯해 오라클이 MySQL을 인수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가 깃허브, NPM 등을 가져간 바 있다.

이들은 막강한 자금력을 통해 오픈소스 기반 DBMS를 상용 DBMS 수준의 성능을 가져가는데 일조하고 있다. 반면 막대한 투자는 지속되지만 오픈소스가 가지는 고유한 특성 탓에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의 목표와 상충되는 일을 겪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레드햇은 최근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Red Hat Enterprise Linux; RHEL)를 개발자와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방식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레드햇은 ‘센트OS’ 로드맵을 밝히며 ‘센트OS 리눅스 8’을 마지막으로 RHEL 클론 개발을 종료하고, RHEL 업스트림 브랜치인 ‘센트OS 스트림’에 집중한다고 발표했다.

센트OS는 레드햇 엔터프라이즈리눅스(REHL)의 복제(clone) 솔루션으로 많은 글로벌 기업이 사용하면서 안정성을 인정 받아왔다. 무엇보다 레드햇 서브스크립션 구매 없이 무료로 쓸 수 있어 빠르게 확산될 수 있었다.

하지만 레드햇은 ‘CentOS 스트림’을 공개 RHEL 관련 소스 코드 릴리스를 위한 유일한 리포지토리로 만든다고 밝혔다. 이는 RHEL 소스 코드는 레드햇 고객만 사용할 수 있으며 재배포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장 소스코드에 대한 접근을 막았다는 비난이 레드햇을 향해 과열되고 있다.

이미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RHEL)의 무료 버전으로 운영하던 센트OS(CentOS) 8이 2021년 말에 종료된 상황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레드햇이 기존의 무료 오픈 소스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유료 모델로 RHEL 배포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이에 대해 레드햇은 ‘이번 변경으로 인해 개발자와 사용자에게 추가 비용이나 불편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이번 정책 변경은 RHEL 배포판을 가져다 아무런 가치도 추가하지 않고 다양한 시장에 재판매하는 리패키저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쉽게 말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안정화 및 고도화를 시켜놓은 오픈소스에 무임승차하는 기업들에 대해 제대로 된 가치를 지불하거나 떠나라는 의미다.

레드햇의 핵심 플랫폼 엔지니어링 부사장 마이크 맥그라스는 블로그를 통해 “새로운 기능을 코딩하고, 버그를 수정하고, 많은 사용자에게 필요한 패키지와 기능을 통합하기 위해 수천 명의 레드햇 직원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레드햇이 이윤 창출 측면에서 ‘계륵’이었던 센트OS를 ‘센트OS 스트림’으로 대체하려 하면서 기존 고객들은 대체제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수세리눅스, 로키리눅스 등 다른 오픈소스 기반 기업들은 리눅스의 전략을 비난하면서 자사의 서비스를 강조하고 있는 모양새다.

수세(SUSE)는 최근 공개적으로 사용 가능한 Red Hat Enterprise Linux(이하 RHEL)를 포크(fork, 기존 소스 코드 베이스를 기반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것)하고 제한 없이 모든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RHEL 호환 배포판을 개발 및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문제는 앞으로 오픈소스 진영에서 커뮤니티의 기여도와 별개로 기업의 투자와 오픈소스의 가치를 어떻게 조화롭게 유지할 지를 놓고 논쟁이 계속될 것이란 것이다. 결국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 기업이 오픈소스라는 대척점을 소유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이러한 혼란은 계속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이상일 기자 블로그=IT객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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