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D] 배달방식 다양화...멀티·묶음배달 생겨난 이유는?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엔데믹 전환 후 야외활동이 증가하면서 배달앱 수요가 전년보다 줄었다는 소식이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배달주문 업계는 지금도 치열한 경쟁 중입니다. 배달음식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다보니 수요가 줄었어도 시킬 사람은 시키고, 그런 사람들은 각사 플랫폼으로 데려오기 위해 할인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또하나 달라진 모습이 있습니다. 소비자가 배달음식을 주문했을 때 그 음식을 갖다주는 방법이 다양해진 것입니다. 각사마다 구체적인 운영 방식은 다르지만, 비슷한 배달 장소를 묶어 ‘다건’으로 배달이 가능해진 건데요. 2년 전 ‘단건배달’ 서비스를 도입하며 선점 경쟁을 하던 모습과는 달라진 양상입니다.
먼저 배달의민족은 수도권 일부 지역에 ‘알뜰배달’을 도입했습니다. 주문 동선이 비슷한 건들을 묶어서 배달하는 것이죠. 기존 운영 중이던 일반배달과 다른 점은 배민1 한집배달과 동일하게 배민이 직접 배달을 책임지고, 묶음배달 중인 라이더 위치 확인이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식당과 소비자가 내는 배달팁도 한집배달보다 줄어든다는 설명입니다.
배민이 알뜰배달을 도입한 이유는 단건배달이 편리하지만 배달비가 상대적으로 높아 부담스럽다는 인식에 착안한 것입니다. 음식을 빨리 받고 싶은 소비자는 한집배달로, 한집배달보다 도착 속도는 조금 느릴 수 있지만 배달비 부담을 덜고 싶은 소비자는 알뜰배달을 고르도록 선택지를 늘린 것입니다.
배민 알뜰배달에 대한 견제일까요? 최근 쿠팡이츠는 송파구를 시작으로 ‘세이브 배달’을 도입했습니다. 세이브 배달은 동일노선에 근접한 주문건에 한해, 다른 주문과 함께 배달하는 서비스입니다. 메뉴 선택 후 주문 시 세이브배달을 선택하면 인근지역 주문과 함께 배달받는 대신 1000원을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
쿠팡이츠 세이브배달은 최대 2건까지만 배달 주문을 같이 받는다는 게 차별점입니다. ‘멀티배달’로 부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경쟁사들처럼 3~4건씩 묶음배달을 하는 건, 단건배달 자체가 정체성인 쿠팡이츠가 그 이미지를 훼손할 수있다고 판단한 것이겠죠. 쿠팡이츠는 세이브배달이 배달비 할인이 아닌, 배달 주문 금액에 대한 할인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할인금액은 쿠팡에서 전부 부담하고요.
요기요는 일찌감치 단건배달을 택하는 대신 인공지능(AI) 배차 시스템인 ‘요기요 익스프레스’를 운영 중입니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배달 최적화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각각 다른 방식을 강조하고 있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같아 보입니다. 치솟는 물가에 배달주문 부담이 높아진 소비자들에 그 체감을 낮추기 위함입니다. 사실 소비자 입장에선 배달비 할인이든 배달주문금액 할인이든 ‘총 결제 금액’이 중요하죠.
주문할 때 적용할 수 있는 할인쿠폰에 더해 식당 자체 할인, 여기에 최적 배달을 통한 할인이 추가로 들어가게 되면 배달음식을 시키는 소비자도 그만큼 큰 혜택을 받는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기업 입장에선 배달 라이더가 부족한 문제도 최적 배달을 통해 해결할 수 있고요. 수익성을 강화해야 하는 배달업계가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고객을 유입하기 위한 경쟁이 한동안 더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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