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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에 가입자 뺏길라…‘MZ’에 집중하는 통신사들

권하영 기자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통신사들이 알뜰폰에 맞서 ‘MZ’ 환심 사기에 나섰다. 이달부터 청년 전용 5G 요금제를 잇따라 출시하고 맞춤 데이터 혜택을 확 키운다.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자급제+알뜰폰’ 조합이 인기인 데 따른 가입자 방어 전략이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SK텔레콤을 필두로 2일 KT에 이어 LG유플러스가 내달 5G 청년 요금제를 출시한다. 각각 세부 요금 구간이나 혜택은 조금씩 다르지만 데이터 이용량이 많은 청년 세대 특성을 고려해 데이터 혜택 강화에 집중한 것이 특징이다.

SK텔레콤이 1일 출시한 ‘0 청년 요금제’는 11종으로, 통신사 중 최초로 30대(만 34세 이하) 청년 고객도 포함한다. 기존 5G 요금제와 같은 가격에 데이터 제공량을 최대 50GB 늘렸다. 기존 약정·결합할인 혜택을 유지하면서 요금제 변경도 가능하다.

월 6만9000원인 ‘청년69’ 요금제의 경우 가격이 같은 5G 요금제(110GB) 보다 50GB 많은 160GB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공유·테더링 데이터를 확대해 최대 100GB까지 제공하고, 커피·영화관람권·로밍 요금도 반값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하도록 혜택을 준다.

특히 온라인 전용 요금제로 보면 알뜰폰보다 통신비가 저렴하다. SK텔레콤의 ‘0청년 다이렉트 플랜’ 내 ‘5G 다이렉트34’ 요금제는 월 3만4000원에 12GB 데이터를 제공해 국민은행 알뜰폰 ‘리브모바일’(월 3만5200원·11GB)보다 저렴하다.

SK텔레콤은 올초부터 ‘청년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만34세 이하 가입자 대상 마케팅 강화에 나선 참이다. 청년 TF는 청년 전용 브랜드인 ‘0’(영·Young) 인지도 제고와 청년요금제 출시에 따른 MZ 가입자 유치를 위한 특별 조직으로 보면 된다.

KT와 LG유플러스도 5G 청년 요금제를 대거 출시한다. KT가 지난 2일 출시한 요금제의 경우 만 29세 이하 대상으로 데이터 제공량을 두 배 늘린 것이 특징이다. 별도로 신청할 필요 없이 6월2일부터 데이터 확대가 자동으로 적용된다.

KT 역시 20대 전용 브랜드 ‘Y’(와이)를 통해 20대들의 성장을 응원하는 브랜드 활동을 계속해 왔다. 20대를 위한 5G 요금 혜택 ‘Y덤’을 비롯해 20대 전용 어플 ‘Y박스’, 신진 아티스트들을 발굴하는 ‘Y아티스트 프로젝트’ 등을 운영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내달 만 19~29세 대상으로 14종의 5G 청년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 요금제에 데이터를 추가하는 식으로 설계해 20대 고객은 월 최대 60GB를 더 쓸 수 있다. 취업준비생 청년을 위해 데이터 무과금 혜택도 제공한다.

이 같은 통신사들의 청년 세대 공략은 당연한 수순이다. 최근 상당수의 2030세대가 알뜰폰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에 따른 올해 3월 기준 알뜰폰 가입회선 수는 1363만3057건으로, 전체 무선 시장의 17.5%를 차지한다. 근래 번호이동 시장에서도 통신사들은 줄곧 알뜰폰에 가입자를 더 많이 뺏기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KB국민은행의 리브모바일과 토스모바일 등 금융·핀테크 기업까지 진출하며 알뜰폰 시장이 활성화됨에 따라 청년층의 알뜰폰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 2월 리브모바일 이용자 분석 결과, 가입자 중 60%가 20~30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 입장에서 2030세대는 반드시 확보해야 할 미래 잠재 고객”이라며 “자급제와 알뜰폰 조합을 쓰는 2030의 경우 무약정에 혜택이 더 좋은 요금제로 그때그때 자유롭게 이동하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에 가입자 방어를 위해서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다양한 혜택과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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