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도 반했다"…삼성 뛰어넘은 SK하이닉스 신무기는?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AI 모델이 빠르게 성장하며 초고속, 고용량 메모리에 대한 수요를 이끌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새로운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지속 개발해내고 있는 SK하이닉스 노력에 감사하다.”
9일 로먼 키리친스키 AMD 메모리 제품 부문 총괄 책임자(부사장)는 이같이 말했다.
로먼 부사장이 언급한 HBM은 여러 개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대폭 끌어올린 고성능 제품이다.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 순으로 개발되고 있다.
빅데이터, 챗GPT 등 인공지능(AI) 서비스 열풍이 거세지며 이를 지원하는 고성능 반도체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HBM이 주목받고 있다.
HBM 분야에서는 SK하이닉스가 선두주자다. 삼성전자, 미국 마이크론보다 최신 제품을 연이어 먼저 내놓으면서 시장을 주도하는 분위기다.
SK하이닉스는 업계 최초로 HBM3를 개발(2021년) 및 양산(2022년)한 바 있다. 최근에는 기존 제품과 동일한 크기로 더 많은 용량을 제공하는 12단 적층 HBM3 24GB(기가바이트) 패키지(이하 12단 HBM3)를 처음으로 개발한 바 있다. AMD 등에 샘플을 제공하며 상용화 작업을 거치고 있다.
이러한 성과에는 DRAM 상품기획 김왕수 PL, HBM PKG제품 박진우 PL, HBM PE 성형수 PL, WLP FE개발 양주헌 PL, WLP BE개발 권종오 PL 등 개발진이 큰 역할을 했다.
김왕수 PL은 “이 제품을 통해 시스템온칩(SoC) 업체들은 시스템 안에 추가 공간을 확보할 필요 없이 동일 크기 제품으로 1.5배 용량 상승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많은 고객사가 우리 기술력에 높은 신뢰를 보이고 있고 회사는 올해 하반기부터 신제품 공급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PL에 따르면 8단 HBM3 양산 이후 약 10개월 만에 12단 HBM3를 개발했다. 단기간 내 결과물을 냈으나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40% 얇아진 D램 칩 12장을 기존보다 13% 좁은 간격으로 쌓다 보니 칩을 제어하기 힘들고 공정을 적용하기가 어려웠다는 후문이다.
권종오 PL은 ‘어드밴스드 MR-MUF(Mass Reflow-Molded Under Fill)’ 공정 도입을 해법으로 꼽았다.
그는 “어드밴스드 MR-MUF는 기존 MR-MUF 대비 세 가지 개선점이 있었다. 먼저 얇아진 웨이퍼가 휘지 않도록 제어하는 신규 기술이 들어갔다. 다음으로 12단으로 쌓는 과정에서 칩과 칩 사이를 잇는 범프들이 고르게 연결되도록 강한 열을 순간적으로 가해 가접합했다. 마지막으로 진공 상태에서 방열성 높은 신규 에폭시 밀봉재(EMC)를 밀어 넣고 70톤 압력을 가해 칩 사이사이 좁은 공간에 채워 넣었다”고 이야기했다. 이를 통해 생산성은 약 3배, 열 방출은 약 2.5배 향상할 수 있었다.
품질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테스트에 공을 들인 점도 주효했다. 양주헌 PL은 “칩과 칩 사이를 잇는 범프만 수십만 개나 된다”며 “하나하나 테스트를 거듭해 최적의 접합 조건을 찾아냈고 불량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D램 웨이퍼 및 HBM3 테스트를 담당한 HBM PE 성형수 PL은 “기존 대비 1.5배 많은 칩이 적층돼 수율과 품질을 조기에 확보하기 힘든 상황이었다”며 “수없이 많은 시도를 거듭한 끝에 12단에 맞는 최적의 테스트 베이스라인을 구축해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객사 성능 검증이 진행 중인 만큼풀어야 할 과제는 남아 있다. 박진우 PL은 “현재 고객사와 적극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며 “우리 회사와 고객사가 서로 이해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최고의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윈윈(Win-Win)하는 ‘HBM 에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성형수 PL은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길을 가는 것은 언제나 두려움을 느끼게 하지만 목표에 도달했을 때의 기쁨은 더욱 배가 된다”며 “세계 최초로 12단 HBM3을 개발한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향후 HBM3E, HBM4 등 차세대 제품에서도 1위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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