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바이오 분야에서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세계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 미국 동부에서 글로벌 빅파마 및 바이오 벤처 인큐베이션 회사 등 최고경영자(CEO)을 연이어 만났다.

이 회장은 ▲호아킨 두아토 J&J CEO ▲지오반니 카포리오BMS CEO ▲누바 아페얀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CEO ▲크리스토퍼 비에바허 바이오젠 CEO ▲케빈 알리 오가논 CEO 등과 회동하면서 바이오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신사업 발굴을 위한 상호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J&J는 창립 140여년 역사를 가진 글로벌 바이오 제약사로 삼성 주요 고객이다. BMS는 2013년 삼성에 처음으로 의약품 생산을 발주해 그룹 내 바이오사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준 바 있다.

플래그십의 누바 아페얀 CEO는 모더나 공동 설립자로서 삼성과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생산계약을 통해 국내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탰다. 양사는 유망 바이오 벤처 발굴 및 육성에도 협력하고 있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합작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했다. 지난해 바이오에피스 지분을 모두 삼성에 매각했으나 삼성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유럽지역 유통과 판매를 담당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10여년 전 바이오 시장에 뛰어든 삼성은 이러한 파트너사들과 협업으로 글로벌 1위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도약하게 됐다.

바이오산업은 생산기술과 연구개발(R&D) 역량은 물론 장기 협동을 위한 신뢰와 평판 구축이 필수적이다. 이 회장은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빅파마들과 협업을 확대하고 미래성장동력을 창출할 계획이다.

한편 이 회장은 제약사와의 미팅 후 북미 판매법인 직원들을 만나 글로벌 공급망 현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그는 “출발점은 중요하지 않다. 과감하고 끈기 있는 도전이 승패를 가를 것”이라며 “반도체 성공 DNA를 바이오 신화로 이어가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