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뷰티

패션 플랫폼, 치열한 순위 경쟁...무신사만 ‘굳건’

이안나
사진=오픈서베이 ‘MZ세대 패션앱 트렌드 리포트 2023’
사진=오픈서베이 ‘MZ세대 패션앱 트렌드 리포트 2023’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이용하는 패션 쇼핑앱은 1위 무신사를 제외한 나머지 인기 순위가 변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블리가 지그재그를 제치고 브랜디 순위는 크게 하락했다. 지난해 패션 플랫폼들은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기조를 유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올해 경쟁이 더 치열해진 가운데 수익성 개선도 과제가 됐다.

26일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공개한 ‘MZ세대 패션앱 트렌드 리포트 2023’에 따르면 만 15~39세 남녀 4000명이 최근 3개월 구매경험 기준 가장 많이 이용한 패션 플랫폼 1위는 무신사였다.

무신사 이용률은 48.5%로, 그 다음 순위에 오른 에이블리(22.2%), 지그재그(21.5%)를 합친 수치보다도 높다. MZ세대 중 절반이 무신사를 이용했다는 의미다. 이외에도 무신사는 인지도(86.8%)와 이용 경험(65.8%), 1년 내 구매율(49.1%) 전반에서 가장 높은 성과를 보였다.

무신사 독주 속 다른 패션 플랫폼 순위는 격동이 있었다. 지난해 3위였던 에이블리는 올해 지그재그를 넘어서며 2위에 올랐다. 그 다음으로 크림이 이용률 11.2%로 전년대비 6%포인트(p)를 올리며 작년 10위에서 올해 4위로 도약했다.

8위였던 W컨셉은 7위로 한단계 상승했고, 브랜디만 이용률이 전년 11.7%에서 7%로 감소하며 순위도 4위에서 8위로 하락했다. 이외에 MZ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패션 쇼핑앱은 29CM(11.1%), SSF SHOP(8.7%), LF몰(5.7%), 하이버(5.1%) 등이 있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지난해 패션 플랫폼들은 대다수가 적자를 이어가거나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플랫폼 전반이 카테고리를 확장하거나 해외로 진출하는 등 투자를 크게 늘리고 정보기술(IT)인력 보강을 통한 인건비 상승 등이 영향을 끼쳤다.
작년 기준 영업이익을 기록한 곳은 무신사와 W컨셉이다. 무신사는 지난해 매출 7083억원으로 전년대비 무려 54%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31억원으로 전년대비 95% 감소했다. 무신사는 글로벌 사업 확장과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 손실이 반영됐고, 임직원 무상증여가 일회성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W컨셉은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소개하며 카테고리를 점차 넓히며 조용한 성장을 하고 있다. 작년 매출은 1367억원으로 전년대비 3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0억원대로 전년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에이블리·브랜디·지그재그(카카오스타일)는 나란히 영업손실을 유지했다. 다만 에이블리와 지그재그는 매출성장 대비 영업손실 증가 폭이 줄었으며, 브랜디는 적자폭이 감소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패션 플랫폼 업계 역시 올해 과제는 ‘내실 성장’이다.

가장 큰 폭으로 성장을 이룬 건 에이블리다. 에이블리는 지난해 매출 1785억원으로 전년대비 90.9% 성장했다. 영업손실은 744억원으로 전년대비 7%가량 늘었다. 이에 에이블리 측은 “작년 영업손실률은 41.7%로 전년(74.4%)보다 절반 감축했다”며 “지난해 4분기부턴 손익개선을 이루며 올해 3월 월간 손익분기점(BEP)를 달성, 흑자 경영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그재그는 작년 매출 1018억원으로 전년대비 57% 성장했고, 영업손실은 519억원으로 37% 증가했다. 공격적인 비즈니스 확장과 테크 강화를 위한 IT인력 투자, 카테고리 확장 등으로 거래액과 매출이 늘었지만 그 결과로 적자 폭도 커진 셈이다.

브랜디는 일찌감치 수익성 개선 작업에 돌입하며 작년 영업손실 321억원으로 전년대비 150억원 가량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작년 매출 1172억원으로 유일하게 7% 감소했다. 앱 전체에 인공지능(AI) 추천을 도입해 마케팅 효율 상승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직매입 상품 물류 원가 인하 등으로 수익을 개선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올해 주요 패션 플랫폼 각 사 전략은 다르지만 내실을 다지면서도 글로벌 사업 진출과 신규 카테고리 안정화, 풀필먼트 사업 강화에 힘 줄 것으로 보인다.

무신사는 뷰티·골프·스포츠키즈 등 카테고리를 넓히면서 신규 회원을 늘렸고 올해 4월부터 일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해 글로벌 스토어를 연 무신사는 열본, 미국, 싱가폴, 태국 등 13개국 대상으로 앱 제공을 시작했다.
뷰티·라이프 등 확장한 카테고리를 통해 최고 월 거래액을 기록한 에이블리도 올해 카테고리 안착에 힘쓴다. 에이블리는 자체 풀필먼트센터를 직접 운영하며 배송을 강화하고 무신사와 동일하게 일본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에이블리가 출시한 일본 서비스 ‘아무드’는 누적 다운로드 300만을 넘어섰다.

지그재그는 패션, 뷰티, 라이프 카테고리 확장을 더욱 공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누적된 빅데이터를 활용해 빠른배송인 ‘직진배송’을 고도화하고 올해 일본에 집중해 서비스 전략을 세워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포스티, 패션바이카카오 등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며 연령대를 확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플랫폼은 성장만 하면 된다는 시각에서 플랫폼도 수익성을 갖춰야한다는 관점으로 바뀌었다”며 “우후죽순 생겨나던 패션 이커머스도 옥석을 가리는 시간이 왔다”고 말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