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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낙제’ 가전·배터리 ‘방긋’…희비 엇갈린 1Q 실적 전망 [DD인더스]

백승은
- 시름 깊어진 삼성·하이닉스, LG전자·LG엔솔은 웃음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이번 주 국내 주요 전자 기업의 1분기 성적표가 차례대로 공개된다.

반도체 2대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적자의 늪에 빠졌다. 반면 LG전자는 예측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보이며 상기된 분위기다. 배터리 기업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역시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주(4월24일~4월28일) 순차적으로 1분기 실적발표가 이어진다. SK하이닉스를 시작으로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대기업 계열사 발표가 예정돼 있다.

우선 SK하이닉스는 오는 26일, 삼성전자는 27일 실적발표 및 컨퍼런스콜을 실시한다. 모두 실적 하락 폭이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메모리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으며 메모리 의존도가 높은 두 기업에 가는 타격도 컸다. D램, 낸드플래시를 중심으로 가격이 지속해서 하락했고, 가격이 내려가자 재고가 늘어나는 악순환이 지속됐다.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의 60~70%를 담당하는 반도체 사업이 휘청이며 전체 매출도 흔들렸다. 이 기간 예상 영업이익은 6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무려 95.75% 주저앉았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1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9년 1분기 미국 리먼브라더스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 직후 처음이다. 잠정실적에서는 사업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1분기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4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은 없다’라던 기존 기조를 틀어 감산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잠정실적을 발표하며 삼성전자는 “특정 제품은 향후 수요 변동에 대응 가능한 물량을 확보했다는 판단을 내려 이미 진행 중인 라인 운영 최적화 및 시험생산(엔지니어링 런) 비중 확대 외 추가로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번 컨퍼런스콜에서도 관련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역시 상황은 좋지 않다. 증권가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1분기 3조5000억원이 넘는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4분기 1조8984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영업손실 규모가 크게 늘었다. SK하이닉스는 일찍이 반도체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는 인위적 감산을 실시했다. 그렇지만 예상보다 혹독한 반도체 한파에 추가 감산 등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오는 27일 실적발표와 컨퍼런스콜을 실시하는 LG전자는 앞선 두 기업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LG전의 1분기 예상 영업이익 1조4974억원으로 에프앤가이드가 예상한 영업이익 1조700억원보다 4000억원 이상 높았다. 이대로라면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후 사상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추월하게 된다.

LG전자는 전장 사업의 고속 성장, 기업(B2B) 비중 확대, 유럽 시장에서 생활가전 판매 선전 등을 실적 호조의 원인으로 꼽았다. 아울러 코로나19 이후 크게 상승했던 원자재 비용과 물류비가 원점으로 돌아오며 부담이 덜어지며 실적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배터리 업계도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분기 LG에너지솔루션은 분기 최대 실적을 내기도 했다. 이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은 6332억원으로, 증권가 예상치인 4600~4900억원보다 1000억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배터리 관련 세액공제 항목인 생산세액공제(AMPC) 연계 영업이익인 1003억원을 책정해 포함한 것. 이와 함께 원자재 재료비 절감과 스마트팩토리화, 매출 확대 등이 겹치며 쾌재를 불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6일 실적발표를 가진다.

27일 실적 공개를 앞둔 삼성SDI의 영업이익 예상치는 3812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18.27% 오르며 호실적이 예상된다. 전기차 시장 활성화로 인한 기존 사업 호조, 젠5(P5) 배터리 판매 확대 등의 결과다. 다만 배터리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 비상장 자회사 SK온은 지난 2월 포드 F-150 화재에 따른 공장 생산 중단 등 사업에 차질을 빚으며 3500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SK온은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의 실적발표를 통해 1분기 실적을 내며, 발표 예정일은 내달 4일이다.
백승은
bse1123@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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