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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에 자체 기술 주입…팀네이버, 차세대 국가 성장동력 노린다

이나연
30일(현지시간) 협약식에는 채선주 네이버 ESG·대외 정책 대표,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한상영 네이버클라우드 상무와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 마제드 알 호가일 장관과 무싸드 알오테이비 차관, 투자부 칼리드 알팔리 장관, 파하드 알나임 차관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사진 제공=네이버)
30일(현지시간) 협약식에는 채선주 네이버 ESG·대외 정책 대표,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한상영 네이버클라우드 상무와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 마제드 알 호가일 장관과 무싸드 알오테이비 차관, 투자부 칼리드 알팔리 장관, 파하드 알나임 차관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사진 제공=네이버)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갈수록 치열해지는 미중 간 기술 패권 경쟁 속 정보기술(IT) 강국 한국도 기술 경쟁력에 대한 필요성이 주목된다. 이 가운데 팀 네이버가 자체 디엔에이(DNA)를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식하면서, 1세대 국가 성장동력으로 꼽히던 ‘중후장대’(철강·조선·항공 산업 등)를 잇는 차세대 동력으로 IT 기업이 조명받는 추세다.

네이버(대표 최수연)는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MOMRAH)·투자부(MISA)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 차원의 디지털 전환(DX)에 다각적으로 협력한다고 30일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세계 최대 스마트시티 ‘네옴시티’ 프로젝트 이외에도, 국가 차원에서 전방위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 노력 중이다. 이에 각 분야 글로벌 기술 기업들이 주목받는 가운데, 인공지능(AI)·로보틱스·클라우드·자율주행·디지털트윈 등 첨단 기술 분야를 총망라하는 한국 대표 IT 기업 네이버도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와 투자부의 파트너로 합류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네이버·네이버랩스·네이버클라우드와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 및 투자부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민들이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서비스 구축 등 국가 단위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정보통신기술(ICT) 프로젝트 전반에 걸쳐 협력하게 된다.

예컨대, 사우디아라비아 도시 단위 시뮬레이션 및 모니터링을 위해 팀 네이버 AI·로봇 기반 디지털트윈 기술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가 제공할 ‘슈퍼 앱(가칭)’도 팀 네이버 초대규모 AI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네이버는 이번 MOU 체결을 두고 “선행 기술에 대한 꾸준한 투자가 실질적인 결과로 이어졌다”고 자평했다. 예전부터 네이버는 사용자 데이터에 다방면으로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 2013년 국내 인터넷 기업 최초로 설립한 데이터센터 ‘각 춘천’이 그 시작이다. 각 춘천을 통해 10년 이상 축적한 ‘3무’(무중단·무사고·무재해) 운영 경험은 2017년 네이버랩스가 설립된 후에도 로봇·자율주행·디지털트윈 등 선행 기술에 안정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잇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전 세계 IT 기업들은 산업 핵심 뼈대로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센터’와 ‘AI 반도체’를 꼽곤 한다. PC 기반에서 모바일로 터전을 옮긴 인터넷 플랫폼의 미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가 앞다퉈 투자를 늘리는 사업도 바로 데이터센터다. 혹자는 “IT 업계에서 데이터센터를 빼놓고는 어떤 성장 사업도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반도체 부문 역시 마찬가지다. 데이터센터를 10년째 운영 중인 네이버가 최근 삼성전자와 협력해 AI 반도체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는 것도 그 이유다. 양 사는 협업을 통해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측면에서도 AI 모델에 최적화한 반도체를 활용, 비용 효율화를 추구한다. 초거대 AI에서 발생하는 메모리 병목현상을 해결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네이버는 검색·커머스·페이·클라우드·콘텐츠 등 주요 글로벌 빅테크 사업 모델에 적극 뛰어들며 성과 구현에 공들이고 있다. AI 챗봇 서비스 ‘챗GPT’가 촉발한 초대규모 AI 열풍에 발맞춰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 경량화와 최적화 기술 연구에 힘쓰는가 하면, 올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주목받은 ‘로봇’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6월 완공된 제2 네이버 사옥 ‘1784’는 세계 최초 로봇 친화형 건물로 알려져 있다. 사내에 돌아다니는 로봇들은 직원들에 커피와 택배 등을 배달한다. 연내 공개될 데이터센터 ‘각 세종’에서도 다양한 업무에 로봇이 활용될 예정이다. 네이버는 로봇 등 관련 첨단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도 모색하는 중이다.

한편, 네이버와 사우디아라비아는 네이버가 지난해 11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주관 원팀코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수주지원단에 참여, 알 호가일 장관과 가진 미팅을 시작으로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왔다.

알 호가일 장관은 같은 달 29일 ‘테크 컨버전스 빌딩’ 1784에 직접 방문해 네이버 기술력과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 기획·개발 역량을 직접 경험하며, 도시 계획 및 운영 전반에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함께 논의하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AI와 데이터 관련 정부기관 세 곳도 네이버를 방문한 바 있다.

채선주 네이버 ESG·대외 정책 대표는 “장기적인 투자를 통해 쌓아 온 팀 네이버 기술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인정받게 된 만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국가 디지털 전환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며 “이번 사례를 계기로 향후 글로벌 시장 개척에 더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나연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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