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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s톡] IPO 앞둔 모니터랩, 고평가 지적 넘어설 수 있을까

이종현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2022년 한 해 동안 하락세를 이어가던 증시 상황이 2023년 들어 개선되는 모양새다. 연초 671.5포인트(p)였던 코스닥 지수는 27일 기준 827.6p로 23.2% 이상 상승하는 등 증시에 훈풍이 불고 있다. 때를 노려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중소기업들도 적지 않다. 4월 수요예측 및 청약을 진행하는 모니터랩 역시 그런 기업들 중 하나다.

올해로 설립 18주년을 맞이한 모니터랩은 웹방화벽을 주요 제품으로 삼고 있는 사이버보안 기업이다. 온프레미스로 제공하던 웹방화벽, 시큐어웹게이트웨이(SWG), 차세대방화벽(NGFW) 등을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보안(SECaaS) 플랫폼 ‘아이온클라우드(AIONCLOUD)’로 제공하는 것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온프레미스와 SECaaS의 가장 큰 차이는 하드웨어(HW)의 존재 유무다. HW가 필요한 온프레미스는 초기 제품 구입 비용이 큰 데다 설치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로 한다. 규모를 늘리거나 줄이기도 어렵다.

반면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SW)를 제공받는 SECaaS의 경우 초기 비용이 필요하지 않은 데다 도입에 필요한 시간도 온프레미스 대비 적다. 제품 업그레이드나 유지보수 등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에 SECaaS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는 중이다. 모니터랩을 비롯한 국내외 사이버보안 기업들이 SECaaS 사업 확대에 나서는 이유다.

모니터랩은 실적 안정화 전 기술에 대한 평가와 심사를 통해 상장하는 기술특례상장 기업이다. SECaaS 기술을 바탕으로 기술이크레더블, 나이스평가정보로부터 각각 A등급을 받았다. 2022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141억원이다. 전년대비 16.5% 늘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각각 11억원, 7억원으로 35.5%, 67.8% 줄었다. 매출액은 늘었지만 신규 인원 충원 및 인건비 상승, 사업 홍보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되진 못했다는 설명이다.

4월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24~25일에 일반 및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다. 일반, 기관 투자자 청약이 같은 날 실시된다. 공모희망가액은 7500원~9800원이고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수요예측에서 공모가액이 얼마로 설정될지, 또 공모가액 확정 후 청약에서 경쟁률은 몇일지,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은 어떻게 될지 등에 관심이 쏠린다.

기술특례상장 기업들이 겪는 실적 대비 높은 공모가액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모니터랩이 넘어야 할 산이다. 모니터랩은 IPO를 통해 총 1239만6900주를 상장한다. 공모희망가 기준 모니터랩의 시가총액은 929억7675만~1214억8962만원이다. 주가수익비율(PER)은 129.3~168.8배다.

이는 모니터랩이 증권신고서를 통해 비교기업으로 삼은 수산아이앤티(30.4배), 파수(17.1배), 지니언스(13배), 더존비즈온(44.3배) 등과 비교했을 때 크게 높은 수준이다.

모니터랩의 바로미터가 될 만한 기업이 있다. 2월15일 상장한 사이버보안 기업 샌즈랩이다. 샌즈랩 역시 기술특례상장 기업으로서 실적 대비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3년 뒤 기업 실적을 높여 고평가 논란을 해소하겠다는 것도 닮은꼴이다.

샌즈랩은 공모가 1만500원으로 확정된 뒤 상장 첫날 종가 2만4900원으로 공모가 대비 2배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하지만 첫날 이후 완만한 하락세가 지속됐고 27일 기준 종가는 1만5870원으로 상장 첫날 종가대비 36.2% 감소했다. 여전히 공모가보다는 높은 가격이나 상장 이래 최저가를 갱신하는 중이다.
모니터랩은 2025년 당기순이익 157억원을 전망했다. 2022년 매출액보다도 높은 수치다.
모니터랩은 2025년 당기순이익 157억원을 전망했다. 2022년 매출액보다도 높은 수치다.

모니터랩의 희망공모가액은 2024~2025년 추정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산정됐다. 모니터랩의 추정 당기순이익은 2024년 76억원, 2025년 157억원이다. 그러나 스타트업도 아닌, 18년간 사업을 이어온 기업이 단기간 내 이처럼 가파른 성장을 보일 수 있을지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모니터랩은 최근 3년간 당기순이익률 8.5%를 기록했다. 가장 높은 순이익률을 보인 년도는 2021년으로 18.4%다. 2025년 당기순이익률을 30%라고 감안해도 순이익 157억원을 달성하려면 매출액 500억원을 넘어야 한다. 3년새 매출을 3.5배 이상 높여야 한다는 의미다.

반드시 불가능하다고 선을 긋기는 어렵다. 2021년 기술특례상장한 인사관리(HR) 테크기업 원티드랩의 경우 2020년 매출액 146억원, 당기순이익 –92억원에서 2021년 매출액 316억원, 당기순이익 30억원, 2022년 매출액 502억원, 당기순이익 94억원으로 당초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수준의 성장을 보이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그러나 원티드랩의 경우 개발자 구인난이라는 대외여건 속 새로운 유형의 채용 문화를 이끌어낸 기업인 데다, 가파르게 성장한 스타트업이라는 점에서 모니터랩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 또 그간 국내 사이버보안 기업 중 모니터랩이 제시한 만큼 가파르게 성장한 기업은 없다.

사이버보안 업계 관계자는 “공모가나 상장가에도 못미치는 주가를 기록 중인 기업이 적지 않다. 장기적인 기업 청사진을 잘 보이고, 또 실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견해를 밝혔다.

한편 모니터랩 이후 IPO를 추진 중인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적지 않다. 틸론, 이노그리드, 시큐레터, 한싹, 노르마, 이스트시큐리티, ICTK 등이다. 이중 상당수가 사이버보안 기업인 가운데 모니터랩이 샌즈랩에 이어 IPO 흥행에 성공할지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종현
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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