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소재

‘급성장’ 포스코케미칼의 배당성향 30% 달성? 기대 어렵다

이건한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이차전지(배터리) 소재 사업에서 고속 성장을 거듭 중인 포스코케미칼이 배당 상향에는 소극적인 모습이다. 그간 ‘연결배당성향의 30% 내외를 주주환원 목표로 한다’고 밝혔지만, 올해는 이 같은 목표의 하향 조정이 예상된다.

포스코케미칼이 이달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회사의 연결매출은 3조3019억원, 영업이익은 165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6%, 36.3% 증가했다. 2020년과 비교하면 110%, 309% 증가한 수치다. 전세계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포스코케미칼의 배터리 소재 사업 매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료=포스코케미칼 IR북]

반면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219억원으로 8.8% 감소했다. 지난해 회사의 차입금(빌린 돈) 규모가 크게 늘면서 금융비용(이자 등)이 대폭 증가한 영향이다. 2022년 포스코케미칼의 금융비용은 1753억원으로 연간 영업이익 규모를 상회한다. 주력 사업에 대한 신규 투자를 늘리고 재원 마련 차원에서 차입금 규모를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주주환원의 대표적 수단 중 하나인 배당 규모는 회사의 성장세와 궤를 같이하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이 지난 2월 공시한 주당 배당금은 300원으로 전년과 동일하고 총배당액도(232억원) 제자리걸음이다.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 비율)은 19.6%로 전년과 비교해 2.3% 증가에 그쳤다. 지난 2020년 295억원에 그쳤던 당기순이익에도 총 182억원을 파격 배당해 배당성향 61.9%를 기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배당성향은 각 회사의 전략적 선택과 주주환원 정책 기조에 따라 달라진다. 회사의 이익을 투자 및 운영 재원으로 우선 활용하려 할 경우 배당은 다소 인색해질 수 있다. 회사의 이익이 다소 줄어도 주주와 상생에 가치를 둔다면 회사의 성과를 주주와 더 나누는 방향으로 배당을 결정할 수 있다.

포스코케미칼이 당초 목표한 배당성향은 30%였다. 회사는 2022년~2023년 공시한 사업보고서 중 ‘배당에 관한 사항’, 2021년 포스코케미칼 기업 지배구조보고서 ‘주주환원정책’ 등에서 연결배당성향 30% 내외의 주주환원을 목표 혹은 지향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수치는 올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포스코케미칼 관계자는 <디지털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기존의 배당성향 30% 지향은 포스코 그룹 차원의 기준을 참고하여 세웠던 것”이라며 “이것이 현재 경영 환경과 맞지 않는 면이 있다고 판단, 올해 발행되는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에는 포스코케미칼이 자체 수립한 배당 정책을 수정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이와 관련해 사업보고서 내 배당 설명 항목에는 ‘향후 회사의 실적, 투자 계획 등으로 인한 자금지출을 감안하여 최종 배당수준을 결정하고 있다’는 내용이 있다. 즉, 올해도 포스코케미칼이 차입 규모를 늘리고 외부 투자에 가중치를 두는 전략을 선택할 경우, 주당 배당금이나 배당성향 상향 등의 가능성은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포스코케미칼은 오는 20일 오전 10시, 경북 포항시 포스코케미칼 본사 강당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주요 의안은 ▲사명 변경 ▲기말 배당기준일 변경 ▲사내·사외이사 선임 ▲정관 일부 변경 등이다. 주주환원 정책 및 방향성에 대한 언급도 본 주총에서 이뤄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건한
sugyo@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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